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고향>은 실질적인 국내 최초의 OST 앨범이다. 영화음악이 존재하기는 했으나, 한 영화에서의 음악만 모아서 독립적인 음반으로 출시된 것은 처음이었다. 영화를 위한 영화음악이란 개념이 거의 전무하던 시절이었다. 녹음실에서 아무 음악이나 표절해서 사용하던 게 현실이었다. 최근에 만난 이장호 감독은 “당시 영화들은 음악이 다 망친다는 생각이 들었어.”라고 말했다. 반면 <별들의 고향>은 당대의 최고 뮤지션 두 사람을 다 동원할 수 있었다. 이장희도 그렇지만, 당시 ‘동방의 빛’ 리더였던 강근식은 포크록에 관한 한 당대 최고의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었다. 작곡을 한 이장희는 최인호 작가와 친분이 있었고, 편곡을 담당하고 기타를 연주한 강근식의 누나와는 개인적으로 알던 사이였으니, 당시의 문화계도 무척이나 좁았던 셈이다. 지금이야 당연한 일이지만 음악 스튜디오가 있어서 녹음을 다시 하면서 보강하는 작업이 병행되었다. 이전까지 한국 영화 제작 과정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었다. 영화를 찍는 동안 이장희는 계속해서 작곡한 노래들을 들려주었고, 1970년대 신세대들의 공동 작업이 이루어진 것이다. <별들의 고향> 앨범에서도 이장희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와 윤시내가 부른 「나는 19살이에요」는 빅히트를 했고, 이로 인해 OST 붐이 일기 시작했다. 이장호 감독의 차기작 <어제 내린 비>,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 김호선 감독의 <겨울 여자> 등 OST 앨범이 연속해서 히트하는 결과를 낳았다.
1970년대는 새로운 가치관과 청년 문화가 형성되던 시기다. 이 시기는 청바지와 장발, 통기타와 포크 음악으로 상징된다. 이장희, 조동진, 양희은, 송창식, 윤형주 같은 가수들이 새롭게 등장해서 직접 곡을 쓰고 노래를 불렀다. 젊은 층들은 포크 음악을 자신들을 대변하는 음악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정치적인 현실은 암울했다. 자유는 구속되어 있었고, 많은 것들은 다가가지 못하는 금단의 영역 속에 있었다. 젊은 층들은 자신들을 표현할 방법을 찾았다. 현실에서 그들의 이상은 꺾였고, 좌절을 느낄 수밖에 없던 시기였다. 옛것과 새것 사이에서 가치관은 혼란스러웠다. 세대 간의 충돌과 경제 발전, 급격한 사회적 변화 속에 경아라는 여인이 존재한다. 그녀는 남성 중심의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다. 그래서 결국 그녀가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자살이었다. 그것은 정신적인 순수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별들의 고향>은 그런 시대적 상황을 통속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 영화와 포크 음악은 내용상으로나, 정서적으로 어울렸다. 둘 다 같은 젊음을 노래하고 있었다 웹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