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신랑은 항상 보내는 모닝문자에 영혼이 실리지 않은 축하한다는 말로 지나가고..
친정부모님.. 까먹으신 것 같고..;;
뭐. 30대 중반을 향해가며 누가 내생일 챙겨주길 바라는 것도 아니고.ㅋ
퇴근하려는데 시어머니께서 문자를 보내십니다.
"OO야, 니 아버지가 생일이라고 고심해서 백화점까지 가서 니 선물사셨댄다. 거기까지 가서 너 보지도 못하고 1층에 맡겨놨다고 하신다. 찾아가라.. 생일 축하한다^^"
문자에 벙쪘습니다. 음???
결혼한지 4년째인데 아들이고 며느리이고 따로 생일을 챙기시진 않습니다.
저희는 한달에 한번 가족 전체가 모이는데 그럴때 같이 축하하고 넘어갑니다.
아. 저흰 명절때도 안모입니다. 황금연휴는 알아서 놀라고 하십니다. 좋겠죠?
그냥 한달에 한번 정기모임으로 모든걸 해결합니다.
근데 새삼.. 직장까지 오셔서.. 선물을???
어쨌든 아버님이 맡기신 선물을 받았습니다.
백화점 화장품 코너에서 며느리 줄 선물 고르시는 모습. 절대 상상이 되지 않아요.
근데 더 놀라운건. 아버님의 손으로 쓴 편지가 있었어요.
좀.. 오글거리고.. 민망하고... 뿌듯하고....
그치만 글 쓰고 있는 지금도.. 마음이.. 찡하고 .. 벅찹니다.
뭐랄까. 아버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얼마전 은퇴하시면서 선물드리면서 뭔가 허전하여 가족들끼리 막내며느리가 대표로 편지 쓰자고 하여...
편지 썼었는데 그래서 신경써주신 것 같아요.
전 시집와서 이 집안의 막내가 되었어요.
친정에선 장녀였는데 여긴 남편이 2남1녀중 막내이고, 제가 남편보다 어리니 제일 막내이지요.
시부모님은 저를 이름으로 부르십니다.
때때로, 혹은 자주 저는 이 집안에서 제가 아낌받는 다는 걸.. 배려 받는 다는 걸 느낍니다. 친정에선 항상 제가 챙겨야 했는데 여기선 저를 챙겨주시네요.
막내란게 참 좋네요.. 사랑받는 느낌이 참 좋네요.
자랑질인데.. 주체가 안되네요..^^;
아버님 맘속엔. 막내아들이 아직 위태위태해보여 못미더우신 것 같은데
걱정마세요! 제가 꽉 잡고 있어요^^
잘 살테니 걱정 마세요
마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남편은 20대까지 편지 간혹 받았다며 특별한 일 아니니
저보고 너무 감동하지 말라는데 좋은 걸 어떡합니까.
그냥 딱 24시간동안 감동의 늪에 허우적 거리고 있으렵니다.
첫댓글 그것 참
며느리에게 손글씨로 편질 썼다고...?
나랑은
레벨이 다르네...
ㅠㅠ !
예비 ㅅ ㅇ ㅂ ㅈ , 한수배우고 감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