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장에 훅 밀어야 하는 스퍼스 그리고 초장에 버텨야 하는 히트.

[Duncan&Kidd홧팅]

일단 이 글을 쓴 도구를 소개해 드리고자 해요. 제법 재미있는 사이트거든요.

http://www.inpredictable.com/

이 사이트의 취지는 가장 흥미진진하고도 짜릿한 경기를 계산을 통해 골라보는 것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접전의 경기일 수록 리드가 막판에 서로 교차할 수록 보는 이의 심장박동은 높아진다는 것에 기본을 뒀습니다.

그래서 Win Probability Calculator  여기를 보시면 아실 듯이, 남아 있는 시간 / 점수차 / 볼 소유 여부를 기입하면 그 시점의 승리 확률이 나옵니다.

가령 4 쿼터 00:50 남은 시간에 6 점차 리드, 그리고 볼까지 소유하고 있다면 승리 확률은 99.8 퍼센트입니다. 반면 상대방은 0.2 퍼센트죠.

이런식으로 전체 경기를 쿼터 별로 살짝 구간을 나눈 상태에서 승리 확률 그래프를 보여주는 코너가 있습니다.

Graphs and Box Scores  이 링크이구요. 날짜(당연히 미국 시간 기준)를 일단 고르고 해당 일자 경기를 택하면 그래프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가장 극단적인 사례를 일단 보여드릴게요. (클립스 팬들에겐 양해를 구하며)

미국 시간 2014 05 13 일자 경기입니다.

MVP	Russell Westbrook (OKC): +68.3%		Hero	Russell Westbrook (OKC): +52.6%
LVP	Chris Paul (LAC): -26.0%		Goat	Chris Paul (LAC): -21.9%

자 기억력이 나쁘지 않다면 어떤 경기인지 짐작 가실 거에요.

여기에선 복사된 상태라 작동하지 않지만 원래 사이트에선 저 그래프 선에 마우스 포인터를 대면 그 시점의 점수차와 남은 시간 그리고 승리 확률이 뜨게 돼 있습니다. 한번 위의 링크에 가셔서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세로 축의 승리 확률에서 1.0 이 100 퍼센트이고 0.5를 기준으로 점수 리드가 교차하는 것이죠.

그래서 맨 오른쪽을 보면 이건 뭐 오른쪽 테두리가 원래 녹색인 양 쭈왁! 올라가 있는데, 그만큼 승리 확률이 급변했다는 뜻입니다.

경기 종료 0:49 초를 남겨 놓고 OKC의 승리 확률은 0.6 퍼센트. 이 다음 종료 6 초전은? 73.2 퍼센트!

이렇게 그래프의 기울기가 급할 수록 흥분 지표는 높아지는 원리입니다.

그럼 긴 서론을 뒤로하고 제가 본격적으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마이애미 히트의 그간 플레이오프 경기들의 내용들입니다.

어떤 선수가 잘했네 못했네 이런 걸 떠나서 순수 점수판을 통해 어떤 양상을 보여 왔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시간이죠.

동부에서 마이애미 히트를 꺾을 팀은 없다고, (심지어 플레이오프에서 마이애미에 4 승을 거둘 팀은 '지구 위'에 없다고 모 기자님께서도 말씀하셨던 적이 있듯이)

게다가 파이널 전의 각 시리즈에서 0 패 1 패 2 패, 총 합쳐서 '고작' '겨우' '꼴랑' '단' 3 패만 기록했던 히트는 후덜덜 팀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상 경기 개개별로 보면 초장부터 좍좍 밀고 들어간 경기는 의외로 적습니다.

대개가 밀리고 있다가 후반에 쫙 기어를 올려 엎어친 시나리오들이었죠.

스윕으로 마무리한 퍼스트 라운드 샬럿 밥캣츠와의 시리즈부터 보겠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1 차전 99-88 로 끝난 경기입니다 (Apr 20) 전반전 4 분 24 초를 남겼을 때까지 리드한 시간이라곤 24 초밖에 안된 히트였습니다.

그리고 이후로 리드를 지키며 막팍에 쭉 앞섰죠.

MVP	James Jones (MIA): +20.2%		Hero	James Jones (MIA): +8.9%
LVP	Gerald Henderson (CHA): -11.3%		Goat	Gerald Henderson (CHA): -3.2%

그 다음 2 차전은 1 쿼터 6 분 20 초 정도까지 소소하게 엎치락 뒤치락 하다 11-10 리드 후로 쭉 앞섰습니다 (Apr 23).

그리고 아래 그림은 3 차전입니다 (Apr 26). 샬럿이 2 쿼터 4 분 44 초까지 리드를 거의 지키다가 그 이후로 또 쭉 밀린 그림입니다.  

MVP	LeBron James (MIA): +20.3%		Hero	LeBron James (MIA): +6.5%
LVP	Michael Kidd-Gilchrist (CHA): -12.6%		Goat	Michael Kidd-Gilchrist (CHA): -0.7%

마지막으로 시리즈를 마감한 4 차전이며 (Apr 28), 살짝 엎치락 뒷치락이 있었지만 그래도 밥캣츠가 꾸준한 양상으로 리드를 유지하다 3 쿼터 6 분 25 초를 남겨 놓고 리드 맛을 못 본 채 경기가 끝납니다.

MVP	LeBron James (MIA): +22.0%		Hero	LeBron James (MIA): +5.1%
LVP	Gerald Henderson (CHA): -10.2%		Goat	Josh McRoberts (CHA): -3.8%

이렇게 스윕으로 끝난 시리즈조차 2 차전을 제외한 나머지 세 경기들에서는 전반전의 상당시간을 밀리고 시작했던 히트였습니다.

그리고 또한 '제법' 화제를 낳았던 브루클린과의 세미컨파 시리즈도 넷츠가 1 승만 뺏으며 쉽게 끝나 버렸는데요.

1 차전은 그냥저냥 초장부터 넷츠가 밀리는 그림으로 이 시리즈의 전체 그림이 암담하다는 것을 보여줬을 뿐이었습니다 (May 6).

그리고 아래 그림의 2 차전은  3 쿼터 4 분 남은 무렵까지 넷츠가 리드를 가진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보설경(보는 사람 설레게 하는 경기) 양상을 보였지만, 저 시간 이후로 또 쭉 밀렸습니다 (May 8).

MVP	Ray Allen (MIA): +19.7%		Hero	Ray Allen (MIA): +10.5%
LVP	Deron Williams (BKN): -17.3%		Goat	Kevin Garnett (BKN): -5.5%

이 다음 넷츠의 '메모리얼' 게임이었던 3 차전은 의외로 히트가 전반을 우세적으로 끌고 가다 후반전에  넷츠에게 주욱 털리는 그림이었습니다 (May 10).

그리고 4 차전은 넷츠 입장에서는 나름 '피꺼솟' 경기였지만, 전체 그림으로 보면 초장부터 히트가 상당시간 앞서 있었던 경기를 4 쿼터에 넷츠가 뒤집으며 역전하나 싶었지만 다시 막판에 히트가 뒤집은 경기였습니다 (May 12).

마지막으로 5 차전은 넷츠 팬들에게 진정한 피꺼솟 경기로 초장부터 넷츠가 앞서기도 했고 중간 중간 엎치락 뒷치락도 있었지만 4 쿼터 막판까지 리드한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경기였습니다 (May 14).

가장 오른쪽 그래프의 기울기가 넷츠 팬들의 피가 꺼꾸로 솟는 정도, 반대로 히트 팬들의 입이 벌어지는 정도였죠.

MVP	Joe Johnson (BKN): +44.0%		Hero	Ray Allen (MIA): +26.8%
LVP	Shaun Livingston (BKN): -11.0%		Goat	Shaun Livingston (BKN): -9.9%

이제 페이서스와의 컨퍼런스 파이널로, 1 차전은 기억하시는 대로 wire to wire, 제 식으로 표현하자면 빨랫줄 경기로 인디의 대승이었습니다 (May 18). 히트가 나름 공격을 잘했음에도 감당 못할 페이서스의 파상공세였죠.

2 차전은 하프 타임 전후로 밀리긴 했지만 처음부터 인디애나가 리드를 잡아나가며 4 쿼터에도 희망이 보이다가 폴 죠지의 뇌진탕 여파로 막판에 경기가 훅 넘어갔습니다. (May 20)

MVP	Norris Cole (MIA): +19.9%		Hero	LeBron James (MIA): +14.0%
LVP	David West (IND): -15.9%		Goat	David West (IND): -7.4%

그리고 3 차전이야말로 제가 머리속에 그리는 전형적인 히트 게임으로 전반전은 너네꺼 후반전은 우리꺼 양상 그림입니다 (May 24).

MVP	Ray Allen (MIA): +24.1%		Hero	Ray Allen (MIA): +12.9%
LVP	Chris Bosh (MIA): -6.3%		Goat	Chris Bosh (MIA): -2.5%

이 다음 4 차전은 페이서스가 비리비리 모드로 처음부터 끝까지 동점도 못 만들어 본 일방적 그림이었습니다 (May 26).

그리고 5 차전은 페이서스가 2~3 쿼터에서 밀렸을 뿐 좋은 출발과 좋은 마무리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May 28).

마지막 6 차전은 1 쿼터 5 분 23 초까지만 페이서스의 행복이 유지됐고 이후로는 히트의 일방적 흐름이었습니다 (May 30).

이렇게 종합해 보면 위에 그래프를 참고 자료로 넣은 경기들과 함께 페이서스 상대 1 차전 및 5 차전 패배까지 합해 보면 경기 초장에 밀리고 있던 경기가 아홉 경기들입니다. 15 경기 중 9 경기란 뜻이죠.

그리고 6 월의 파이널에서 지금까지 네 경기 모두 전반전은 스퍼스가 앞선 시간이 압도적이었습니다.

Game 1: http://stats.inpredictable.com/nba/wpNBA.php?season=2013&month=06&date=2014-06-05&gid=36243

Game 2: http://stats.inpredictable.com/nba/wpNBA.php?season=2013&month=06&date=2014-06-08&gid=36244

Game 3: http://stats.inpredictable.com/nba/wpNBA.php?season=2013&month=06&date=2014-06-10&gid=36245

Game 4: http://stats.inpredictable.com/nba/wpNBA.php?season=2013&month=06&date=2014-06-12&gid=36246

3~4 차전이야 당연하고 1 차전과 2 차전도 그럭저럭 쿠션을 갖고 전반전을 앞서 있다 4 쿼터에 승부가 갈렸던 경기들이었죠.

그런데 2 차전은 앞선 시간은 많았지만 결국 하프타임에 동점으로 끝났던 경기이긴 했습니다.

이후 4 쿼터에 승세를 잡기 전에 히트의 무시무시한 클러치 수비를 만나 막혀 버렸구요.

3 차전엔 3 쿼터 초반부터 점수차를 따라 잡아보려 저 클러치 수비 진형을 썼지만 이미 점수차가 컸지요.

반면 스퍼스는 초장에 결정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극단적인 예가 포틀랜드와의 시리즈로, 초장에 잘되면 완전 털어버리는 식으로 경기가 진행됩니다. 아니면 완전 또 털리는 것이구요.

그래서 스퍼스는 큰 점수차로 결정나는 경기들이 (Blowouts)  많은 편이구요

어쨌든 스퍼스의 모토는 전반전에 눌러 놓고 보자입니다.

페이스의 면에서 빨리 가기를 좋아하는 스퍼스와 천천히 가기를 좋아하는 히트라는 측면에서 이 파이널 시리즈는 흥미로운 대조의 양상을 띠었는데요.

이렇게 경기 점수 흐름의 양상도 꽤 대조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Kempwin님 말씀처럼 나이든 선수들이 (언제적 앨런과 루이스?) 주요 로테이션에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형성된 공통 트렌드일 듯도 합니다. 느린 페이스 선호와 슬로우 스타트 점수.

그래서 결국 앞으로 히트에게 주어진 과제라면 초장부터 밀리지 않고 밀리더라도 최소한 점수차를 줄이고 후반에 붙는 양상으로 가야 한다는 것인데요.

분명 히트의 클러치 수비는 왜 이들의 클러치 강세가 운빨이 아님을 보여주는 강력한 위력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스퍼스는 저런 장애물을 아예 만나지 않도록 에어백을 전반전부터 팡팡 키워놔야 하겠죠.

그래서 3~4 차전에서 초장부터 들이대고 있는 카와이가 이리 이뻐 보일 수가 없는 것이구요.

[조던황제]

하아.. 넷츠 팬으로선 4~5차전은 잡을 뻔했는데 다들 지쳐서 막장 농구한 것과 클러치에 멘붕한 키드 표정만 떠오르는군요.
지역 방어를 오래 유지하려면 선수들이 많이 움직여야 하는데 노장격인 히트가 그걸 오래 유지하기엔 늙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결국 짧은 시간 기어를 올릴때만 쓴다는 게 그 증거겠고요. 위력적이긴 하지만 은근히 지역방어가 비효율적이란 생각도 듭니다.
지역 방어를 하게 되면 볼 무브먼트가 좋은 팀 상대로는 결국 외곽을 두들겨 맞게 되어 있어요. 지역 방어를 깨는건 결국 외곽슛이고요.
역시 기본은 대인방어가 잘 되고 볼 일입니다.

[Duncan&Kidd홧팅]

근데 가동 시간이 꽤 한정적이긴 하지만 르브론이 파커를 전담하는 시간 동안 공격이 마비 직전까지 가는 패턴이라 머리를 긁적이게 합니다. 지노빌리마저 안 좋은 쪽으로 빠지면 이건 뭐 -ㅅ-.

그리고 넷츠 시리즈에서 전 이제 그 조 존슨의 제임스 상대 백다운하다 볼 뺏기는 장면만 기억에 남아요. ㅋ;

[wis023]

당연히 4쿼터 막판까지 1~2 포제션 싸움으로 간다면 스퍼스가 절대 불리합니다.. 히트에는 르브론과 웨이드 보쉬에 앨런까지... 역대급 클러치 스타들이 즐비하거든요... 2차전에서도 결국 마지막까지 진흙탕싸움으로 가면 스퍼스가 이겨낼수 없다는걸 보여줬구요.. 샌안은 어떻게든 10점 내외로 점수를 벌려서 그 점수를 지키는 플랜으로 가야합니다!!

[Kempwin]

히트의 일선압박능력을 생각하면 다득점에 실패하더라도 히트상대로 샌안은 무조건 달리는게 답인것 같습니다. 노장체력은 유지시켜주고 힘든건 젊은애들 시키는 샌안이기 때문에 체력싸움으로 가면 유리하다고 보거든요.

[LEGEND DUNCAN]

잘 읽었습니다. 올 시즌 전체에서 샌안의 1쿼터 기세가 엄청나죠..

[FreeStream]

히트는 이번 파이널에서 단 한번도 1쿼터를 이긴 적이 없죠. 2차전에서는 1쿼터에 7점을 뒤진 채로 끝냈지만 역전했던 경기이기도 하지만요. 지금까지와 다른 시나리오를 만들어낼려면 히트는 반드시 1쿼터를 잡아야하지 않나 싶네요. 아마 5차전은 르브론이 1쿼터부터 맹렬히 불을 뿜을 것이라고 생각하네요.

[[SAS]TP9]

히트를 상대로는 템포를 높이는게 정답에 가깝네요. 5차전도 전반전을 몇점차로 끝내는가가 정말 중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