‘심장의 문’ 막혀 가슴 갑갑…절개 없는 타비시술로 새 삶을
대동맥판막협착증 증상·치료- 퇴행성·선천성·류마티스성 원인
- 스트레스 받으면 숨 차고 피로감
- 중증 환자 2년내 사망 확률 높아
- 인공판막 삽입 수술 등 꼭 필요
- 80세 이상은 ‘타비’ 우선 고려
심장은 4개의 방으로 나눠져 혈액을 온 몸으로 보내는 펌프기능을 한다. 이들 방 사이, 그리고 심장과 대혈관 사이에 문 역할을 하는 4개의 판막이 있다. 그중 대동맥판막은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에서 심장의 대문 역할을 한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이 같은 대동맥판막이 돌처럼 딱딱하고 두꺼워져 판막이 잘 열리지 않는 질환이다. 순환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이 질환의 원인과 검사,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고령 환자가 많은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진행 정도에 따라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으나 중증으로 가슴 통증, 실신, 심부전 증상 등이 발생했는데도 수술 또는 시술을 받지 않으면 사망위험이 높아진다. 환자에 대한 시술을 진행하고 있다.심장은 혈액을 내보내야 하는데 판막이 좁아지면 정상 심장보다 많은 일을 하면서 심장근육이 두꺼워진다. 운동을 많이 하면 전신 근육량이 증가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심장근육이 두꺼워지는 것은 심장이 병들고 있다는 신호이다. 두꺼워진 심장의 부하가 해소되지 않으면 펌프기능도 감소하게 된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의 원인은 퇴행성, 선천성, 류마티스성으로 나뉜다. 그중 노화에 의해 판막이 탄력성을 잃고 칼슘이 달라붙어 딱딱하고 두꺼워지는 퇴행성 협착증이 가장 흔하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대동맥판막협착증 진료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가장 흔한 증상은 숨이 차거나 가슴이 갑갑한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는 말기 협착증을 제외하고, 보통 활동을 하거나 스트레스가 있을 때 증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숨이 차고 가슴이 아픈 것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같은 심장동맥질환과 헷갈리기 쉽다. 두 질환 모두 나이가 들면서 발생빈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같은 환자에게 대동맥판막협착증과 심장동맥질환이 동시 진단되는 경우도 많다. 그 외에도 두근거림 어지러움 피로감 등이 있다. 진행 정도에 따라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으나 중증으로 진행해 가슴 통증 실신 심부전 증상이 발생했는데 수술(또는 시술)을 받지 않으면 대부분 2년 내 사망할 수 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이 의심되거나 청진을 통해 특징적인 심장 잡음이 확인되면 초음파 검사로 판막질환을 진단하고 그 중증도를 평가해야 한다. 이를 통해 치료 방침이 결정된다. 경증 환자는 주기적 검사로 협착 진행 여부를 확인하고, 중증도 이상은 증상이 없더라도 격렬한 신체활동이나 운동을 제한해야 한다. 약물 치료는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협착증 자체가 호전되거나 진행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 중증 환자는 수술이나 시술이 꼭 필요하다. 고식적 방법인 대동맥판막치환술은 심장을 열고 병든 대동맥판막을 제거한 후 인공판막을 넣는 것이다. 수술 기법과 인공판막의 발전으로 과거보다 수술 후 환자의 고통이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중증 환자의 대다수는 고령이며 동반 질환으로 수술이 어려울 때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대안으로 경피대동맥판막삽입술(TAVI·타비)이 시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수술 위험도와 상관없이 타비 시술이 가능하며 80세 이상 초고령환자에게는 수술보다 타비를 우선 고려한다. 타비는 다리나 어깨 동맥으로 인공판막을 기존 판막 사이에 삽입하는 치료법이다. 가슴과 심장을 열지 않아서 전신마취가 아닌 수면마취로 가능하며 시술시간도 2시간 이내로 짧다.
교수는 “타비는 수술보다 회복시간이 짧고 일상 복귀가 빠르며 환자 만족도가 높다. 특히 지난해 5월부터는 타비 시술의 의료보험 본인부담금 조정으로 경제적 부담도 많이 줄었다”면서 “수술과 시술 선택은 환자의 심장과 혈관 상태, 수술 위험도, 동반 질환, 환자·보호자 의사 등을 고려해 순환기내과, 흉부외과 의사 등이 참여하는 다학제(심장통합진료)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