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 흐리게 나왔네요) 사무실 옆에 보리밥집이 생겨서 반가운 마음에 찾아갔다. ‘보리밥집’이란 이쪽 전라도에서는 가벼운 한식을 파는 밥집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쪽에 꽤나 유명한 ‘보리밥집’이 여럿 있다. 식당을 가면 유달리 까탈을 부리는 나조차 감탄을 하는 곳이 몇 있었다. 그러나 그런 보리밥집은 거의 교외 쪽에 있어 얼른 밥 한 술 뜨려는 때에는 쉽게 찾기가 힘들다. 여기에서는 교외라 해도 2-3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지만.
보리밥집의 평균 가격은 일인분에 5천원이다. 혼자 가도 밥은 거의 주지만 보리밥집은 거의 여럿이서 밥을 먹는 것이 목적이 아닐 때 이것도 저것도 애매할 때 찾는 곳이라 혼자 가본 적은 거의 없다. 이 보리밥집과 유사한 곳이 ‘기사식당’인데 메뉴는 천차만별이다. 기사식당의 장점은 혼자 가도 마음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다만 간판만 보고는 쉽게 어떻게 나올 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이쪽에서는 전설 같은 기사식당이 몇 군데 있다. 어디 나들이라도 가면 우리 가족이 들르는 기사식당이 각 방면으로 선정되어 있어서 한 고민은 덜고 있다. 가격은 역시 거의 5천원이다. 통상 제육볶음이나 돼지고기와 김치를 조림하는 것은 기본으로 나와서 음식을 꽤 가리는 첫째도 기사식당을 환영한다.
보리밥집은 반찬이 평균적으로 20여 가지 정도 나온다. 물론 더 많이 나온 곳도 많지만 도심에 있는 곳은 거의 20여 가지가 기본이다. 오늘 찾은 곳도 그 정도 수준...반찬을 보면 가운데 있는 노란 것이 호박을 채 썬 전이다. 해물이나 김치, 파전이 나오는 곳도 있다. 호박전 왼쪽에 사색나물이 있다. 좀 간소하다. 보통은 양이 좀 더 적게 해서 여러 가지가 나오는데...미나리, 콩나물, 숙주, 참나물로 색만 겨우 맞추어 놓았다. 나물 위쪽에 수육이 보인다. 돼지고기 수육에 김치가 함께 나온다. 홍어를 곁들이고 김치는 바로 버무려 나오는 곳도 많은데...
...이곳은 김치를 버무린지 시간이 좀 흐른 것 같다. 수육 왼쪽이 꽃게무침이다. 양이 아주 적게 나온 것들은 입맛에 맞으면 더 달라고 하면 더 준다. 꽃게무침이 별로였다. 돌게장도 보이지 않고. 갈치구이는 식었다. 갈치는 식으면 비린내가 많이 나서 보리밥과 어울리지 않은데....그래서 보통은 조기구이가 나온다. 된장 오른쪽에 가오리무침이 보인다. 무채와 초장을 버무린 것이다 그 밑에 비슷해보이지는 것은 무우생채무침이다. 새콤한 맛이 덜하다. 젓갈 종류도 두 가지뿐이다. 되미젓(작은 전어젓)과 갈치 속젓이다. 야채와 쌈해 먹기에 좋다. 젓갈도 양을 좀 더 적게 하고 두어 가지 더 내어놓았으면....
이맘때는 동백젓(전어속젓)도 참 맛이 있는데...귀찮은지 요즘은 내놓은 식당이 별로 없다. 신건지(물김치)는 반드시 내놓아야 할 것 중의 하나다. 색은 참 고운데...맛이 아니다. 원래는 저 색이 나오려면 갓을 넣어야 하는데...갓은 보이지 않은데 저 색이다. 어찌된 연유일까...국물에서 갓의 그 쌉싸란 맛도 안 나고...맛만 보고 말았다. 그 외에 도토리묵, 달걀찜, 톱니모양을 한 상추를 무친 것(처음 보는 맛...좋았다) 된장은 마늘이나 양파도 갈아넣지 않고 그냥 된장이다.
우리나라 원래의 된장은 콩이 100%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콩만 가지고는 발효가 되지 않으니 곡식가루를 넣는다. 일본에서는 콩의 비율이 25%, 중국이나 동남아 쪽에서는 50% 가까이 된다. 마트에서 사는 된장은 곡물의 비율이 50%이다. 이 집에서 내놓은 된장은 마트용 된장과 비슷하다. 된장 하나만 보아도 이 집이 얼마나 정성이 있는가 그냥 아는데...좀 허술하다.
전체적인 느낌은 ‘다시 찾아오지 않겠다’이다. 5천원에 무슨 말이 이리 많은가, 라고 할 지 모르나 여기에서 가까운 동곡의 꽃게장 백반집을 비교해보면(한 20여곳이 밀집되어 있다) 될 것이다. 한때는 게장과 밥은 무한 리필이었는데 지금은 집마다 약간은 차이가 있으나 한번만 더 리필해주고 이후에는 돈을 약간 더 받는다.

결론적으로 보리밥집이란 가벼운 백반 혹은 깔끔한 백반...가격은 5-6천원, 이곳 광주쪽에서 보리밥집이라 씌여 있으면 거의가 비슷하다. 가격도...차림도....밥은 보리밥 혹은 흰쌀밥 중 하나를 선택한다. 혹여 지나가시는 길이면 가벼운 식사로 들러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첫댓글 죄송합니다. 자유게시판에 올린다고 올렸는데...일하는 시간이라 급한 마음에 ...실수를 했습니다. ^^*
무등산장 입구에 유명하다는 보리밥집에 갔었지요. 거짓말 쬐끔 보태서 상다리가 휘어지게 한상 차려나오는데, 1인당 5천원 인가 6천원인가로 기억합니다. 아 참 몇년 전 일이긴 하네요. 지금도 있는지 궁금하네요
증심사쪽도 꽤 있지요..^^* 손님이 오면 바로 버무려 내놓는 김치와 게장맛...무등산쪽에는(산장이나 증심사쪽이나..) 닭집도 많지요...이곳 광주에서는 닭가슴살을 '회'로 내놓는데..서울에서 오신 어떤 분이 기겁을 하더군요...^^* 먹어보면 맛이 있는데..끝내 드시지는 않더군요. 닭고기를 날것으로 먹는 우리를 쳐다보던 그 눈길을 잊을 수가 없네요...그래서 더욱 맛나게 먹어보였지요...^^*
'가벼운 한식'이 저 정도라니 기가 막힙니다. 어쩌라고, 이 시간에, 배고파라...
'깁밥 나*' '김밥 천*' 이런 데에서는 4500원짜리 김치찌개에 콩나물 반찬 딱 하나 나옵니다. 특히 터미널 안의 식당에서는 밥을 시켰다가 노란무 몇 쪽만 바라본 경험도 있습니다. 전라도라해서 다 푸지고 위쪽이라 해서 다 박하겠습니까..짐과 사람 차이겠지요...^^*
광주엔 세발낙지로 유명한 집이 있지요. 연포탕도 맛있고 낙지무침은 정말 끝내줍니다^^ 보리밥도 맛있겠네요
낙지무침에 밥을 쓱쓱 비벼 먹는 것 참 좋아합니다. 이곳에서는 산낙지는 나무젓가락에 둘둘 말아 통으로 먹습니다. 음...광주에서 독특한 것으로는 '상추튀김' ...상추튀김은 무엇일까요? ^^* 여러 님들 맞추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