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할수 있겠니? "
"............보수는 어느정도죠?"
"한달에 이백오십인데..."
"그럼.......하루종일 함께있나요?"
"아니! 아침7시에 출근했다가 저녁 9시에 퇴근하는 식으로...."
구미가 당기는 일이다...
난 이제 스물둘의 간호대 대학생이다.
술에 놀음에 찌들어 사시는 어버지가 얼마전에 장파열로 입원을 하셨다.
당뇨로 고생하는 엄마가 간호를 할수있을리가 없다.
난 오전엔 학교 오후엔 병원에서 거의 살다시피한다.
전새방에 겨우 살고있는 우리집인데 그나마도 아빠가 일에서 손을 땐지 이제 3년이 되어간다...
부모님이야 국민연금으로 겨우겨우사시지만 내 학비가 문제다...
다행히도 지금은 방학이고 이때 학비를 벌지않으면 않돼는대...
벌써 두번이나 휴학할뻔했지만 그때마다 학자금융자에 아르바이트에...
여기저기서 매꾸기에 바빴다.
그나마도 이제 아빠때문에 못하고 병원에매여있는신새다.
그런와중에 내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이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주신거다...
그렇지만....
덩치는 180이 넘는장신에 나이는 스물여섯....
정신연령은 여덜살이라.....
돈이문제다 돈이!!
"생각좀 해볼깨요 목사님...."
"그래 잘생각해봐라..."
목사님이 돌아가시고 깡말라 배만나오신 아빠의 검은얼굴을 내려다 보았다.
병원비도 문제다..
앞으로 반년도 살지 못할거라지만.....
그나마도 병원신세를 지게된다니....
"젠장!!"
머리칼을 한대모아 질끈 동여매었다.
새까만머리가 오늘따라 귀찬다.
미용실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조차 나질 않는다...
이제 제멋대로 자라 허리까지 내려오는 머리....
"흥... 좋아 뭐 나라고 언제까지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살라는법 없잖아! 그렇게 몇달만 고생하면....."
마음을 정하고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시커먼 하늘이지만 왠지모르게 그하늘이 밝아지는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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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있는것은 단 하나다...
언제나 하나.....
모든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아라...
혹 거짓이 섞여있어 상처입을수도 있으니....
@@@@@만남편@@@@@
"안녕하세요... 이 은영이라고 합니다!"
"듣던거보다 더 애띠네...."
차가운 목소리다...
안주인이라던데 지나치게 젊은것도 이상하고....
"뭐 어찌됐든 얘긴 들었을거라고 생각해요 덩치만 컷지 정신은 애니...
힘든일은 없을거에요 조용하고 고분고분한 아이니깐..."
"아...네....?!"
"식사는 둘이 함께할수있게 위층에 올려보내줄거고 되도록 아래층엔 내려오지 말아요! 정원도 뒤쪽은 상관없지만 앞쪽은 사용하지말고"
저절로 내 미간이찡그려 졌다.
그럴바에야 정신병원에 넣어놓는게 더 좋을텐데 뭐하러 대리고 있나몰라!
"그럼 올라가봐요! 안내해 드려요"
여자는 고개를 조금끄덕여 보이더니 휭하니 사라져버렸다.
그뒤로 단정하고 깔끔해보이는 인상좋은 부인이 웃으며 은영을 바라보았다.
"따라오세요"
"네..."
그나마 그 부인의 미소로 조금 긴장이 풀리는듯했다.
처음 이거대한 집에들어올때 긴장한걸 생각하면...
휘유~~~~~~~~~
이건정말 미친짓이다....
아래층 못지않게 위층도 눈이 튀어나올만큼 휘둥그랬다.
여기저기 값비싸보이는 물건들하며...
"이방입니다..."
부인은 은영을 방문앞에 새워두고는 다시 내려가 버렸다.
문앞에서 주춤하던 은영은 조심스럽게 노크를 했다.
"...............??"
몇번의 노크끝에 대답이 없자 문을 열고들어갔다.
깨끗하고 넓은 방이었다.
두꺼운 양탄자가 바닦에 깔려있고 둥근탁자에 의자 두개가 놓여있다.
은영은 안으로 들어서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커다란 창을 빼고 주위엔 책들이 빼곡하게꼿여있다.
그책들을 살펴보며 은영은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정신연령이 낮다던데 이런책들을 보나??
책을 살펴보던 은영은 주위를 둘러보다 문하나늘 발견했다.
문넘어엔 커다란 하얀 침대가 놓여있었다.
그리고 안락의자...
의자안에 검은머리카락이 삐죽하게 솟아나 보였다.
은영은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마른침을 삼켰다.
"저...."
그옆으로 가서 선 은영은 눈이 휘둥그래졌다.
짙은 눈썹 아래로 속눈썹이 무진장 길게 드리워져있다
여자인 자심조차 이렇게 짙고 숱이많고 길진 않다!!
곧고 긴콧날....
이렇게 잘생긴 남자가 제정신이 아니라니...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순간 남자가 눈을 번쩍 떳다.
은영은 놀라 주춤 뒤로 물러섯다.
"저....저기.........안....안녕??"
'그런대 반말을해도 되는건가??'
남자는 은영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이남자 이름이 뭐라더라....웅....뭐지?
"저기 난 은영이라고 해...이름이 뭐......죠??"
"지성. 박지성! 스물여섯이야 반말하지마!"
정신이상이라며!
은영은 입이떡벌어져 남자를 바라보았다.
이건 생각하고 있던 첫만남이 아니다.
상냥하고...
둥글둥글하고...
좀더 어린이다운 귀여운면이 있을거라고 .....
생각한 내가.......
바보가 된다!!!
* 2
**************만남 두번째 이야기**********
처음 기억하는 사실은 한가지이다...
내가 스물둘.
그가 여덜살의 스물여섯.........
것두! 아주 건방진 여덜살이었다--^
"하하하.......조심...하죠"
지성은 은영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며 마지막으로 무안할 정도로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호박!"
"뭐? 무슨....??"
"어떻게 그런얼굴로 돌아다닐 생각을 했지?"
"뭐야?!! "
아니 뭐 이런 인간이 다있어!
초면에 것두 나이야 나보다 많다지만 정확하게 따지자면 어린것이!
"신기하게 벌게지는군...."
녀석은 마치 신기한 물건을 바라보는듯 은영의 눈을 빤히쳐다보았다.
은영이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래 나 못생겼다!!
흥! 지는 사내놈 주제에 기지배처럼 생겨서는!!
"말조심 하는것부터 배워야겠군!"
"그건 너나배워! 웃어른한테 그런말을쓰면 않돼! 그리고 넌 날 보살피러온거지 뭘 가르쳐 줄려고 온게 아니잖아! 넌 그저 나랑 놀아주고 같이 밥이나먹으며 이나라 정사에대해 논하면 돼"
"뭐? 뭘논해?"
"너 자꾸반말하면 혼난다~~!"
어헉!
이런 저런 근사한 얼굴을한 녀석이 입을 여는족족 뒷골이 윙윙울리는 소리나 해대다니....
"좋아 나도 존재말할께 너두 해"
은영은 최대한 부드러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녀석을 내려다보았다.
"시러"
"뭐?"
"난 너보다 나이가 많아"
"누가그래!!"
"넌나보다 어리게 생겼어."
그야뭐....내가워낙 동안이에다...
"그리고 넌 나보다작아"
키야뭐...고1때크고 중지해버렸으니 160그대로고...
거기에비하면 녀석은 거인이지...
"그리고 넌 나보다 멍청해!"
윽. 저말은 인정못한다
"뭐야? 누가멍청하다는거야?"
"흐음.....정말인가보내? 또 얼굴 벌개진다"
이녀석 정말 여덜살지능이맞는건가?
녀석은 웃음을 지을때도 오른쪽입가를 비스듬하게 올리며 살작 미소를 지은다...
"쿡쿡....어쩌다 날 보살피게됬는지 모르지만 잘지내보자구! 내말만 잘들으면 쫒겨나진 않을거야"
"허! 나원참내....."
나도모르게 손이 뒤통수로 올라가 뒷머리를 글적였다
지성의 시선이 은영의 손을따라 올라갔다
"애기손같아..."
"뭐?"
"내동생손도 그랬는대...."
"동생이 있었어?"
그때 문이 열리며 방을 안내해준 부인이 들어왔다.
순식간에 지성의표정이 밝아졌다.
"안녕!"
"네 잘주무셨어요 도련님?"
"음!"
"오늘은 기분이 좋으시군요....헌대 또 여기서 잠을잔건 아니겠죠?"
"쿡쿡"
은영은 지성의 천진한얼굴에 놀랐다.
자신과 함께 이야기할때 거의 표정변화가 없었는대...
저부인과는 뭔가 특별한가?
"아침을 드시고 씻으세요"
부인이 탁자위에 식사를 가지런하게 올려놓았다.
그리고 살작 은영에게 눈짓을 보냈다
은영은 부인을따라 방에서 나왔다.
"세세한 이야기는 하실필요 없어요. 그냥 도련님이야기를 듣고 잊어버린면 됩니다."
"네?"
"보셔서 아시겠지만 도련님은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요, 아직도 사고 휴유증이 남아있어서 가끔 발짝을 일으킬때도 있어요. 그럴땐 당황하지말고 그냥 내버려두면 곧 멎어요"
"............차라리 요양원을 보내지 그래요?"
"...............그건.......아가씨가 상관할 일이 아닙니다"
상냥한 부인의 얼굴이 굳어졌다.
은영은 뭔가 더 말하려다 입술을깨물었다....
상관할일이....아니다.
그래 결국 돈을받고 돌봐주기만하면 될뿐이다....
그뿐이다...
**********그림처럼********************
"답답해 답답해!!"
오전내내 은영은 지성과함께 방에서 보냈다.
식사는물론이고 모든걸 방에서 해결했다.
화장실도 침실옆에 딸려있으니....
다행인지 불행인지 녀석은 대소변은 가릴줄 알았다.
단지 문제가 있다면
"나 화장실가야해!"
"가"
"같이가"
"므...뭐야?"
"같이가줬어 다른사람들은"
"........--;;;;;"
결국 문앞까지 같이가서 난 뒤돌아서있고 녀석은 문열고 볼일을봤다.
그 생생한소음과 냄새라니.....
지금 지성은 책을보고있다.
도대채 알고나보는건지...
은영은 창밖을바라보다 지성에게로 눈을돌렸다.
처음 탁자에서 반듯하게 앉아읽더니 이젠 바닦에 업드려있다.
길고 곧은몸이 눈안에 들어왔다
"뭘읽고있니?"
"인간이 왜 나이를먹나!"
"뭐?,...쿡쿡 왜 나이를 먹는대?"
"그건 위아래를 정확하게해서 버릇없는 아이들을 혼낼수있는 권한을 주기위해서야"
"뭐?"
"너두 봐야할 책이다"
기가막힌다!!
"넌 예절공부좀 해야겠다"
"니가 먼저배워야할걸?"
"뭐야?"
"그래야 날 가르키지!"
"뭐?"
"난 여기서 책밖에 못봐! 아줌마 말로는 내가 이집 장남이라서 사업을다 물려받아야하는대...그건 쉬운일이 아니래! 그래서 날 가르쳐줄 선생님이있어야한대"
"왜 선생님을 구하지않지?"
"있었어, 근대 엄마가 내건강이 더 않좋아 졌다면서 다들 안와"
"....................."
"전에 간호하던 아줌마도 나한테 영어를 가르쳐줬었는대...."
왠지모르게 그가 불쌍해졌다.
은영은 창가에 기대며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았다.
자신은 오늘하루 함께지냈을뿐이대도 이렇게 답답한대.
여덜살짜리가 오죽할까...
거기다 만나는사람도 극히 한정돼어있고...
아까 그 부인에게보인표정이 이해가 갔다.
부모라고해도 결국 매끼니를 가져다주고 말을 건내는건 결국 그부인한사람일태니./.....
갑자기 지성이 반짝 고개를들어 은영을 바라보았다
"넌 영어해?"
"뭐? 거야....간호대에서 전문용어랑...회화조금배우니깐...."
"그럼 나도 알려줘"
"뭐?"
"난 많이배울거야, 그래야 여기서 나갈수 있댔어"
"...............나가고싶어?"
"응! 그리고 이제 난 혼자니깐 "
혼자라.....
나도 무남독녀 외동딸이다.
고아인 부모님이 가족이 있을리만무하고...
너무익숙해서 깨닳지못했던말....
혼자!
***************별********************
"상태가 좋지않아요"
"그래도 반년을 괜찬다고했잖아요"
"복수가차고....자꾸 혈압도 약해집니다"
"...........얼마나더?"
"글쎄...정확하게 언제라고 장담할순 없습니다"
은영은 무거운마음으로 병실로 돌아왔다
네온싸인에 방안이 환하다.
그너머로 이제창백해서 산사람이라고는 생각지못할 자신의 아버지가 누워있다.
그토록 강건하던 모습은 어디를가고...
밤늦도록 술을마시며 온동내가 떠나가도록 소리쳐 노래부르던분이 이젠 기침조차 마음대로 하지못한다.
가슴이 울릴까봐 함부로 웃지도 못한다....
그런 사실들이 아버지에대한 애정을 깨닫기도전에 눈물을 먼저 짜내었다
은영은 병실복도에 기대어 소리죽여 울었다.
얼마만에 흘려본 눈물인지도 몰랐다.
눈물조차 사치라면 사치인것이다.
그만큼 숨가쁘게 뛰어왔는데....
이젠 시간이 없다고한다.....
아직도 남은게 많은데.
남은 아쉬움이 너무나 많은데.....
* 3
************그림자*************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한다.
사랑이 사랑을 그리워한다.
그리고
알고있는것이 더 힘들고 외롭다......
"이런 멍청한 녀석!!"
지성은 책을 가슴에 꼬옥 안은채로 고개를 떨구었다.
백발머리의 노인이 지성의 머리를 책으로 두드리며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넌 도대채가 어떻게 된녀석이냐!! 이따위 책이나 읽고 있으니 여직 그모양이지!"
또다시 책이 지성의 머리위로 내리꼿였다.
지성은 연이은 충격에도 눈물한방울 흘리지 않았다.
그때 은영이 문에서 막 들어서다 주춤 멈추었다
노인이 은영이 들어왔음을 알고 은영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금이몇시입니까!"
".......죄 죄송합니다......사정이 생겨서"
"개인 사정까지 봐줄순 없습니다. 일을 할수 없으면 하지 말아! "
"죄송합니다."
노인은 한동안 은영을 째려보더니 지성에게 한번더 고함을치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은영은 노인이 나간뒤로 한동안 문앞에 서서 지성을 바라보았다
탁자에 고개숙인채로 움직이지 않는 그를...
"저........."
"무서워"
"뭐?"
"알고싶어. 내가누군지. 내가 뭘해야하는지....."
지성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떨어져 내렸다.
은영은 다큰남자가 우는모습을 본적이 없었다.
더군다나 저렇게 큰소리로 목놓아 우는모습은...
그모습이 너무나 당황스럽고 신비로와서 가까이 갈수 없었다.
"흑흑흑..."
지성은 탁자에 업드려 고개를 양 팔에 묻었다.
은영은 조심스럽게 그의 뒤에가서 섯다.
눈물이란 동정심을 유발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남자의경우엔 동정심보다는 왠지모를 따스함을 느꼈다.
너무나 완벽한조건에 완벽한외모....
거기다 전혀 여덜살처럼 보이지않는 말들.....
아마도 이방의 책들을 뜻도 알지못하고 무작정 읽은탓이겠지...
온통 알지도못할 이름모를 서적들하면 영어로됀 원본서적도 몇권있었다
심지어 법율 서적까지.
이런책들을 누가 구해다줬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울지마...."
은영의 손이 지성의 어깨에 올려지자 그가 은영의 허리를 감싸안고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은영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서려고 했다.
거친 그의 울음소리가 웅얼거림과 함께 들려왔다.
"쉬~~~~~~~"
계속돼는 은영의 달래는 소리에 어느덧 그의 울음소리가 잣아들었다.
"그만해. "
한참이 지난뒤의 꽉잠긴 목소리였다
"오줌마려!!"
은영은 그의 다음말에 웃음을텃뜨리지 않을수 없었다.
"화장실도 같이 않가주면서!"
뾰류퉁한 그의말에 은영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바보 왕자님! 다큰어른은 화장실쯤 무서워하지 않는다구요"
"무성워하는게 아니야! 단지///////--^"
그가 귀여워 보였다.
은영은 지성의 검은머리칼을 뒤로 쓸어넘겨주었다.
다큰 어른이라고 하지만 아직 어린아이....
그 노인은 왜 그토록 화를 냈을까??
"작아"
"뭐?"
지성이 고개를 들어 은영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은영은 자동적으로 그를 내려다 봐야했다
"뭐가?"
"니 허리말야!! 봐 내한팔로도 다 감겨"
그제성야 은영은 지성의 팔이 자신의 허리에 감겨있다는걸 새삼 깨닳았다.
"그래! 이제놯"
은영은 지성의 손을 잡아 자신의 허리에서 때어내었다.
지성이 은영의 손을 잡아 자신의 얼굴로 가져갔다
"울엄마 손도 너처럼 작을까?"
"뭐?"
"울엄마말야....."
엄마라니? 그 젊은여자가 이남자의 엄마가 아닐까??
하긴 이남자의 엄마라고 보기엔 너무 젊어보였다.
거기다 자신의 아이라면 좀더 애정을 보였을 것이다.
"울엄만 한번도 여길 온적이 없어.....아빤 가끔오는대"
남자의 슬픈 중얼거림....
은영은 병실에 두고온 아버지가 걱정돼었다.
얼마 남지않은시간을 혼자 병실에서 죽어간다면.....
엄만 그 사실조차 모르고 매일 기도하러 나가신다.
병실엔 오시지도 않고...
하긴 각방을쓴지 이제 10년이 넘어가는대 새삼스러울것도 없지...
이혼을 안한건 순전히 나때문인가??
은영의 입가에 씁쓸한 웃음이 걸렸다.
은영은 문득 지성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차라니 저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시절에 머물러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 걱정도 없고 기억도없고............
아픔도없는.......
*************파랑새***************
"그래서 그들은 파랑새를 찾으러갔어"
"거짓말"
"뭐라고!!"
"거짓말이잖아! 파랑새라니. 그거 거짓말이지?"
"얌마 동화란건 상상력을 키우고 꿈을키우고..."
은영은 머리에 피대를 새우면 자신의 다리를 비고누운 지성을 내려다보았다.
바닥에 누워 일어나지 않더니만 다리배게를 해달래질 않나.
옛날야그를 해달라고해서 파랑새 야그를 해줬드만 뭐시라 거짓말??
그럼 동화를 사실에 의거해서 쓰는사람이 어딨냐!!
"봐 다 거짓말이지 정말루 파랑새가 행복을 주는거야?"
"그래그래!!"
"흥 넌 거짓말두 잘하는구나. 못생긴 호박에 거짓말 쟁이"
우...........
정말 성깔에 않맞아 못해먹겠다.
그나마 오늘은 녀석 기분도 꿀꿀해보여 잘해줄려고 했두만....
"이런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과............."
"그럼 그런이야기는 필요없어"
"어째서?"
"난 어린이가 아니니깐"
"하! 무슨"
"난 스물여섯이라고 그럼 어린이가 아니잖아??"
"그래도 넌 아직 어린이야"
"어쩨서?"
"너 톨스토이알아?"
"응"
"어?..........그럼 아인슈타인 알아?"
"그사람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
앗 이럼않돼는디.....ㅠ.ㅠ
"어,........그러면...."
"너야말로 어린이로군!"
"뭐야?"
"그런사람들은 세살밖이 어린이도 다 알아!!"
"뭐야!??"
"난 더 많은걸 휼륭한걸 알아야 한다고!!"
은영은 지성의 진지한 표정에 뱉으려던말을 삼키었다.
차가운표정....
천진하고 따스하던 지성이 아니다.
순간순간 너무나 차갑고 무서운 표정을 짓는다....
그럴때마다 녀석이 정신지채아란걸 잊곤한다....
"아빠가 그랬어, 내가 똑똑해지지않으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고"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살아야할곳을 찾는다.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도...
지성의 지능이 여덜살일지는 몰라도 본능은 아직 스물여섯 그대로인것이다.
"그래......세상엔 똑똑한사람이 너무많지...그속에서 너두 살아남으려면 똑똑해져야해"
"난똑똑해"
"............큭큭...그래 나두 너처럼 똑똑한 여덜살짜리는 처음봐"
"................문젠..................내가 스물 여섯이라는대 있지"
은영은 지성이 자신에게서 고개를 도려 반대편을보고 누운 그의 뒤통수을 바라보았다.
넌 뭘 어디까지 알고있는거니??
정말 여덜살의 기억에 머물러 있는거니?
아님............
모든걸 다 알아버린 여덜살인거니??
은영은 자신의 다리가 축축해짐을 느꼇다
소리없이 울음을 삼키는 지성의 어깨가 떨렸다.
그런 그를 바라보며 은영은 손가락 하다도 움직일수가 없었다.
그런아픔은 혼자격기에 힘들다는걸 가장 잘알고있는 은영으로썬...
그의 몸에 손을 댈수가 없었다..
그 자신또한 그런아픔에...
너무나 익숙해 있음으로...
어떻게 도와줘야할지.........
모르고 있었음으로...................
* 4
**********아픔**************
뜨거운 눈물이가슴을적셔왔다
지성은좀처럼 눈물을 멈추려하지 않았다
눈물에 익숙하지 못한 은영이었다
아니 다큰어른이...
그것도 남자가자신에게 기대어 운다는것에 은영은 불안했다
지성이 가슴으로 자꾸만 파고들어와도 양손으로 꼬옥 안아줄수가 없었다
그의 커다란어깨가 흔들리며 떨고 있는대도 은영은넋놓고 그의등을바라볼수밖에 없었다
동물이라면 이럴때 눈물을혀로 훔쳐주겠지만...
아니 다른사람이었다면 그를 안고 달래주었을것이다
하지만은영은 다른사람이 아니었다
섯부르게 그에게 손을내밀어 상처를주고싶지않았다
자신이알고있는건 그것뿐이었다
누군가에게 손을내밀땐 그에대한 책임이 있어야 한다...
뒤에이어질 그사람의 감정에 대한....
한참뒤에 지성의 눈물이 말라들어갔다
그의 두팔이 은영의 허리에 감겨서 떨어질줄 몰랐다
마치 손을 놓기라도하면 그대로 사라져버릴것처럼
지성의손은 은영을 꽉잡고 있었다
"그만..........쉬지그래?"
"............"
지성은 말이없다.
"울지마!"
"난 안울었어 니가울었지..."
"나두 안울었어"
"쿡쿡...그럼 지금왜 나한테 매달려있는거냐?"
"............따뜻해.....심장소리랑....이상한소리가들려..."
은영은 잠시 숨을 멈추었다
어리다...
아직은 어리다는걸 잊고있었다
따지자면 엄마의 사랑과 품을그리워할 나이인데....
그에겐 아무도 없다는걸 잊고있었다
은영은 그제서야 한손을들어 그의검은머리칼을 쓸어내렸다
"너두 따뜻해....."
"부드럽진 않아...."
"뭐?"
"넌 매일 고슴도치 같아"
지성의두서없이 내뱉는말에 은영은 얼굴을 찡그렸다
무슨말을하는건지...
내가 고슴도치라고?
"그게 무슨소리야??"
"몰라!"
갑자기지성이 벌떡일어나 방으로 들어갔다
은영은 그의 커다란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동안 그대로 앉아있었다
그는 뭘보고있는걸까?
나에대해 뭘보고 저런말을 하는걸까...
그와는이제겨우 이틀정도 함께지냈을뿐인데....
은영은 천천히 그의방문앞으로 가서 섯다
지성이 침대위에 똑바로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니?"
"아니"
"아침은먹은거니?"
"...................몰라"
"밥가져다줄까?"
".............시러"
"그럼.? 뭐 먹고싶은거있어?"
"아니"
"혼자......있을래?"
"......................"
지성이아무말이없자 은영은 뒤돌아 방문을 닫으려고했다
"그냥"
조용한 그의 음성이 허공을 뚫고 다가왔다
"가지마!"
"뭐?"
".......................손.........잡아줘"
쑥스럽다는듯 그가 눈을감아버렸다
은영은 천천히 지성에게로 다가갔다
침대옆 탁자위엔 그리스 로마신화라는 책이 놓여있었다
"이런책을 읽어?"
"난뭐든 읽어"
"글은읽을줄 아니?"
"음....알아"
"책 읽어줄까?"
"...........손잡아주고!"
고집스런 그의말에 은영은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왼손은 그의손을잡고 천천히 책을읽어내려갔다
*********차이************
내가 죽을수도 있다는 생각을했다
그렇게된다면
남아있는 사람들은 뭘할까
하루이틀 슬픔을 토해내다
어느순간 날 잊어가며....
존재했다는걸....
어떤사람이었다는걸....
간혹 어렵게 기억하는 정도겠지
그게
좋을까?
만일 정말 영혼이 있어서
그모든걸 바라보고 있어야한다면...
그렇다면...
다짐하건대
절대로....
목숨처럼 사랑하는이는 만들지 말것이다.
만일 그런이가 생긴다면
그가죽거든 나도갈것이고
내가죽거든...
그사람도......
함께가야할것이다.....
남아있는 이들을 위해....
나를위해...
그러지못한 그러고싶어했는데 그러지못한 그 남자는...
은영의 손을잡은채 잠들어있었다
은영은 그의 손을 꼬옥 움켜쥔채로
침대옆에 앉아 고개를 묻고 눈을감았다
밤새 아빠옆에서 뒤척이느라 잠을못잤다
따스하다
그의말대로 아주 따뜻하다....
그리고
평화롭다란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 5
**********유리인형************
"저리꺼져!"
"오빠......."
"너만보면 재수가 없어! 꺼지라고!!"
"하지만..."
"나가라구!"
지성이 차가운 눈으로 노려보자 소녀는 주춤 뒤로 물러섯다.
썬라이즈........
대한민국 사대그릅중 가장 자산많이 보유하고 탄탄하기로 이름난 회사
그리고 사대독자 후계자인 박지성
그의 아버지 못한 명성을갖고있는 남자
아버지만큼 퇴폐적인데다 엄청난 여자를 거느리고 다니는 녀석...
소문못지않게 더럽혀진 녀석...
그리고 아버지의 다섯번째부인이데리고온 지성의 동생이라는 여자아이
유리.............
이름처럼투명하고
이름만큼 아름다운아이...
지성은 유리의 검은눈동자가 흔들리자 더욱 얼굴이 일그러졌다
"나.........가!"
유리는 지성이 눈을 치켜뜨지 주춤 뒤로물러나 문밖으로 걸어나갔다
유리가 막 계단을 내려갈쯤 지성은 유리의 등뒤로 소리나게 문을 닫았다
유리는 그 착하고 아름다운 얼굴을 돌려 지성의 문을바라보았다
그리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속삮였다
"두고봐! 널 사라지게 만들어주지....큭큭"
**********악몽***************
"싫어~~~~~~~안돼!!"
은영은 뭔가 신음소리에 놀라 깨었다
지성이었다
지성이 울먹이며 손을 허공에 휘졌고 있었다
"야! 일어나!!"
은영이 지성의 양볼을 살짝 내리쳤다
지성의 눈에서 쉴새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곳 몸을 심하게 떨기시작했다
온몸이 땀으로 뒤범벅돼었다
은영은 실습기간동안(간호대인건 아시져? 실습나갑니다..병원으로 간혹 정신과 병도으로도 가고...) 이런 발작보다 더 심한경우도 보았다
하지만 이처럼 무섭고 떨리지는 않았다
은영은 서둘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소리를 질러 사람들을 찾기시작했다
누구라도...
제발
"이봐요! 아무도 없어요??"
은영의 고함소리에 곳곳에서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막 서재문이 열리며 안주인이란 여자가 나왔다
"왠소란이죠?"
"그....그가 아파요! 올라가"
"이봐여! "
여자는 주위에 몰려든 사람들을 제자리로 돌려보냈다
그리곤 은영을 바라보았다
"그냥 놔두면 된다고 했잖아요!"
"하지만...약이라도...진정재라도 줘야..."
"흥! 진정재? 말해두는대...당신은 간호사가아니라 말동무로 와준거야! 잊었나?"
여자는 다시 서재로 몸을 돌려 들어가려고 했다
은영은 다급하게 그녀를 부러세웠다
"당신..........그의 엄마잖아요! 어떻게 그런..........??"
"엄마라구? 녀석은 내딸을 죽인살인자야! 원수보다도 더한존재지."
은영은 닺여진 서재문을 바라보며 마른침을삼켰다
무슨소리를 들은거지?
누가 뭘어쨌다고?
은영은 천천히 위층으로 걸어올라갔다
지성의 신음소리와 울먹임이 들려왔다
은영은 지성의 침대 머리에서 그의 얼굴을 내려다 보았다
이처럼 솔직하게 생긴사람이...
뭘 어쨌다고?
은영은 자기도 모르게 지성의 침대위로 올라가 그의 머리를 감싸안았다
단순히 떨고있는 그를 진정시켜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뭐가그리 슬픈지 연신 중얼거리며 울고있는 아이아닌 아이인 이사람을...
***********쵸코빛하늘************
"일어나!"
"으음..."
"얼른!!"
은영은 누군가 몸을 잡고흔들자 눈을떴다
지성의 얼굴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잠시 얼떨떨한 표정으로 지성을 바라보던 은영은 그제서야 기억이났다
"몇시야?"
"몰라"
"......언제일어났니? 일어났음깨우지.."
"쿡쿡...니 코고는소리에깼어"
"뭐?"
"너무씨끄러워!!"
"..........."
으이그...........내가 말을말자!!
은영은 지성의 시선을피해 일어나 창문을 향해 걸어갔다
막 해가 지고있었다
그리 오래잔건아닌가??
비가오려는지 새파란 먹구름이 붉은태양주위에 깔려있었다
"우와~~~~~~~~~~~"
어느새 지성이 옆에서 탄성을 질러댄다
"정말 아름다운일몰은 바다에가서 봐야해"
"바다?"
"음.........바다는.....모든걸 삼킬듯이.....커다랗고 넓지.."
"...............그래?"
"......................."
"........가쟈"
"뭐? 어딜?"
"바다에!!"
"쿡쿡...넌 못가.........나도...........못가구"
"갈거야! 내가 대리고가 줄거니깐...걱정마! 약속해!"
은영은 지성의 진지한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런날이 올까?
그가 맘대로 외출할수있는날이.....
"그래......꼭대리고가줘....."
은영은 지성이내민 손가락에 손을 걸었다
지성의 천진하게 웃는얼굴을바라보며 아까의 일들은 잊기로했다
어차피...
내가 상관할일이 아닐테니..........
쉼없는 약속들을해...
너없인않돼
너만볼꺼야
너만사랑해
너랑함께면 뭐든지좋아
많은 거짓들이
말들에
뒤엉킨지도모른채
그냥
듣고 웃었다
마냥좋아 웃는날보며
넌..........
무슨생각했니???
응?
* 6
눈을뜬다
내가 보고싶은것들만
내가 하고싶은것들만
내가 잡고싶은것들만
내 눈앞에 놓여있다
다시 감으면
사라질것들을..........
*********약속*********************
"가자가자~~~~~~"
"싫어!"
"정말싫어?"
"그래!"
은영은 주섬주섬 가방과 옷을 주워들었다
지성은 뾰루퉁한 얼굴로 바닦을내려다 보았다
"휴.......어쩔수 없잖아! 난 이제 가봐야 한다고"
"..........."
"...........그래도 소용없어! 않되는건 안돼!"
은영은 나갈량으로 몸을돌려 문고리를 잡았다
문을 반정도 열다가 다시 지성을 바라보았다
"대신........내일 밖으로 놀러나가자"
"정말?"
"그래! 그정도는 나갈수 있을거야....됐지?"
"하지만 바다가 보고싶다고 했잖아"
"........담에....니가 다 낳으면 함께가자! 해가뜨는 곳으로"
"응!"
지성이 천진하게웃자 은영은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떠올랐다
귀여워....
쿡쿡................
그때 별안간 지성이 은영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우와!!!!!!!!!"
"? 왜??"
은영은 주춤 뒤로 물러섯다
커다란 지성의 덩치가 은영의 몸을 거의다 가렸다
자신보다 크다는사실이 은영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앉아있을땐 몰랐는데....
이녀석 묘하게 위압감을 조성한다...
"뭐야너???"
"예뻐!"
"뭐야?"
말이끝나기가 무섭게 지성이 은영을 자신의 품으로끌어당겼다
은영은 팔로 그의가슴을떠밀어 보았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우와~~~~~~돼게작다!"
지성은 은영이 자신의 품안에쏙들어오자 놀란듯이 은영을 내려다 보았다
진정해 이은영!!
녀석은 단지 장난으로 이럴뿐이야...
이렇게 떨거없잖아!
"그만놔! 난 가야한다고"
"..............그냥 여기서 자고가면 않돼나?"
"뭐야?"
"응? 나 혼자자기시러"
정말 보자보자하니까....
"잘들어, 난 다큰어른이고...넌.........너두 다컷지만...그......
그러니깐 결혼하기전에 다른사람과 함께자면 않돼"
".........?? 하지만 난 아닌걸! 난 결혼안했잖아?"
"그래! 그러니깐 넌 다른사람이랑 함께잘수없다고. 나도그렇고"
"그러니깐 나랑 자고 나랑 결혼하면 돼잖아??"
"뭐야?"
"그래~~~~~그럼 된다!! 왜 그걸 몰랐지??"
은영은 기가막혀서 그냥 그의가슴에 얼굴을 기대었다
이런이런....
도대채가 뭘 말하면 알아들어 먹어야지...
영어책도 가지고와도 헛것이고...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물어보니...
"저기"
"왜?"
"나 계속 이러구 있어돼?"
"뭐야! 안돼놔!"
은영은 지성이 방심한틈에 얼른 몸을 빼내었다
"너 또이러면 나 다신 않온다"
"............"
지성의입이 한일자로 굳게 다물어졌다
은영은 그의 표정에 금새 후회가 밀려왔다
"{에효.....그러니깐...이제 이러지마. 내일보자"
****************기억 둘*************************
"안녕오빠?"
지성은 유리를 무시한채 계단을 내려갔다
유리는 아랑곳 없이 지성의 뒤를따라 폴짝폴짝 뛰어내려왔다
지성은 계단 중간쯤에서 섯다
그리고 차가운 눈으로 유리를 바라보았다
유리는 밝게 웃으며 지성의 옆에와서 섯다
"어디갈거야??"
"........친한척 굴지마! "
유리는 내려가려는 지성앞을 황급히 막아섯다
"오빤 너무차가워! 이쯤하면 인사정도는 해줄수있잖아!"
"비켜!"
"싫어! "
"비켜! 다치기전에"
"싫어! 싫다고!"
지성은 유리의 옆으로 지나가려고 몸을 돌렸다
순간 유리는 지성의 앞에서 난간을 잡고있던손을 놓으며 뒤로 넘어갔다
순간적으로 지성은 유리의 팔을잡아 자신쪽으로 끌어당겼다
유리를 가슴에 안은채로 지성은 계단 맨아래로 떨어져내렸다
그리고 정신이 아득해지려는순간 유리의 웃음어린 목소리가 들렸다
마치 꿈처럼..
"쿡쿡 그러니깐 이제 두번다시 날 무시하지마"
좋이학이 있었어
종이학은 꿈이있었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그사람이 좋아하는 비를맞는거였어
하지만 종이학은 그럴수가 없었어
알다시피 종이는 물에닿으면 녹아버리잖아...
그사람은 비가오면 밖을 우산하나없이 걸어다니며 하늘을 바라보지
종이학은 어느날 그사람이 울면서 비오는 거리로 뛰어나가는걸 봤어
종이학은 아무생각도 할수없었어
단지 비가오면 환하게 웃던그사람이 울고있다는것밖엔...
무작정 밖으로 그사람을 따라나갔지
그사람이 하늘을보며 울고있어
가슴이 너무아팠어
그사람에게로 날아가야하는대..
자꾸만 몸이 무거워지고
여기저기 찟겨나가고..
종이학은 그사람의 발꿈치까지 거의가서 바닦으로 떨어져 내렸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사람의 눈물이 종이학의 몸에떨어졌어
종이학은 그사람의 눈물을 가슴에 머금은채 눈을 감았지...
슬픈날이다...
너무슬퍼..
힘들고...
이렇게....
살아도 좋은걸까?
자꾸만 자꾸만 이렇게살고있는내가 미워지고......한심스러워진다.
* 7
********유리가면**********
"조금있으면 깨어날겁니다"
지성은 자신의 침대위에 반듯하게 누워있었다
그옆으로 차가운표정으로 표독스럽게 지성을 내려다보는 여자와
그여자와 매우 흡사하게 생긴 유리가 있었다
"어디 다치진 않았죠?"
"타박상몇군대랑.....다행히도 뼈에는 이상이 없습니다"
"이틀뒤에 회장님이 돌아오신다구요...."
"괜찬다구....."
유리는 조용히 중얼거리며 지성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엄마는 의사와함께 밖으로 어느새 나가버렸다
"후후 운이 좋으시군요 왕자님! 하지만 그리 길게가지 못할운이지"
유리는 지성의 볼에 키스를하고는 밖으로나갔다
지성은 문이 닫히자마자 눈을떳다
어둠이 방안으로 내려안고있었다.
********귀환**********
어두운 병실에 은영은 혼자 앉아있었다
두시간전에 아빠가 돌아가셨다
새상물저도 모르시는 엄마가 이제 혼자남아 울고계신다
목사님이 왔다갔다하시고....
누군가 은영의 어깨를 두드리며 지나간다
은영은 천천히 병실안을 둘러보고 아빠가 남기고간 흔적들을 하나하나 가방에 넣기시작했다
어째서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지 모르겠다
눈물이 말라버린걸까?
아님 내가 감정이 매말라 버린걸까......
푸른색 책자가 침대씨트에 놓여있었다
일기장....
글쓰기도 힘드셨을텐데 이런걸 왜쓰셨는지...
첫폐이지를 넘기며 은영은 심하게 손을 떨었다
그곳엔 통장이 들어있었다
2천만원....
웃음이 났다
전새값도못내고...
당뇨로 고생하는 엄마 병원한번 대리고가지 못하고...
여기저기 도움이나 받아가며 겨우모은돈 이천..
이걸 뭐에쓰라고?
어떻게하라고?
아버지!
고작 이거 하나 지키려고 뱃속이썩고 터져도...
피를토하면서까지 방안에서 혼자 아파한이유가...
고작 이까짓 이천만원때문이었습니까?
은영은 커다랗게 웃었다
이돈으로 뭘하지.......
무슨일을해야하나? 큭큭큭....
삼일이 지나고 아빠의 뼈가루는 강에 뿌려졌다
은영은 지성에게 가지못했다
기다리고 있을텐데....
뼈가루를 뿌려놓고 은영은 엄마를 목사님댁에 모셔다 드렸다
아마도 몇날몇일을 금식기도나 하시겠지..
해가 저물어가는대 은영은 지성에게로갔다
걱정하고있을텐데...
전화야 해노았지만
지성에게까지 전달이 됬을런지는 미지수였다
은영이 지성의 방문앞에 섯을때 문이 벌컥열렸다
지성이었다...
"안녕?"
은영이 희미하게 웃으며 지성을바라보자 지성은 화난얼굴로 문을 다시 닫아버렸다
닫여진 문 넘어로 은영은 한숨을 내뱉었다
이렇게 아르바이트도 끝나는건가?
"미안......많이 기다렸니?"
".........거짓말쟁이"
".........미안해....함께산책하기로 해놓고 약속 못지켜서"
"............."
"미안..."
은영은 사과 한마디만 하고 천천히 돌아섯다
막 문에서 한걸음정도 띠었을때 갑자기 문이 벌컥열렸다
그리고 지성의 커다란손이 은영의 팔을 잡아 돌려새웠다
그의 새까만 눈동자가 반짝였다
* 8
************귀환 두번째 이야기***************
지성의 검은눈동자가 불안으로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은영은 지성의 얼굴을 바라보며 누군가 내일깍아줬을 턱에난 수염을 쓰다듬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안쓰러웠다.
다시 혼자가 되겠지.....
나야 월래 혼자인게 익숙하지만 그사람은 어떻게 될까....
혼자 견딜수 있을까.....
"난.......괜찬아"
은영은 조용히 미소지으며 지성에게 속삭였다
지성의 손에 힘이들어갔지만 은영은 아프다는 말을 하지않았다
팔목이 시큰거려왔다
지성은 아는지 모르는지 손을 놓지 않았다
"너두.......괜찬을거야....이젠"
"..............몰라"
".........."
"니가 무슨말을하려는지 모르겠어, 무슨말을 하는건지!! 몇일동안 오지도않고 겨우 와서는 괜찬다니!! 뭐가 괜찬아? 난 하나도 안괜찬은대. 놀러간다고 해놓고 오지도 않고......내가 얼마나......얼마나......"
지성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떨어져 내렸다
그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은영이 기억하기론 이렇게 큰소리로 우는 그는 처음이었다
언제나 소리없이 흐느끼거나 숨을 죽여 울었기 때문이다.
"다신 안오는줄 알고 꺼이.....꺽.....걱....걱정하구....기다리구..."
은영은 그의 눈물에 은영이 자신답지않은일을 해버렸다
그의머리를 자신에게로 끌어당겨 꼬옥 안았다
커다란 그가 은영에게로 몸을 기대어왔다
난........
괜찮아.
정말이야....
그러니까 그렇게 울지말아.....
니가 울어주지 않아도 될만큼 난 강하다고.
이까짓거쯤. 하루이틀 지나면 잊어버려...
그러니까...
그렇게 울지는마.
니가 우니까......
내가..........아파
은영은 지성을 방으로 대리고 들어왔다
그리고 지성을 의자에 앉이고 자신은 그의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의 얼굴을 양손으로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다
저녁이라 까슬까슬하게 수염이 자라있었다
"그만울어.......이렇게 잘울어서 어떻하니....훌륭한 사람이 되려면 눈물이 많으면 않된다고"
"...........울면 안돼?"
"그래. 울지마.....울면 마음이 약해져서 아무것도 못하게돼..."
"............그럼 안울면 강해져? 우리 아빠처럼?"
"그래. 아빠처럼 그리고 나처럼!"
지성은 은영의 얼굴을 빤히 내려다보며 얼굴을 찌프렸다
"넌아냐"
"뭐가?"
"넌 강하지 못해"
"..........어째서?"
"강한사람은 안운다며."
"그래"
"하지만 넌 울잖아?"
"아냐 난 안울었어"
"아냐 울었어"
"전에두 그런말했지? 나보고 울지말라고......너만울었는대 말야! 왜 그런말을하지? 봐 내얼굴엔 눈물이 없잖아?"
".........................눈물이 안흘러도 넌 울어......소리죽여 가슴으로 운다고...맨날맨날 눈이 말을해.....오늘도 난 울어요~~~~~~~오늘도난 슬퍼요~~~~~~오늘도난..........죽어가요............"
지성의말에 은영은 입을 다물었다
이꼬마는.........아니 이남자는...............
나의 내면을 보는걸까? 내가 알지도 못하는 나의 속을??
"그렇지 않아....니가 잘못본걸꺼야. "
"난알아.........그리고 지금넌........."
"그만! 에효......가봐야겠어. 너무 늦으면 엄마가 걱정하실거야"
은영이 일어서자 지성은 은영의 손을 잡아 새웠다
"말해줘"
"..........뭘?"
"너에게 무슨일이 있는지"
"무........무슨? 아무일도 없어!"
"알려줘, 나도 더이상 어린이가 아니라고! 무슨일이있어. 나도 알고싶어, 아줌마도 누구도 아무도 이야기해주질않아. 난 수도없이 물어봤어 내가어떤사람인지....왜 여기에 갖여있느지.....아무것도........알고싶어. 모두다 내가누군지....너에게 무슨일이 있는지.....이제 나한테 숨기지마! 나두 알고싶어. "
은영은 지성의 진지한 두눈을바라보며 조용히 입을열었다
그도 알권리라는게있다.
내가 그만두게 되더라도 이해해 줄........이해...해줄까?
"몇일전에 내아빠가 돌아가셨어"
".........돌아가셔?"
"응, 하늘나라로 떠나셨지....그래서. 못온거야"
"............슬펐어? 마니...........울었어?"
"........아니..........난 안울어. 안운다고했잖아"
"그럼...........이제...........나한텐....안와?"
"........................"
"나한테........안올거야?"
지성은 직감적으로 알고있었다.
은영의 아버지가 죽음으로써 더이상 그들의 만남이 이어지질 않을거란걸...그리고 은영은 그가 알고있다는게 더 힘이들었다
"아마도........이제 개학도 해야하고....."
"싫어! 싫어!"
"저기."
"않돼! 못보는건 싫다고!!"
지성이 은영의손을 잡아당겨 양손으로 허리를 감아왔다
은영의 배부이에 지성의빰이 닿았다
"싫어. 가지마! 안간다고 약속해.....혼자두지마............가지마"
"...............지성........."
"가지말아!!"
지성은 팔에 힘을주어 은영이 빠져나가지 못하게했다
하지만 그러지않아도 은영은 그에게서 빠져나갈 생각따윈 하지않았다
어찌되었든 결국 이사람도 자신으로인해 상처를 받았다
그것만으로도 은영은 충분히 그에게 미안하고......미안했다.
"가지않는다고 약속해! 내일도 모래도...그리고 그다음날도 보러오겠다고. 나.........나 만나러 와주겠다고....놀러가기로 약속했잖아. 바다도보고......내가 보여줄께, 니가 가고싶은곳에 대리고 가줄테니깐....그러니까.........가지마"
그의 검은눈이 흔들렸다.
상처받은눈....
은영은 그의 머리칼을 어루만지며 따뜻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가봐야해......."
"약속하구가! 올거지?"
"..............엄마가 혼자계실거야.......너두 혼자는 싫잖아?"
"싫어! 그래싫어! 그러니까 약속해"
"..........그래......내일 올께"
그한마디에 금새 지성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리고 은영은 자신도 모르게 그의 이마에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내일올께.........."
지성의 팔을 풀며 은영은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안녕......"
지성은 문밖으로 나가는 은영의 뒷모습을 불안한듯 바라보았다.
**************빈자리**************
"엄마?"
은영은 불이꺼진 집안을 둘러보며 하나하나 불을켜기 시작했다.
오래된 한옥집.......
본채가 따로있고 아래채에 부엌이 설치되어있다
은영과 아빠가 본채에있었고 엄만 늘 부엌에서 혼자자고 먹고를 하셨다
하지만 부엌에있어야할 엄마가 보이지 않는다..
교회에도 안계시고.......
은영은 본채로 걸어가 신을벗었다
어디선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은영은 안방으로 들어가보았다.
집안에 도둑이든것처럼 여기저기 옷가지들이 흩어져 있었다
은영은 불안한마음에 자신의방으로뛰어들어가 불을켜보았다
엄마가 아빠의 오래된 작업복을부여잡고 구석에 앉아계셨다
"엄마?"
".............."
소리없는 흐느낌.......
엄마는 종종 저렇게우신다.
마치 귀신이 곡을하는것처럼...
"저녁은 먹었어?"
"................잘............뿌려드렸니?"
".......응"
"어디쯤? 편하게.......흘러가시디?"
"강중간.........편하게.....가셨을거야"
"그럼..........됐지"
엄마는 천천히 일어나 주섬주섬 작업복을챙겼다
"그건뭐하게?"
"일좋아하고 술좋아하던양반........함께보내줘야지! "
"그냥둬요 내일내가할께"
"이건..........내가 해줘야해. 평생을.......죄인처럼산 난데...니아빠도 나처럼.......같은마음일텐데....내가 해줘야지........"
버림받아서는 살수없는사람.
은영은 엄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씁쓸함을 느꼈다.
혼자서는 살아갈수 없는분이 나의 어머니이다.
아무리 밉다밉다해도 아버지 삼시세끼를 따뜻한밥을해드릴정도로.
엄마와 아빠가 애정없이 몇십년을 사셨다는건 아마도 나의 잘못된 생각이겠지.
그분들 나름대로...
뭔가 서로를 이어주고 있었을것이다.
그중하나인 내가....
그 두분을.,.............힘들게하진 않았는지..
조금씩 하나하나 후회가 밀려들었다.
은영은 안방으로 들어가 옷을 하나하나 집어들었다.
담배냄새와 술냄새...
언제나 아빠에게선 그런냄새가 났다.
하지만 지금 안방에선 약냄새와 역한 냄새뿐이었다
은영은 하나하나 고통을 주어모으는 것처럼...
천천히 옷들을 주어들었다
* 9
***********작은여행*************
"다녀올께요"
'........."
아무말이 없다. 엄만 어제부터 입을다물고 계신다.
그리 말이 많으신분은 아니었지만 저렇게 한마디도 하지않는다는건 은영을더 힘들게했다.
"집 구할테니 걱정말아요.....당분간 목사님댁에 가시던지요.."
"..........."
"이번주까지 비워줘야 하잖아! 엄마!"
역시 아무 반응이 없다.
자포자기인가?
살아계실때에도 그렇게 차갑게 구시더니......
이제와서 후회라도 하고 계신걸까?
"휴......나 갔다올께..."
은영은 무거운 마음이로 집을 나왔다.
그동안 밀린 월새를내고 이것저것 처라하고나니 돈이 남아있질않다.
집은또 어떻게 구한단말인가....
정말이지 구질구질하고 힘에겨워 살고싶지않을정도다.
은영은 하는수 없이 휴학계를 내야한다는 사실을 점차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제 한학기만을 남겨놓고...
이렇게끝내기엔 너무나 아까운데....
은영은 차창으로 나타나는 지성의 집을 바라보았다.
이렇게큰집에서 돈걱정도 없이...
마냥 편할줄만 알았던 지성은....
자신보다도 더 불행해 보였다.
은영은 그의 집으로 향하면서 정원에 피어난 꽃들을 바라보았다.
정성스럽게 키워진것들...
하다못해 정원의 이런꽃들도 보살핌을받고 아껴주는대..
건물안의 저 왕자님은...
자유마저 빼앗겨버리고...
아무도 보살펴주질않는다.
누구보다도 가장 보살핌이 필요할텐데도...
"안녕?"
은영은 조용히 지성에게로 다가갔다.
지성은 바닦에업드려 뭔가를 읽고있었다
"뭐하니?"
"......."
지성이 은영을 올려다보더니 활작미소를 지었다.
"약속했잖아....오기로"
"응! 약속지켰어....다시 올꺼지?"
"............."
은영은 그저 아무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날씨도 좋은대 우리 나갈까?"
은영은 지성의 손을잡고 한계단 한계단 조심스럽게 내려왔다
지성은 무의식중에 주위를 둘러보며 은영의손을 아플정도로꽉잡았다
은영은 아푸다고 말하려다가 그의 겁먹은 얼굴을보고 입을다물었다
그의불안이 어쩐지 이해가 갔다.
은영은 그를 뒷문으로대리고 나왔다
뒤에있는정원은 앞의것보다 좋지않았지만 더 넓고 숲에 가까웠다
지성은 잠시 주춤하다 은영을 바라보았다
뭘해야 할지 모르나보다...
은영은 그의손을 잡아 위아래로 흔들며 천천히 걸어나갔다
뜨거운 태양이얼굴로 내리쬐었다.
지성은 얼굴을 손으로가리고 탱양을 바라보았다
재미있는지 연신 손가락사이로 태양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눈버려! 나빠지면 어쩌려고?"
지성은 빙그래 웃더니 앞으로 달려나갔다
"봐~~~~~~~ 나 뛰어도돼! "
"그래......."
그는 그의 커다란 덩치로 껑충껑충 뛰어다니며 정원을 헤집고 다녔다
은영은 그런 그를보며 빙그래 웃어주었다.
성진에게 지금의 외출은너무나도 귀한 경험이었다
"여기서 뭐하는 겁니까!"
차가운 여자목소리가 은영의 등뒤로들려왔다
순간 지성이 자리에 멈추어 서서 겁먹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그저 산책을..."
"누구 허락을받고 나온거죠?"
"죄송합니다, 전 앞에있는 정원은 않된다고 하시기에...여긴 괜찬은줄 알았습니다"
"............사전에 허락을 받고 행동하세요! "
주인여자는 지성을 한번 흘긋보더니 다시 은영을 바라보았다
"오늘은 가족모임이 있습니다. 그만 돌아가세요"
".......네"
"그리고너! 올라가서 준비해라! 어서!"
지성은 우물주물하다 여자가 소리치자 은영의 뒤에와서 섯다.
그는 자신보다 훨씬작은 은영의 뒤에서서 몸을 숨겼다
그의 손이 은영의 옷자락을 움켜쥐었다
"싫어요! 아무대도 않가"
"뭐야?"
"........안가! 여기서 함께있을거야!"
".....말도 않돼는 소리마! 이건 너때문에 모인파티라고! 니가나가야하는파티야! 괜한실갱이하지말고 얼른올라가!"
"........싫어!!!!!!!!!!!!!"
지성이 은영에게서 떨어질 기미가 없자 여자의 얼굴이 더욱 일그러졌다
"좋아! 그럼 이여자도 함께가면 갈래?"
지성은 잠시 우물주물하더니 힘차게 고개를 끄덖였다
여잔 코웃음을치더니 은영을 바라보았다
"흥! 아주 별꼴을 다보겠네~ 준비해요. 옷은 이쪽에서 준비하지."
여자가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지성이 크게 숨을내쉬며 은영의 어깨에 고개를 묻었다
"숨이 멈춰졌어!"
"..........바보야! 그렇다고 날끌어들이면 어쩌니?"
".......하지만 너랑 같이있는게 좋은걸??"
"그래도 이건 가족모임이라잖아! 내가가면 더 이상할꺼야"
".........나도 가본적없어........무섭단말야.........저아줌마두....무서워서.."
은영은 돌아서서 지성을 올라다 보았다.
그는 땅을 바라보며 고개를 들지못하고 있었다
흘러내린 그의머리칼을 쓸어넘기려고 은영은 발꿈치를 높게 들어올려야했다
"잠깐만이야! 잠깐만 들어갔다가 갈거야"
"정말? 같이갈꺼야?"
"......휴 그래. 왜이렇게 너한텐 말려들어가는지 모르겠다..."
은영은 그의 싱긋웃는 모습을바라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이러다 그의 웃는모습이 좋아지면 어쩌지?
그럼 앞으로 그를 위해 더 많은걸 하려고 할텐데....
조심해야겠군! 좋지않은징조다........
* 10
*************절대 고독***********
세상에 별천지 별천지 이런 별천지가 있을까?
가족모임이라던 파티는 생각했던것과 너무도 다른것이었다.
화려한 의상들과 음식들....
은영은 주늑이 들었다.
입고있는 햐얀 원피스도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지성은 신기한듯 주위를 둘래둘래 바라보며 연신 희희덕 거렸다
사람들은 무리를지어 조금씩 뭔가를 흘긋거리며 속삭였다
그들이 바라보는건 지성과 자신이란걸 알고있었다
하지만 은영은 지성이 부여잡은 손을 놓지않았다
"배고프니?"
"아니~~~~"
지성은 고개를 흔들어 보이더니 은영을바라보았다
"딴사람같아!"
"쿡쿡 마찬가지야! 정장이 잘어울리는구나..."
그는 검은색정장을 입었다.
멋지게 뻣은몸매를 잘들어내주었다.
목이 답답한지 타이를 느슨하게 풀어내렸다
하지만 은영은 왠지 그걸 바로잡아주고 싶지 않았다.
지성을 위한 파티라더니...뭘위한거란 말인가?
모두 제각기 즐기고있을뿐 아무 명분도없는 파티였다.
은영은 사람들을 구경하다가 지성이 옆에없다는걸 알았다.
순간 은영은 놀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어디간거지?
온몸이 긴장으로 솜털까지 곤두설 지경이었다
사람들을 헤집고 겨우 찾아낸곳에 지성은 핑크빛 음료를 마시고있었다.
"여기서 뭐하는거야! 걱정했잖아!"
지성은 은영의 다그침에 돌아보더니 빙그래 웃는다.
"이거 대게맛있다!! 먹어봐~~~~~~"
지성이 들이민곳에선 톡쏘는 술냄새가 났다.
달콤함에 숨겨져있는 강한 알콜향......
"이런 바보가!!"
그때 백발의 노인이 막 문을들어서고 있었다.
그뒤로 그 여자도 함께...
은영은 슬며시 지성의 팔을 잡고 뒤쪽으로 이끌었지만 그의 커다란 덩치가 마음대로 움직여 주질않았다
"회장님이십니다!"
약간의 술렁거림마져 사라지고.......
노인이 마른기침을 조금하더니 입을띠었다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오늘은 아주 뜻깊은 날입니다.우리가 이끌어온곳이 이제 삼십주년이 되어갑니다. 그동안 힘든일도 많았고 즐거운 일도 많았습니다. 함께 노력해주신 여러분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그리고 오늘 이자리에서 들일말씀이있습니다. 그동안 경영권분쟁이 일어나고 있다는걸 압니다. 내가 자리에서 이제막 물러섯는대도! 서로 주권을 잡을려고 아우성치더군요. 이자리에서 똑똑히말하지만 후계자는 내아들,,,,,,,,,,,,"
노인이 지성을 바라보았다.
잠시 은영을 바라보는듯 했지만 착각인가 싶을정도로 순식간에 지나갔다
지성은 비틀거리며 은영에게 기대었다
"내아들 지성뿐입니다. 그 어느누구도 그자리를 넘겨받지는 못할겁니다. "
"그건 말도않돼~"
여기저기서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개중엔 낮게 비웃는 사람들도 있었다.
저런 병신이 뭘할수 있다는 말인가!
흥 허수하비를 새워놓고 어쩔생각이냔 말야! 회사를 말아먹겠단건가?
코웃음소리와 뒤섞인 불평들이 쏫아져 나왔다.
그때갑자기 지성의 커다란 웃음소리가 홀안을 가득 메웠다
"큭큭큭....하하하하!"
모두들 놀라 입을 다물었다.
지성은 고개를 천천히 들어올렸다
그의 얼굴엔 여지것 은영이 보지못했던 잔인함이 들어있었다
차갑게 도사란 증오에찬얼굴....
"쿡쿡.........."
지성은 노인에게 한발두발 걸어갔다
은영은 그에게 거의 매달리다시피하면서 따라갈수밖에 없었다
노인의 바로 코앞에 서자 지성은 천천히 노인에게 얼굴을 가져가 귓가에 입을대었다
그리고 그말은 겨우겨우 은영에게까지 전해져왔다
".......꼴좋군! "
노인의 표정이 삽시간에 파랗게 질려버렸고 지성은 호탕하게 웃으며 밖으로 나갔다
물론 그의옆구리엔 은영이 딸려나가고있었다
순식간에 파티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은영은 지성을 부축하며 온갓상상에 시달려야했다
정신이 돌아온건가?
아님 처음부터 재정신이었던가?
뭐지......어떻게된거지?
이건......
뒷문에서 정원으로 나왔다 서늘한 바람이 머리칼을 흩날렸다
지성은 정원에서 계속 앞으로앞으로 걸어나갔다
그리고 커다란 소나무가 나오자 자리에 주저앉았다
은영은 그의앞에서서 우물쭈물하며 어쩔줄 모르고있었다
이렇게 당황해보긴 처음이다.
어떻게하지?
뭐라고....
지성은 잠시 앉아있더니 천천히 은영을 바라보았다
"속이 이상해!"
"뭐?"
은영은 화들짝 놀라며 그의얼굴을 살폈다
평소의 지성이다..............!!
그럼 아까그모습은?
그말은?
"막 아프고 지진난거같아...........우........냄새도 이상해...."
"내가 누군지 알아?"
"바보! 내가 왜몰라!"
지성은 은영의 손을 부여잡더니 강제로 자리에 앉게만들었다
그리곤 벌러덩 은영의 무릎을 배고 누웠다
"우와~~~~~~~~~~시원하다!"
그의 눈이 감겼다
은영은 조심스럽게 그를 살펴보았다
뭔가 이상하다.....
뭔가............
* 11
***********유리가면*******
기억나시죠?? 유리!! 잊지않고 계셨기를....(참고로 지성의 동생으로 나오죠 아마??)
"나가!"
또다시 전쟁이 시작되었다
유리는 지성의 옆에서 한시도떨어지려고 하지 않았다
지성은 어느사인가 말로만 유리를 겁주고 있었다
유리는 싱긋웃으며 지성의 옆에 다소곳이 앉았다
"무슨책봐?"
"........씨끄러!"
"나도 읽어줘!"
"넌 들어도 몰라!"
또다시 유리는 지성을 바라보며 웃는다.
지성은 목을가다듬으며 유리의 시선을 피했다
맑은유리의 눈동자가 집요하게 지성을 따라다녔다
"쿡쿡 오빠 얼굴 왜 빨개지는건데~~~~~~~~??"
그말에 지성은 벌떡 일어나 자켓을 집어들었다
"어디갈려고?"
유리는 지성의 뒤를따라가며 연신 생긋거렸다
지성은 막 문을나서기전에 흘긋 유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유리는 환하게 웃어주었다
그리고 그런 유리의 얼굴위로 지성이 문을 꽝하고 닫아버렸다
유리는 지성의 발소리가 들리지않게되자 더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고집세고 깐깐한녀석이.....저렇게 순진할줄이야!! 쿡쿡 그 많은 소문들은 다 거짓말이었나? 어~~~~이럼 일이 너무 쉽게끝나겠는대....쿡쿡"
**************체리향과 커피향**************
"그만먹어 바보야!!"
지성과 은영은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지성은 엄청난 양을 은영보다 더빨리먹고 후식으로 체리주스를 마시고있었다
다큰녀석이 채리주스나 마시고 앉았구...
"난 아직 반도 못먹었단말야!!"
"무슨소리! 나랑 같이먹구 어째서 넌 더 늦게먹냐고!!"
"거야 내가 너보다 속도가 느리니깐 그렇지!"
"하긴~~~~~~니가 뭐는빨리하겠니....쯧쯧"
"그건 무슨뜻이야!"
은영이 발끈 성을내자 지성은 씨익 웃어보이고 채리주스를 들이켰다
은영은 아직 반도다 먹지못한 음식을 아쉬운듯 내려놓고 옆에있는 커피를 집어들었다
저녀석 먹는거에 넋이나가는게 아니었다
어쩜 그렇게 개걸스럽게 먹는지....
누가보면 몇일 굶겨논줄 알정도이다.
은영은 커피향을 들이키며 몇일전일을 생각했다
지성은 그뒤로 아무것도 기억나질않는다고 한다.
내가 옆에온것까진 기억이나는대....
그뒤에 있던일들...
단순히 술때문이었나?
그럴수도 있는걸까??
길게 한모금 들이키며 은영은 입가에 맴도는 커피향을 음미했다
"그렇게 쓴걸 왜먹는지 모르겠네!"
"그러는 너는 그런걸 왜먹니? "
"얼마나 달콤하고 상큼한데~~~~~~~~"
"상큼? 쿡쿡 그게 어떤건지 알구 말하는거냐?"
녀석이 말할땐 정말 나도 잘쓰지않는 단어들이튀어나오곤 한다.
저런것도 습관중 하나일까?
이미 몸에 배어버린 말들...
"당연하지! 내가 바본줄알아?"
은영은 쿡쿡 웃으며 커피을 또다시 들이켰다
지성이 얼굴을 찌프려왔다
"왜그래?"
"그런거 먹지마!"
"뭐야? 왜?"
"몰라! 근대 싫어 설탕두 않넣고 크림도 않넣구..."
"이젠 나 뭐 먹는거까지 간섭이냐?"
"그래도 그렇게 먹지마!"
은영은 지성의 얼굴을 바라보며 미간을 찡그렸다
뭔가 떠올리고 하는말 같은데....
뭔지를 모르겠다
"싫어! 난 내가 먹고싶은대로 먹을꺼야!"
"사람같지가 않아! 단것두 안먹고. 맨날딱딱한 말만하고!"
"그게 너랑 무슨상관이야! 난 나대로 살꺼니깐 신경꺼!"
은영은 지성의 머리칼을 흩으리며 자리에서 일어섯다
순식간에 지성의 손이 손목을 죄어왔다
그리고 어느순간 은영은 지성의 무릎에 안아있었다
"무슨짓이야! 당장 놓지못해!"
"바보멍청이!"
지성의 입술이 은영에게 다가왔다
은영은 몸을 뒤로빼다가 얼른 고개를 돌려버렸다
은영이 밀어내려하자 지성은 은영의 양손을 잡아 등뒤로 돌리고 은영을 더가까이 끌어당겼다
그리고 어느순간 짙은 체리향이 입안에 감돌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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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과 함 께
로맨스여 영원하라~~~~~~~~~~~~ 제 2 화 여덟살짜리 남자가......대쉬할때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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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1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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