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훈련을(토,한강 하프, 일 송마 정모) 해서인지 다리가 제법 무거웠다. 오늘은 하루 쉬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하지만 그런 날일수록 집에 있으면 하루 종일 몸이 더 무거워진다. 에이, 그냥 천천히 뛰어보자. 그렇게 마음을 정하고 운동복을 챙겨 입었다.
가민 970을 만지작거리다 거리 목표를 10킬로미터로 설정했다. 새로운 기능이 생기면 한 번쯤은 써봐야 직성이 풀린다.
처음에는 킬로미터당 7분 정도의 느린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화면에는 남은 거리와 예상 완주 시간이 표시됐다. 1시간 10분. 조금씩 속도를 올리자 예상 시간도 조금씩 줄어들었다. 1시간 5분, 다시 1시간. 숫자는 내가 달리는 속도만큼 조금씩 앞으로 다가왔다. 마지막 1킬로미터를 남겨두고 한 번 더 속도를 높였다. 예상 완주 시간은 어느새 59분 30초를 가리켰다.
시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묘하게 나를 부추기고 있었다.
10킬로미터에 도착하자 970의 우렁찬 알람이 울렸다. 이어폰에서는 워크아웃 종료 라는 안내가 들려왔다. 순간 자동으로 운동이 끝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도 거리도 계속 늘어났다. 마지막 정지 버튼은 결국 내가 눌러야 했다.
언젠가는 목표 거리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끝나는 기능도 생기지 않을까. 잠시 그런 생각을 해본다.
달리는 동안에는 선선한 바람이 땀을 식혀 주었다. 몸이 가벼워진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더위는 견딜 만했다. 그런데 달리기를 멈추는 순간이었다. 달릴 때는 숨어 있던 땀이 기다렸다는 듯 한꺼번에 쏟아졌다. 바람은 아까와 똑같이 불고 있는데 달리는 사람과 멈춘 사람에게 아침은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고 있었다.
가볍게 몸을 풀고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오늘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늘 그렇듯 집 골목 입구 뜨쥬에 들렀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과 빵 하나를 주문해 창가에 앉았다.
KBS 출발 FM에서 흘러나오는 슈베르트의 송어가 잔잔하게 이어폰을 타고 귓속으로 전해진다. 마치 커피잔에 송어가 노니는 듯해 피식 웃으며 차가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니 비로소 몸이 오늘 훈련은 여기까지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첫댓글 휴식도 훈련이다..
그리고 먹는만큼 달린다..
잘 챙겨 드시게...
명심 하겠습니다.
일상생활의 스케치를 물흐르듯 써내려가는 솜씨가 작가로 등단해도 부족함이 없을듯하다 ㆍ
고맙습니다
작노성 갈수록 젊어져!
ㅎㅎ그러기야
대단해요~
헌데 살짝 걱정이..
그렇게 많이 달려도
괜찮은겨?
좀 줄이라고 하기는 하는데
@신작로 무릅이 괜찮다면야~
노파심인지 어느날 뛰는것도 걷는것도 어려워지면 어쩌나 걱정이 되더라고~
하루 달리면서 행복을 찾는 작로성 쉬엄쉬엄하셔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