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24절기의 스물두째이며 명절로 지내기도 했던 ‘동지(冬至)’입니다.
민간에서는 동지를 흔히 ‘아세(亞歲)’ 곧 ‘작은설’이라 하였는데
‘해’의 부활이라는 큰 뜻을 지니고 있어서
설 다음가는 작은설로 대접하는 것이지요.
이런 생각은 오늘날에도 여전해서 ‘동지첨치(冬至添齒)’
곧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동지는 날씨가 춥고 밤이 길어 호랑이가 교미한다고 하여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도 부릅니다.
동지의 특별한 풍속을 보면 다가오는 새해를 잘 계획하라는 뜻으로
달력을 선물하는데 더위를 잘 견디라는 뜻으로
부채를 선물하는 단오 풍속과 함께 “하선동력(夏扇冬曆)”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동지의 또 다른 풍속에는
며느리들이 시어머니나 시할머니에게 버선을 지어 선물하는
“동지헌말(冬至獻襪)”이란 아름다운 풍속도 있었습니다.
이날 새 버선을 신고 길어지는 해그림자를 밟으면 수명이 길어진다고도 믿었지요.
▲ 오늘은 ‘애동지’, 팥죽 대신 팥시루떡을 해 먹는다.
그런데 이날 가장 보편적으로 지내는 풍속은
팥죽을 쑤어 먹는 일일 것입니다.
특히 지방에 따라서는 동지에 팥죽을 쑤어 솔가지에 적셔
집안 대문을 비롯하여 담벼락이나 마당은 물론
마을 입구 큰 고목에도 뿌려 잡귀들의 침입을 막지요.
다만, 동지가 동짓달 초승(올해 음력 11월 9일)에 들면
‘애동지(애기동지)’라 하여 팥죽 대신 시루떡을 해 먹습니다.
애동지에 팥죽을 쑤어 먹으면
아이들을 보호하는 삼신할머니를 볼 수 없는 것은
물론 삼신할머니가 아이를 돌보지 못해
아이들이 병에 걸리거나 나쁜 일이 생긴다고 믿었지요.
하지만 요즘은 애동지에도 그저 팥죽을 쑤어 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