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나 그 친구나 롤플레잉 쪽을 좋아하는지라. 그녀석이 가져다 준거라면 믿을만 하겠다... 싶어서 시작을 해봤죠.
첨부터 상당히 머리 아프더군요. 6명의 캐릭을 만드는데 종족에 직업에 랜덤으로 주어지는 카리스마 까지. 처음엔 그냥 아무렇게나 fighter 만들고 mage만들어서 게임 시작했었지만 몇번 쓴맛을 좀 보다 보니 첨부터 상당히 신중해 지더군요. 스킬은 또 왜그리 많은지... combat 쪽에있는 sword, bow, spear, staff&wand 등등 정도야 무슨 무기 쓸건지만 정하면 괜찮은데 swimming은 뭐고 climbing은 뭐지? scout... ciritical strike? 이건 왜 있는놈만 있는거지? stealth? 숨는건가 본데.... pick&lock 문따는거겠지... pickpocket은 모라지.....
경험상 제일 좋았던 파티인 ninja-samurai-lord-bard-mage-priest 정도 만들려면 거짓말 안 보태고 하룻밤을 꼬박새면서 캐릭만 만든적도 있습니다.
가끔 이거 내가 미친거 아닌가 싶을 정도.... 무슨 놈의 오락이 게임 시작하기 전에 캐릭 만드는데만 하루가 걸린단 말이냐...... 울분을 토하면서 그래도 웬지 반드시 그렇게 해야만 하겠다는 일념하에 죽도록 만들어댔죠.
드디어 게임이 시작 됩니다. 첨엔 할만해요. 기어다니는 슬라임이나 잡고 bug 따위나 잡고... 게다가 근처에 hit point, stamina, speel point를 모두 회복 시켜주는 우물이 있기에.... 죽어가면서 싸워가면서.... 근데 먼놈의 조그마한 동굴이 이리도 복잡하답니까.
겨우겨우 그 조그마한 동굴을 벗어나서 자 이젠 마을로 들어가보자. 웬 rattkins? 그것도 떼거지로!
wizardry의 전투라는게 똑같은 파티로 똑같은 놈들을 상대하더라도 맞는것도 random, 데미지가 들어가는것도 random, 마법시전이 성공하느냐 fizzle되느냐도 random, 마법 데미지가 얼마나 들어가느냐도 random, 내가 독에 걸리느냐 안걸리느냐도 random.... 모든게 다 랜덤 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다른결과가 나오죠. 이건 기술과 테크닉으로 커버할수 있는 디아블로와 같은 액션 rpg랑은 다르기에 재수 좋으면 한방에 넘어가는 전투도 운 나쁘면 하루밤을 꼬박 싸워야 할지도.... 때문에 좀 큰 전투를 앞두곤 save가 필수. 계속 되는 save & load.....
거의 게임 막판에 나오는 100개의 눈알인가 하는 적은... 최강의 무기 (*light* sword)에 레벨도 높고 몇번의 전직을 거친 막강한 파티였음에도 불구하고... 한 3일간 그 전투만 한적도 있습니다. 무한 save & load.....
게다가 영어권 사용자들은 쉽게 쉽게 게임을 풀어가는지도 모르겠지만 중3짜리 짧은 영어실력으론 주어지는 힌트도 못알아듣기 쉽상이고 옆에 사전 하나 가져다 놓고 해도 도무지 무슨 소린지도 모르겠고 어찌 해 나가야 할지도 모르겠고.... 유일한 희망이라면 그때 제일 잘나가던 컴퓨터 잡지인 마이컴에서 주어진 메뉴얼... 그거 없으면 엄두도 못낼 게임이였죠.
또, 전투가 끝나면 주어지는 경험치는 동일합니다만 레벨업이 될때 주어지는 bonus point... 그러니깐 status에 관련된 포인트나 skill에 관련된 포인트 역시 랜덤으로 주어지기에.... 한번의 전투후엔 렙업이 되는 순간엔 좋은 포인트를 얻기 위해 또한 무한 save & load....
게임 난이도가 낮다면 대충대충 해도 되겠지만... (일례로 제노에이지 plus인가? 첨하는데도 불구하고 한나절이면 뚝딱 엔딩이 나오더군요) 이 게임의 몬스터들은 어찌나 쎈지..... 스탯 하나하나 스킬 포인트 하나하나 아이템 하나가 얼마나 귀중하고 소중했던지... 항상 심혈을 기울이지 않으면 진행이 힘들어져버리니...
그리고 전직.... 처음에 samurai로 시작을 하더라도 게임 도중에 다른 직업으로 바꿀수가 있더군요. 단 바꾸면 다시 레벨 1..... 하지만 stat들은 초기화 되고 레벨 1이지만 skill들은 그대로 보존이 되는데다가 이미 그 레벨에서 싸우는 몬스터들을 잡으면 나오는 경험치가 장난이 아니기에 금방 따라 잡게 되더군요.
samurai나 ninja에게만 있던 critical strike나 bard만이 가진 music.. ninja만이 가진 stealth 등의 매우매우 유용한 스킬이 특정한 직업에게만 있기에..... 그 skill을 모두에게 부여하기 위해서 전직하고.. 또 전직하고....
아이템.... 게임이 어려운 만큼 좋은 아이템에 대한 갈구도 엄청나지더군요. 최강의 검인 *light* sword, lord에게 정말 좋은 excalibur, mage나 bishop등이 쓰던 nine o'tail 등의 게임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물론이요.. samurai가 쓰던 enchanted katana, murasama blade.... 등등 그런거 하나 구하면 세상에 부러운게 없더군요.
이런것들이 사람을 미치게 만들더군요. 요즘은 많은 게임을 못해봤지만.... wizardry만큼 캐릭터 한명한명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으면 진행이 어려운 게임은 못봤습니다. 디아블로? 잘못키우면 다시 키우면 그만. 한참 카우방 돌때면 좋은 아이템 지원과 고렙의 지원사격이 있다면 반나절이면 렙 70~80은 우스우니.....
지금 다시 하면 그렇게 까지 어렵진 않겠지만 중3 짜리 영어실력과 짧은 rpg경험으론 극악의 난이도.
아뭏든 쥐도 때려잡고. t'rang과 싸우기도 하고 umpani와 동맹을 맺기도 하고 dark savant를 쫓아 헤매이기도 하고.... 걸어가면 잠들어버리는 길을 통과하는 영광을 맞기도 하고.... 맵은 어찌나 넓은지... 이리가고 저리가고..
뭐 어디만 가면 뭐라고 묻는데 도무지 무슨 말을 해야 되는건지 몰라 헤매이기도 하고...
저의 중 3 겨울 방학은 이오공감 + wizardry7이였습니다. 컴터앞에 앉아서 게임하는데 한계를 느끼고 바닥으로 컴과 모니터, 카셋트를 내린 뒤 엎드려서 게임과 함께 이오공감 테잎을 듣고.... 하다하다 지쳐 쓰러져 잠들면 키보드에 손올리고 마우스를 잡은채로 잠들었다가 다시 깨어나면 졸린눈을 부비며 다시 게임 하고... 배고파서 뒤질것 같으면 내려가서 주섬주섬 뭘 먹거나. 그나마도 시간 아까우면 빵들고와서 먹으면서 게임하고... 카셋트는 오토리버스로 계속해서 이오공감을 틀어제끼고.
그래서 전 지금도 혹여나 이오공감 노래가 나오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게 wizardry입니다 -_-
그렇게 몇달을 했는지..... 첨엔 파티 대충 만들었다가 몇번을 다시 시작하고. 중간에 뭐 아이템 하나 잃어버리면 도저히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없어서 다시 시작하고. 몇번을 처음부터 다시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진짜 미친놈 처럼 wizardry만 끌어안고 살았죠.
그러다 보니.... 어느새 끝이 보이더군요. %로 따지자면 한 99.5% 쯤? 진짜 거의거의 다왔는데. 조금만 더 나아가면 끝인데.
잠긴 문을 열고 나아가야만 게임이 진행이 되는데...... 제가 가진 모든 키로 안열리더군요.
무슨무슨 키로 문을 열어야 한다는데... 분명히 그 키를 얻는 부분을 넘어 왔건만 그 키가 없더군요.
진짜 사람 미치겠더군요. 말이 98%지 그까지 진행해오는데 다시 시작한걸 빼더라도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지.... 대충 생각해보니 넉넉잡아 다시 몇달이 걸릴듯 하더군요.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봐도 도저히 불가.
다시 처음부터 이 게임의 온맵을 뒤졌습니다. 보이는 놈은 족족 잡아 족치고 바닥에 혹시 키 하나 안 떨어져있나. 혹시 이놈이 줏은건 아닐까. 공격. 다시 몇주를 투자해서 전맵을 3번쯤 다시 훑고 나니....
허망하더군요. 몇달의 노력이 그 놈의 key 하나 때문에 물거품이 되다니.....
포기하자. 씨발 이짓을 또 한번은 못하겠다. 그만하자.... 라고 맘은 정해놓고도 몇달간 컴에서 지우질 못하고 한번씩 들어가서 혹시나 열쇠 없나... 뒤적이고 아쉬워 하다 끄고... 관련 커뮤니티 가서 edit으로 어떻게 만들수 없나 알아보고...
그렇게 몇년이 지나고. 수능을 치고 여유가 생기자. 또 하게 되더군요.
영어실력 증가 + 이미 한번 겪어본 게임 이라는 것 때문인지 예전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이 되더라구요. 전에 2달이 걸렸다면 1달정도 걸리는..... 상당히 빠른 진행.
그러나 그 시기엔 메뉴얼도 없고 관련 커뮤니티도 없고... 어떤 수수께끼에서 막혀서 도저히 못풀어서 또 한번 포기.
군제대 후인가.... 다시 한번 시작했죠. 또 훨씬 빠른 진행이 가능하더군요. 1달정도 걸린곳 까지 나아가는데 2주 정도? (물론 식음전폐)
그때는 왜 그만뒀는지 모르겠습니다만......(아무래도 생활에 쫓겼겠죠) 제가 중3 때... 그러니깐 10년도 전에 했던 게임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는 끝을 보고 말겠다는 일념을 아직도 가지고...
wizardry 7... 잊지 않겠다.
ps : 얼마전에 wizardry 8을 우연히 구해서... 했는데. 역시 재미있더군요. 예전처럼 한가로이 게임만 할수가 없는 상황이라서 약간의 에딧을 이용... 몇주만에 끝냈던거 같은데..
역시 극악의 난이도. edit과 모든 정보가 정말로 자세히 잘 나와있는 어떤 영문싸이트가 없었다면 또 몇달을 거기에 묶여 살았을지....
그리고 이 겜이 웃긴게... 난이도 조절이 있긴 한데 난이도를 가장 쉽게 해 놓으면. 몬스터가 나오질 않습니다. 당연히 그만큼 렙업이 안되고 후반가면 필연적으로 만나는 적들은 여전히 강력하고.... 오히려 더어려워지는 결과가....
첫댓글 아....위저드리~~~~오랜만에 들어보는 그이름..ㅋㅋㅋ
저... 프린세스 다이어리. ㅡㅡ;;;;;;; 한게임 고스톱.... ;;;;;;;
뭐니 뭐니해도.. 수많은 사람들을 폐인으로 만들었던 대항해시대2가-_-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