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영석 사단이 처음 방송제안을 해온 건 4월 정도. 알쓸신잡은 신서유기 등을 나영석피디와 함께 연출했던 양정우 피디 아이디어. 제목도 양피디가 정한! 유시민 선생만 정해진 상태에서 저와의 논의가 시작됐고 저는 '아무래도 예능은 어렵다'는 의견과 함께, '한다면 김영하 작가와!'라고 추천했죠.
계속 확답을 못 한 상태에서, 김영하 작가와 황교익 선생님도 합류하고, 저는 사실상 마지막까지 고민하다 연희동 이화원 중식당에서 마지막에 합류를 결정하게 됐죠.
2. 그 간 광고 출연 제안만 28개! ㅎㅎ 자동차, 커피, 패션, 게임, 학습지, 요거트, 약 등. '학자가 광고라니!' 하면서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모두 거절. (아이폰 광고라면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하지만 인생에서 이런 기회가 다시 또 올까 싶고, 거액의 광고료들을 생각하면 아쉬운 마음도 아주 조금은 듭니다.
3. 첫 두 회는 학기 중에 금요일에 촬영을 해서 저는 저녁에만 합류, 3회 강릉부터는 방학이 되면서 그리고 출연진과 제작진의 배려로 주말 촬영으로 옮겨주시면서 출연이 수월해졌죠.
4. 많이들 궁금해하시는 내용: 대본 있나요? 미리 준비해 오나요?
대본은 전혀 없고, 그 도시에 내려 하루종일 어디로 갈지 점심에 뭘 먹을지 등 모든 것을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정하며, 제작진은 저녁식사 자리만 세팅하는 형식.
제작진은 전혀 구성에 관여하지 않고, 어떤 대화가 나오고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구성될지 제작진도 출연자들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태.
이 프로그램의 성공 비결은 제작진이 출연진을 전혀 통제하려 하지 않고 내용에 관여하지 않고 그저 '멍석만 깔아주었다'는 점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그 자연스러움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들을 이끌어냈죠.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방송을 해보신 분들은 다 아시죠. 미리 질문을 하고 내용을 구성하고 예상 대답도 들어서 대본을 만들어야 안심하는 제작진과 일해보신 분들이라면.)
5. SNL 9에서 알쓸신잡을 '몹쓸신잡'으로 패러디했네요. ㅎㅎ 기대만큼 재미있진 않지만 ㅠㅠ 김준현씨가 저를 연기하셨던데 제가 좋아하는 코미디언이라 영광! 옷이나 말투가 유사한 걸로 보아, 연습을 많이 하신 것 같아 감사.
6. 가장 많이 듣는 질문 하나 더: 유시민씨는 정말 똑똑한가요?
저희 대화의 아마 절반은 유시민 선생님이! '지식의 화수분'이자 '정보의 주크박스'입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두루 많이 알고 계신데, 무엇보다 정확한 개념을 논리적으로 설명하셔서 이해가 쉽습니다.
혹시 궁금한 거 있으면 알려주세요. 제가 대답할 수 있는 건 대답해드릴게요.
(이 내용은 언론에서 기사화하지 말아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