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원로회 서신 176호
- 펄펄 끓는 뜨거운 물 -
■아카데미 상을 받은 윤여정이 연일 화제다. 세월 탓도 있겠지만 '화녀'때 사진을 보니 지금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런 아내를 자기 주제 파악도 못한 남편이었던 조영남이 못생겨서 차버렸다고 한 적이 있다.
어느 통계학자에 의하면 사람들은 의식하던 하지 않던 하루에 수백 번 거울이나 그 무엇을 통해서 자기의 얼굴을 본다고 한다. 남녀와 노소를 불문하고 인간은 누구나 미적인 것에 관심을 갖기 때문이라고 했다.
90년 아시안 게임때 '못생겨서 미안한 이주일'과 북경에서 한 달간 생활한 적이 있었다. 그가 유일하게 얼굴로 위로를 받는 사람이 조영남이라고 해서 아시안 게임 축하 명분으로 처음 북경공연을 갔었던 사람들을 웃겼다. 그렇지만 두 사람 모두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확실히 남자는 능력이 외모를 카버해준다.
70년대 초, 그런 조영남이 '화녀'로 데뷔해 여우 주연상을 받고, 스페인 영화제까지 휩쓴 윤여정을 훔쳤다. 수입은 물론 인기면에서도 단 한 곡 '딜라일라'를 불러 공전의 히트를 치고 미 8군 무대에서 엄청난 돈을 번 그의 위력은 누구에게나 갑질하고도 남을 만큼 당시로서는 대단했었다.
배우고 가수고 만사 집어치우고 미국가서 살자고 꼬드겼는지 뜬금없는 신학교 바람에 미국 비자가 필요할때 스탬프 쾅 찍어준게 당시 미 대사관에서 영사업무를 보던 고인이 된 유인호 회장이다. 지금도 미국비자 받는다는 게 만만치 않지만 그때는 정말 빽없으면 힘들었다.
여하튼 그런 인연으로 트리니티 신학대학생 조영남과 신인 여배우 윤여정은 미국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미국 시민권자 부부댁은 적막강산 타국에서 조영남과 윤여정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 유회장은 가수 조용필과 맨 처음 한국계 미국 하원의원이 된 김창준도 안씨 자매와 결혼을 주선해 동서가 되는 인연을 맺어줄 정도로 발이 넓었다.
신(神)학생은 예수공부 대신에 숫컷 행세하느라 바빴다. 한두 번도 아니고 마침내 미국에 와있던 장모인 윤여정의 엄마까지도 알게될 정도로 심해졌다. 좌우당간 해결책이 요구되던 어느날 윤여정 집에 지인들이 모였다. 숫컷이 한참 변명을 하고 있을때 잠깐 어디론가 사라졌던 윤여정의 친정 어머니가 커다란 냄비를 들고 방에 들어오더니 앉아있는 조영남의 머리 위에다 펄펄 끓는 물을 쏟아 부었다. 얼굴은 물론 전신에 3도 이상의 화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갔다. 윤여정의 어머니는 그렇게 대단했고 두 사람의 관계 또한 그렇게 끝났다.
10여년 전 이 말을 직접 유회장 부부에게 들었을때 남자들은 펄펄 끓는 뜨거운 물을 생각해 섬칫해 했고, 여자들은 쌤통이라며 파안대소 했었다.
■김정숙 여사께서 미나리로 만든 짜파구리를 준비한다는 소리가 없는걸로 보아 아무래도 윤여정의 귀국일정이 늦어지는 모양이다. 마침 선거후유증과 코로나 백신 문제하며 걸리는 게 한 두 개가 아닌 청와대의 입장에선 윤여정의 수상이 K방역 수장인 자기도 일조한 쾌거로 들려 숟가락을 얹어 놓고싶어 안달일텐데 너무 늦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백신은 확보한 것으로 큰 소리는 쳐 놓았는데 언제 얼마큼 오느냐고 자꾸 따지는 통에 골머리가 아프다. 발표한대로 계약서만 있다면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만 어영부영 반미정서 판을 만들어 내년 대선까지 끌어 갈려고 바이든에게 충고 좀 했기로서니 반 나절도 안되어 그것들이 눈치채고 인도에 백신을 거져주겠다 발표했으니 김샜다.
바이든이 되면은 중국과도 잘 지내고 그 여파로 트럼프와 달리 대북제재를 어느정도 풀지 않겠나 기대를 했었는데 이거원 싱가폴 회담을 성사시킨 능력을 무시해도 유분수지 김정은이 누구야. 내 피요 살인바 이리 보아도 내 사랑, 저리 보아도 내 사랑이거늘 늙고 못생긴 양코배기 주제에 잠깐 시주석님 비윗살 좀 맞췄기로서니 칠거지악도 모르고 질투를 해대?
중국몽이 어서 빨리 오라고 빨리 가자고 저토록 손짓해 마지 않는데 언제를 길일로 정할까? 하기사 대충 짐싸들고 갈 준비는 끝냈다. 사드 재배치 고까짓거 해봐야 별거 아니니 오해 마시라고 기별을 넣었으니 별일은 없을거고, 한미동맹은 무슨 동맹, 70년 살았으면 질릴때도 됐지 이젠 중국과 붙어 먹는거지. 그런 후 구구절절 애간장 녹이신 김정은 도련님을 만나게 해줄지도 모르지 않는가. 이게 무슨 불륜이야, Naeronambul이지.
■봉준호가 청와대에서 짜파구리를 먹던 날, '기생충'팀이 영화에 등장한 소고기 레시피 대신 영부인이 창의적 아이디어로 직접 만들었다는 돼지고기와, 농민들과 소상공인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사온 대파와 몇가지 재료를 넣고 만들었다는 짜파게티 라면을 먹고 아주 맛있다고 덕담을 건네서였나, 기분좋은 김정숙의 앙천대소는 온 국민이 그녀의 목젓까지 훤히 들여다보게 했다.
하필이면 그날, 국민의 사기가 아카데미 수상때처럼 올라가야 했었는데 코로나로 인한 최초의 사망자가 나오고 말았다. 소위 문재인 징크스의 시발점이었다. 이후 '코로나가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말하기가 무섭게 그날 통계는 1000명을 넘는 확진자가 나왔고,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 다른 나라보다 집단 면역이 빠를 것'이라고 예견한 다음엔 아프리카 르완다를 한 끗발 앞지르는 꼴치에서 두 번째라는 통계가 발표되었다. 징크스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집값은 걱정말라. 부동산은 자신있다.' 라든가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고 정책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던 날 집값은 폭등하고 경제가 망가지는 지표를 발표하는 헤프닝이 벌어졌다.
세계로부터 재치 만점이라고 호평을 받았던 봉준호도 그놈의 짜파구리 한 번 잘못 얻어먹고 스타일을 왕창 구겼다. 영어까지 no 통역으로 촌철살인의 조크를 뒤섞어 구사할 줄 아는 윤여정이 그런 앞뒤 사정을 모를리가 없다. 대통령 내외께서 농부들 소득증대를 위해 미나리 사서 짜파구리 해주시겠다고 부르시는데 서민경제 때문에 안가기도 뭐할거다.
그날의 청와대, 펄펄 끓는 물속에서 미나리가 데쳐진다. 펄펄 끓는 물만 보면 조영남이 생각난다. 이게 무슨 현상이랬더라? 두 아들 보란듯이 키우느라 고생도 무지했다. 친정엄마 아니었음 윤여정의 뇌에 구멍숭숭 뚫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기분 울적할때면 압구정동 '현대낙지 할머니집'으로 아는 것들 데리고가 담배 꼬나물고 소주는 마시지만 그래서 절대로 바람은 안피운다.
펄펄 끓는 물속에서 돼지고기가 익어간다. 미국은 윤여정이 12년을 살아놔서 너무나 잘 안다. 중국 짱꽤하곤 질이 달라도 한참 다르다. 그런 미국을 배신하고 곁눈질을 한것은 조영남 짓거리다. 친정 엄니는 억장이 무너지는 딸의 마음을 헤아리고 모진 행동을 보였지만 지금은 안계신다. 펄펄 끓는 물속에 뜨건 김이 서린다. 엄니가 보이더니 조영남이 나타난다. 마주 앉은 두 사람이 앙천대소한다. 물은 펄펄 끓고 있다.
2021년 4월도 마지막 날에
펄펄 끓는 물은 아주 위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