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주요 소비처가 가정으로 바뀌고 있고 다국적 콘텐츠 기업의 진출로 세계시장이 완전 개방형으로 전환되고 있다. 또 고객들의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는 멀티브랜드(Multi-brand) 시대가 열리고 콘텐츠 개발업체, 서비스, 초고속망 사업자가 결합하는 이른바 다자간 연합 수익모델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속에서 지난해 전세계 콘텐츠 시장은 8840억달러로 급성장했고 국내도 12조원대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고 있는 콘텐츠 산업의 신조류를 소개한 삼성경제연구소(SERI) ‘콘텐츠 비즈니스의 새 흐름과 대응전략’ 보고서를 요약정리한다. <편집자주>
보고서는 세계 콘텐츠 산업의 메가트렌드를 이끄는 원인으로 사회의 중심가치 변화를 꼽고 있다. 일과 현실의 굴레에서 벗어나 ‘환상(Fantage)’에서 즐거움을 찾고 놀이를 통해 자아를 실현하려는 경향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 바로 패러다임 원동력이란 것이다.
이같은 추세에 맞춰 콘텐츠 산업은 소비자가 중심이 되고 인간의 감성과 휴머니즘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5년후 세계 콘텐츠 산업은 인간의 노동과 놀이를 하나로 일치시키고 현실과 환상을 통일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런 변화는 크게 홈 엔터테인먼트(Home Entertainment)시장의 팽창, 시장의 완전개방, 멀티브랜드 선호, 다자간 연합 수익모델 확산, 고급적 통속함(Fusion) 등 5가지 신조류로 분류된다.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 팽창 〓 여가시간의 증대와 맞춤형 소비풍조의 확산, 다양한 디지털 정보기기들의 발전이 바로 문화콘텐츠의 소비처를 가정으로 바꾸고 있다. 고객들은 기존 콘텐츠 소비처였던 극장, PC방, 공연장, 미술관보다 좀더 편하고 집중적인 감상효과를 얻을 수 있는 가정에서 이들 콘텐츠를 소비하고자 한다.
보고서는 이같은 변화의 움직임으로 다양한 가정내 미디어 기기들의 진화를 들고 있다. 즉 게임시스템, 오디오센터, 셋톱박스, 디지털비디오레코더 등과 같은 기능을 모두 지닌 미디어기기들이 등장하고 있다.
또 통신과 방송의 융합이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촉진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 증거로 국내에서도 KT의 위성방송과 초고속망, SK텔레콤의 무선망과 케이블망을 이용한 콘텐츠 서비스 산업이 이미 경쟁구도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시장의 완전개방 〓 이미 다채널 다매체로 전환된 콘텐츠 시장이 AOL타임워너, 월트디즈니, 비방디유니버설 등 세계 7개 미디어콘텐츠 복합그룹의 전방위 세계시장 공략과 맞물리면서 ‘국경없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보고서는 이같은 사례로 종전에 국가별로 폐쇄적이었던 방송시장이 실질적인 개방화가 이뤄지면서 국경을 넘어 영향력을 행사하는 다수의 미디어 콘텐츠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중국 미디어시장이 세계 미디어그룹의 격전장으로 변모하기 시작했고 이같은 흐름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같은 움직임은 세계 콘텐츠 시장이 점차 ‘하나의 시장’으로 단일화되고 있고 이를 통해 산업성장과 기술발전이 비례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멀티브랜드 선호 〓 멀티브랜드는 말그대로 같은 종류의 콘텐츠가 다양한 브랜드로 시장에 선보이면서 고객들의 선택권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고객은 몰론 기업에도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변화로 시장의 완전개방과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중심의 영화시장이 점차 한국, 중국, 인도, 이란 등도 주요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면서 과점체제가 붕괴되고 있다. 또 매스미디어그룹의 시장지배력이 약화되고 포털사이트, 웹캐스팅(인터넷 방송) 등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다.
이는 결국 다채롭고 전문화된 콘텐츠 브랜드가 시장을 지배하는 세상이 도래하고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보고서는 중국 CCTV가 모두 11개의 채널을 운영하면서 정치, 경제, 문화, 예술, 영화, 군사, 과학 등으로 전문화되고 있는 경향을 소개하고 있다.
◈다자간 연합 수익모델 부상 〓 디지털방송 등 새로운 수익모델을 위해 콘텐츠 제작사는 몰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통신서비스업체 등 다자간 연합이 필요하다. 이는 실제 고객까지 이르는 서비스가 어느 한 사업자의 역량만으로는 불가능해 연합체 구성을 통한 전방위 지원이 불가피해진 콘텐츠 사업의 거대화에 기인하게 된다. 또 단조로운 광고의존형 수익모델에서 탈피하려는 미디어 콘텐츠 업계의 의지도 이같은 움직임을 가속화시키는 원인이다.
◈고급적 통속함(Fusion) 〓 보고서는 소비자 대중의 문화적 수준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콘텐츠에 대한 판단기준이 단순한 재미추구에서 예술성(작품성)에 비중을 두는 경향으로 전환되는 것을 ‘퓨전화’로 정의하고 있다. 즉 재미와 의미는 몰론 품격을 함께 추구하는 콘텐츠만이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같은 5가지 신조류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전세계 콘텐츠 업계는 가정용 콘텐츠 개발, 콘텐츠 업체의 대형화를 위한 소유구조 개방화, 콘텐츠 종합유통을 위한 신디케이트 모델 구상, 공급자 위주의 콘텐츠 개발 지향, 소비자 요구를 최대한 반영한 주문생산(COD;Creation on Demand) 필요성 등 4가지 키워드를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