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어느덧 칠순이다. 최근 인바디를 했는데 근육량이 부족하다고 해서 미뤄둘 수 없어 근력 보강운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틈틈이 해온 플랭크는 제법 버틸 만했는데, 다음에 도전한 운동들이 문제였던 모양이다. 소파 밑에 발을 밀어 넣고 윗몸을 살짝만 들어 올리는 복근 운동을 시작했다. 몸을 많이 구부리는 건 반동을 이용하면 되니 수월한데, 견갑골(날개뼈)만 살짝 띄운 채 바닥에 다시 닿지 않게 버티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함께 시작한 AB 슬라이더 역시 보통 힘이 드는 게 아니었다.
그렇게 일주일 동안 뱃가죽이 당기고 등이 뻐근한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여기에 하체에 좋다는 '불가리안 스플릿 스쿼트'까지 더하자 결국 다리가 완전히 털려버렸다. 극심한 근육통으로 다리는 사정없이 묵직해졌고, 급기야 코피까지 쏟아졌다.
그 상태로 맞이한 토요일 남산 달리기. 달리기를 거부하는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나가 겨우 2회전을 채웠고, 이어진 도림천 달리기도 페이스를 아주 느리게 낮추어 쉬어가듯 달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몸에 무리가 왔는지, 이후 며칠 동안 지독한 몸살로 끙끙 앓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 여파는 일상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전철 의자에 앉으려고만 해도 햄스트링과 둔근이 비명을 지르듯 당겨와 앉는 것조차 불편할 지경이었다. 서 있을 때조차 가만히 있질 못하고, 자리가 없으면 손잡이를 잡은 채 종아리 운동인 카프레이즈를 하곤 했다. 하지만 이 역시 과했던 모양인지, 집에서 쉬던 중 종아리에 지독한 쥐가 나 한바탕 고생을 했다. '모든 것은 과유불급'이라더니 딱 그 꼴이었다. 그러면서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마음으로 묵묵히 시간을 견뎠다.
그렇게 일주일쯤 지나자 몸이 새로운 자극에 조금은 익숙해진 모양이었다. 수요일에는 운동장에서 3,300m 스피드 훈련에 나섰다. 첫 1.1km를 4분 35초로 통과한 뒤, 다음 랩부터 페이스를 5초씩 당기는 것이 당초 목표였다. 결과는 야속하게도 목표만큼 당겨지지 못하고 오히려 1초씩 뒤로 밀리고 말았다.
그래도 낙담하지는 않는다. 지난주에 지독한 몸살을 앓았고 아직 몸이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음을 감안하면, 목표에 단 1초 차이로 근접한 이 정도 레이스를 펼쳐준 것만으로도 스스로 엄청나게 선방했다고 생각했다.
회복의 신호는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어제는 호수공원에서 빌드업 훈련을 진행했다. 2km마다 랩을 설정하고 페이스를 10초씩 올려 잡을 계획이었는데, 웬걸, 몸이 풀리기 시작하더니 후반으로 갈수록 오히려 욕심이 나 20초씩 페이스가 뚝뚝 당겨졌다.
그제와 어제의 훈련 데이터를 차분히 뜯어보니, 비로소 보강운동의 지독했던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확신이 들었다. 속된 말로 '지랄도 하다 보면 는다'고 했던가. 아무리 낯설고 고통스러운 자극이라도 매달리고 버티다 보면 몸은 결국 늘고, 또 익숙해지기 마련인가 보다.
이제는 인정해야 마땅한 나이다. 늙어갈수록 식사량은 과하지 않게 줄이고, 단백질 위주로 꼼꼼히 챙겨 먹으며, 뼈를 깎는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만 겨우 풀코스 4시간(서브 4) 이내를 유지할 수 있는 몸이 되어버렸다.
왕성한 식욕과 타고난 회복력에 기대어 달리던 시절은 지나갔기에, 이제는 철저한 식단 관리와 보강운동만이 마라토너로서의 자존심을 지켜줄 유일한 열쇠임을 다시금 뼈저리게 깨닫는다.
첫댓글 아직 청춘이구면 현상 유지도 힘든 이나이에 기록을 당겨보려구 안하던 근력운동까지.넘 무리하지마셔유 과유불급이라했잔유 즐겨유
아픈만큼 성숙해지는갑다..
심장도 ~ 늙는다는데~~ 무리하지말고, 샤방모드로. 즐기세오~~
내가 다 힘드네~
나이는 속이지도 거부 할수도 없는것을..
할배가 짠허요..
2월부터 다닌 헬스장때문인지 모르지만 지난주 일본알프스 등반하는데 힘은들었지만 완등함
꾸준한 운동이 필요
몸살 나지않게~~
대단하신 작로으르신!! 마늘 먹어가면서!! 살살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