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현상이 있는데, 바로 영어권 사람들이 비 영어권 단어의 발음을 자기식으로 변형해서 읽는 것입니다.
일본사람들처럼, 원래 그 나라 언어의 발음이 다양하지 못한 경우가 아닌데도 그런 현상이 많은 거 같아요.
예를 들어, 스웨덴의 가구 브랜드 이케아를 아이키아라고 발음하는 게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에선 미국에서 이 브랜드를 접한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아이키아가 맞고, 이케아는 틀린 거라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또한, 제약회사 바이엘을 베이어라고 하는 것도 그렇지요. 상당히 유명한 회사이니, 원래 바이엘이라고 읽는다는 게 알려지지 않을 리도 없고, '바이엘'이란 발음이 미국인들에게 어려운 것도 아닐텐데 왜 그런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더욱 이상한 건 아시아 언어가 미국식으로 변형되는 겁니다.
'사무라이'의 알파벳 표기가 'samurai'잖아요. 원래 이 표기법을 제안한 사람은 분명 '사무라이'라고 읽으라고 그렇게 했을텐데, 미국에선 이걸 '새뮤러이'라고 읽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네요.
심지어 동남아 쪽 지명인 '니르와나(Nirwana)'는 '너와나'로 변형된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이 지명은 불교 용어에서 나온 것이라, 이 사실을 현지인들이 안다면 불쾌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일본인들이 김치를 기무치라고 발음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싫어하듯이 말입니다.(이 경우는 발음이 안 되어서 그런 것이지만...)
첫댓글 위에 아무개님의 덧글처럼 잘 모르는 사람이 꽤 있는데 한글은 언어가 아니라 문자입니다.
Bayer 자체는 미국인들도 바이어라고 발음을 하는 게 전혀 어렵지 않은데 ay를 영어 철자처럼 [ei]로 읽는 것뿐이죠
물론 영어권 사람들이 외국어에 무지한 편이긴 한데 어느 언어든 외국어나 외래어 발음은 자기 언어에 맞게 적당히 바뀌기 마련입니다
바이엘은 철자식 발음 바이에르에서 변형된 거고 Bayer는 독일어로 읽으면 바이어죠
독일어 발음이 바이엘이 아니라 '바이어'니까 미국 사람이 발음하는 데 별 문제가 없죠.
Bayel이 아니라 Bayer(바이어)라는 소립니다.
그리고 미국 사람이 못한다는 게 아마 말끝에서 clear l 대신 dark l발음을 한다는 차원 같은데 이건 음성학적 차원이니 이 논의와는 별 관계도 없고요.
그런데, 다른 건 몰라도 니르와나가 너와나로 변형되는 경우처럼, 미국식으로 변형된 아시아 지명이 본래 발음인 것처럼 인식되는 건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미국식 발음이 대세가 되니까 아예 처음부터 그렇게 표기하기로 정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앞서 언급한 '이케아' 발음 논쟁은 말할 것도 없구요. 정작 외국에선 '이케아'라고 해서 망신 당하지 않고, 오히려 스웨덴 사람들은 원래 발음에 가깝게 발음한다고 반가워 한다는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문제가 되더라구요. 한마디로, 미국 물 좀 먹었다는 사람들의 횡포라고나 할까요? 그런 게 느껴져서 씁쓸합니다.
원어 발음을 모른 채 영어 발음을 흉내내는 (일부) 한국인이 멍청하게 느껴질 수는 있겠는데 어차피 영어가 영향력이 가장 큰 언어니까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어요.
화학계는 이미 영어화가 한참 진행돼 이를테면 비닐, 요오드, 할로겐, 메탄, 부탄 대신 이제 바이닐, 아이오딘, 할로젠, 메테인, 뷰테인 따위로 불러야 된다니 한심스럽죠.
화학용어 어원도 모르는 영어바보 화학계에서는 그냥 영어가 원어거든요.
미국애들은 원래 자기들 편한대로 부릅니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미국인들도 인식하고 있습니다. 미국빼고 모든 사람들이 mks unit 쓰는데 지들만 파운드 피트 인치 마일 쓰는거랑 유사하죠. 이것때문에 제가 학부에서 공학 했는데....산업계 구조도 표준화 어렵고...생산도 한단계 느리게 움직이고..이제와 그걸 바꿀수는 없디만 불합리 한거 같긴해요. 미국도 지역에 따라 다른데 houston을 대부분 휴스턴이라 하는데 뉴욕사람들만 하우스톤 ㅜㅠ
Hoston을 뉴요커들은 그렇게 발음하는군요. 대도시에서 그러니 사전에 나와있는 발음으로 배운 분들은 정말 고충이 많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