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 비에 젖은 진흙바닥, 여름밤 모기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야외 락 페스티벌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공연과 음악을 즐기려면, 매주 홍대 앞에서 벌어지는 클럽 공연을 찾는 것이 더 쉬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야외 페스티벌은 무엇보다도 관객과 아티스트 모두가 함께 축제를 즐길 수 있다는 큰 매력이 있다. 락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같은 곳에서 함께 놀다 잠든 경험을 잊지 못해 매년마다 펜타포트를 다시 찾는 이유일 것이다.
락의 세계, 문이 열리다
낮 12시, 서브 무대인 드림 스테이지에서 Achime의 청량한 연주가 터져 나오는 것으로 펜타포트 둘째 날이 시작되었다. 이른 시간에 시작한 오프닝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이 모여들어 공연을 즐겼다. Achime의 깔끔한 연주에 안정적인 음향 시설이 뒷받침된 멋진 라이브 공연이었다. 그 뒤 등장한 폰부스는 무대 위에서 '다음번에는 좀 더 어두울 때, 좀 더 큰 곳에서 만나길 바란다'라고 외쳤다. 관객들은 환호성으로 응원의 뜻을 전했다.
* 특히 여성 관객들에게 큰 인기를 끈 10cm
'펜타포트의 쉬어가는 타이밍'이라고 자신들의 공연을 소개한 10cm는 보컬과 젬베, 기타, 객원 멜로디언의 단출한 구성으로 어쿠스틱 공연을 보여주었다. 이들은 펜타포트라는 큰 무대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여유롭고 재치 있게 공연을 이끌어 갔다. 신나고 시끄러운 펜타포트에서 어쿠스틱 음악을 하는 팀의 공연은 늘 약간의 걱정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10cm가 부르는 곡들은 그저 ‘조용한 노래’가 아니라 리스너들을 들뜨고 설레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첫째 날 이장혁과 오소영의 공연 때 음향이 퍼지는 느낌이 들었던 것과 달리, 둘째 날의 드림 스테이지 음향은 밴드 뿐 아니라 어쿠스틱 팀에게도 적절하게 조절되어 안정적인 공연이 진행될 수 있었다.
한낮의 태양보다 뜨거웠던 공연들
* 햇볕을 그대로 맞으며 열정적인 공연을 펼친 The Koxx
삼익악기 부스 옆에 마련된 오픈 스테이지는 작고 음향시설도 부족했지만, 공식 라인업에 등장하지 않은 팀들이 거리공연 형식으로 등장하여 관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둘째 날 이곳에서는 10cm와 시조새, The Koxx 등의 공연이 펼쳐졌다. 오픈 스테이지의 작은 앰프들은 어쿠스틱 공연에는 큰 무리가 없었지만, The Koxx와 같은 강력한 사운드를 내는 밴드들이 공연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기본적인 음향 시설이 미비한 무대에 밴드들을 초청한 것은 주최 측의 배려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이들은 공연 도중 무대 밑으로 내려와 관객과 직접 몸을 부딪치고 스티커를 나눠주는 등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모습을 보였다.
* 말 그대로 '열창'! 국카스텐
펜타포트 무대의 오프닝인 뷰렛 공연은 한 시간여 늦게 시작되었지만, 두번째 순서인 국카스텐 공연은 예정된 시간에 시작되었다. 국카스텐은 작년 EBS 헬로루키로 선정되어 펜타포트 무대에 섰었다. 그 후 1년만의 펜타포트 공연이다. 한층 더 강력해진 라이브 실력과 인기를 과시하듯, 화려하고 다양한 기타와 보컬 이펙터가 돋보이는 곡 <붉은 밭>으로 국카스텐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땡볕 아래서 신나게 놀아봅시다!'라는 보컬 하현우의 말에 화답이라도 하듯, 관객들은 떼창, 박수, 슬램 등의 리액션을 물 흐르듯 이어가며 신나게 공연을 즐겼다. 마지막 곡 <꼬리>까지 여섯 곡을 연주하는 동안, 국카스텐은 여느 때처럼 음악에 심취된 모습과 몸짓으로 자신들의 곡을 풍부하게 표현해 냈다.
Is This The Real Life? 환상적이었던 여름 밤
* 세련된 '뿅뿅'거림 LCD Soundsystem
저녁시간, 펜타포트 스테이지에서는 이날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해외 팀인 LCD Soundsystem과 Hoobastank의 공연이 진행되었다. LCD Soundsystem은 공연 도중 잡음이 섞이는 음향 사고가 약간 있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신나는 무대를 보여주었다. 누군가가 '춤판이다!'고 소리칠 만큼, 관객들은 춤을 추며 이들의 공연을 즐겼다. 댄서블한 일렉트로닉 음악이 가진 파급력은 매우 커서, 스테이지 옆 푸드존에서 쉬고 있던 관객들과 스탭들까지 자리에서 일어나 춤추게 만들었다.
* 펜타포트 전체에 울려 퍼지던 Hoobastank의 노래
이날의 헤드라이너 Hoobastank는 불안정한 라이브에 대한 기존의 편견을 깨고 열광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어느새 서늘해진 밤공기를 가른 <Crawling In The Dark>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안정적인 라이브와 적극적인 무대매너는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어냈다. 보컬 Doug Robb은 관객들을 향해 ‘손을 보여달라’며 박수를 유도하고, 노래를 가르쳐주며 여자 관객과 남자 관객이 각각 다른 구절을 따라 부르게 하는 등 적극적인 무대매너를 보여주었다. 관객들과 소통하며 ‘함께 노는’ 모습을 보인 이들의 공연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당신이 펜타포트를 찾는 이유
* Let's Rock!
Hoobastank가 우리나라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The Reason>을 연주할 때는 많은 관객들이 노래를 따라 불렀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경계가 무너지는 이 순간! 여러 가지 불편함을 감수하고 수많은 음악 팬들이 대규모 야외 페스티벌을 찾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Doug Robb은 ‘이번이 한국에서 네 번째 공연인데, 올 때마다 점점 더 좋아진다. 아름답다.’고 말했다. ‘여러분 멋지다, 아름답다’는 이 날 아티스트들이 관객들에게 유난히 많이 던진 말이었다. 페스티벌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역시 관객이다. 펜타포트는 올해 5회를 맞이했다.이쯤이면 날씨가 어떻든, 라인업이 어떻든, '찾을 만한 페스티벌'로 자리잡아야 할 것이다.인천에서 매년 락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락 팬 여러분, 올해도 내년에도 락앤롤!
첫댓글 잘읽었습니다~ 내년엔 꼭 가보고싶어지네요! ㅠㅠ
네! 댓글감사드립니다~ㅠ.ㅠ!!!!!!!!!!!!!!!
날씨가 어떻든 라인업이 어떻든 찾을만한 페스티벌로!!! 내년에도 가야징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