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을까.
거실 한편에 놓인 각시의 사진을 바로 쳐다볼 수 있게 된 것이.
전에는 사진 속 환하게 웃고 있는 얼굴을 마주하는 일이 못내
안타깝고 시려 슬그머니 시선을 돌려버리곤 했다.
사진을 보는 것 자체가
가슴속 깊은 곳에 묻어둔 통증을 들추는 일 같았고,
에이는 듯한 마음을 다시 감내해야 하는 일이었기에
제대로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문득 바라본 사진 속 각시와 똑바로 눈이 마주쳤다.
순간, 나도 모르게 '피식' 하고 작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 찰나의 웃음 끝에 묘한 감정이 밀려들어 가만히 자문해 본다.
그날의 정신적 충격이 이제야 좀 덜해진 것일까,
아니면 이제는 어쩔 수 없다는 체념의 마음이 생긴 것일까.
생각해 보니 이제 얼마 있으면 그 사람과 영원한 이별을 한 지
삼백 예순날을 다섯 번이나 보내는, 5년이라는 세월이 되온다.
세월의 모진 바람이 슬픔의 날카로운 모서리를 조금씩 깎아내어
통증을 무디게 만들어준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각시가 없는 이 지독한 현실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된, 담담한
수용의 시간이었을까.
이제는 아픔이 먼저가 아니라,
함께 보냈던 다정한 시간과 그 사람의 고운 미소가
먼저 눈에 들어와 나도 모르게 마주 웃어줄 수 있게 된 것이리라.
웃음이 지나간 자리, 나는 다시 사진을 앞에 두고 멍하니 앉아 있다.
이 멍한 시간은 결코 허무한 공백이 아니다.
사진 속 각시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소리 없는 대화를 나누는 나만의 깊은 추억의 시간이다.
5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며 슬픔의 빛깔은 옅어졌을지 몰라도,
그리움의 무게는 결코 가벼워지지 않았다. 다만 그 그리움이 비명 같은 고통에서,
이제는 매일 삶 속에 은은하게 스며드는 차 향기처럼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을 뿐이다.
바라보고 있으면 여전히 가슴 한구석이 먹먹하지만,
이제는 도망치지 않고 그 미소를 온전히 눈에 담는다.
오늘 마주한 각시의 얼굴은 참 고왔다.
5년의 흐름 속에서도 여전히 변함없이 고운 모습으로,
내 곁에 머물러 있다.
첫댓글 참으로 격어보지 않은 일을 어떻게 말 할수 있겠어.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건 내외지간에 금슬이 좋았다는것은
말 할수 있을거 같아.
누구나 사별한 부부가 그렇게 그리워 하지는 않지,
두분 참으로 사랑 했었나 보오~
세월이 흘렀어도 잊지않고 추억하며 영혼과 함께하는 모습이 얼마나 사랑을 했었는지 그림이 그려진다
애뜻하구먼유
작로 선수의 각시 사랑은 한이 없어라!~ 주로에서, 완주후 마주쳤던 시간들, 신랑의 무사완주를 기다리던 애틋한 마음이었으리라!~~
벌써 그런 두게의 세월이 흘러갔구먼~ 그 이후로도 무던히 달리는 작로 선수는 해탈을 꿈꾸는 수도승 이상이었어!!
오늘 비가오니 더욱 더 그런 마음이었겠지?!! 잘 보듬어보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