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못 꾼 꿈이 지워진 거예요 마음이 시끄럽네요 쮸릿, 쮸릿, 칫, 칫 물이 끓고 있나요?
머릿속을 지우개로 박박 지웠더니 보글보글 구름이 생겼어요 요리에 앞서 별표 3개라는 걸 잊지 마세요 너무 많이 문지르면 검게 비구름이 된다는 걸 알아야 해요 그럼 한쪽으로 쓸어버려야 하죠 쓸려나간 구름은 어디선가는 필요로 하거든요 아픈 배 문지르던 엄마의 손길로 잘못 디딘 첫발을 지워봐요 뒷걸음질치며 구름이 송골송골 피어날 테니까요
일단은 지나가는 뜬구름 낚아채 통째로 집어넣어야만 해요 낚아챌 때는 빠른 감각, 두꺼비 혀의 본능이 중요해요 토끼 기린 강아지 오빠 엄마 물고기 할머니 얼굴로 수시로 변하거든요 강아지가 싫으면 절대로 피해야 하니까요 오빠와 엄마를 요리하고 싶으면 적절할 때 낚아서 납득시킬만한 꺼리가 필요해요 잘못하면 당신이 설득 당할 테니까요 할머니에겐 안개구름 한 소반 선물해 봐요 그럼 그 속에 감춰진 추억을 하나하나 따내며 끄덕끄덕 하시겠죠 그리고는 겹겹이 포개진 뭉게구름 동강동강 썰어야 해요 구름의 남쪽, 비늘구름 잡아 당겨 살점만 떠 넣고요 다시 제 위치에 걸어놓아야 해요 요리는 늘어놓고 하면 곤란해요 제 살점을 잃은 구름은 몇 초 지나지 않아 다른 형상으로 변해 떠나가버려요
하악, 그새 악어가 입 딱 벌리고 급 하강하는 줄 알았어요! 간이 철렁했죠 긴 꼬리를 끌며 지나간 뒤에 간을 보니 싱거워요 소금을 좀 더 넣어야겠네요
요리를 하다 보면 알게 되죠 구름을 절대 새총으로 쏘아 잡으면 안 돼요 조리법에 어긋나는 일이죠 빗맞기라도 하면 냄비에 구멍이 나요 조루처럼 빵빵 뚫린 구멍으로 빗줄기가 쏟아질테니까요 조리법에 의하면 그 총탄자국은 밤에만 보인다지요 그것은 인간들이 쏘아댄 빗나간 꿈이에요, 별들의 실체라고도 해요
요리가 다 됐나요? 새털구름이 하늘 가득 웃자라 피었어요 여러 빛깔로 아롱진 꽃구름이 피었어요 배추흰나비가 노루귀 꽃잎에 앉았어요 지나가던 바람 배추흰나비 날개깃에 머무네요
요리는 다 되었나요, 꽃구름?
[당선소감] 시는 내 운명의 굴레
서머싯 몸의 '인간의 굴레'가 생각난다. 필립은 장애인으로서, 고아라는 환경으로, 예술적 고뇌 때문에, 여성에 대한 집념 등 운명적으로 쓰인 굴레를 힘겹게 극복해간다.
내 삶도 어찌보면 필립과 닮아 있다. 어린 날 부모님을 여의고 우리 가족은 폭탄 맞은 듯 뿔뿔이 흩어져야 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그 파편 조각은 어느 수집가에 의해 귀하게 쓰임을 받았고 그 배려로 내 삶은 훈훈하게 생기를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필립과 같은 굴레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그러다가 조금 늦게 시를 접했다. 시는 오랫동안 내 삶의 밤하늘이었고 별이었고 꿈이었다. 이런 내게 날아든 당선 소식은 내 생의 어떤 소식보다 날 기쁘고 두렵게 했다. 운명처럼 조이던 굴레가 어쩐지 그리 무겁고 힘겹게 여겨지지 않았다. 이제 나는 내 운명의 굴레보다 더 나를 옥죌 시의 굴레를 기껍게 쓰려 하기 때문이다.
시에 참신한 상상과 메타포의 날개를 달아주신 중앙대 예술대학원 김영남 선생님, 서투른 날갯짓을 소중하게 보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 부산일보사에도 감사드립니다. 감사할 분은 많으나 가슴으로 인사를 대신합니다. 별뫼 친구들, 정동진 회원님들과도 이 기쁨 밤새도록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심명수 / 1966년 충남 금산 출생.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정 수료. 인천은광학교 근무
정현종 시인
정호승 시인
나희덕 시인
[심사평] 상상력 증폭시키는 힘과 감각
시 부문 투고자들 중에서 본격적인 논의 대상으로 압축된 것은 강가영, 김승원, 최류, 김경덕, 심명수 등이었다. 이 다섯 사람의 작품은 각각 개성적인 목소리와 일정한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고 여겨졌다.
강가영의 섬세한 조형력, 김승원의 현실에 밀착한 시선과 절제된 표현, 최류의 독특한 존재론적 사유 등은 모두 소중한 것이었지만, 당선작이 되기에는 다소 인상이 약했다.
마지막으로 김경덕의 '포쇄도'와 심명수의 '쇠유리새 구름을 요리하다'를 두고 적지 않게 고심했다. 김경덕의 시가 고전적 기품을 지니면서도 언어를 탄력있게 운용할 줄 알고 시의 묘미를 만들어내는 솜씨를 보여준다면, 심명수의 시는 착상이 재미있고 상상력을 증폭시켜 나가는 힘과 감각을 지니고 있다. 이 대조적인 세계 중에서 심사위원들은 결국 좀더 젊고 신선한 목소리를 선택했다. 심명수의 투고작 10편이 두루 고른 수준을 보여주고 있어서 더욱 믿음이 갔다.
당선작인 '쇠유리새 구름을 요리하다'는 상상력의 요리법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다채로운 이미지들의 변주를 보여준다. 이런 분출이 다소 소란스럽고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자유로운 이탈과 생성의 순간은 즐거운 몽상으로 독자를 이끌어간다. "낚아챌 때는 빠른 감각, 두꺼비 혀의 본능이 중요해요"라는 구절처럼 감각의 촉수가 예민하고 날렵한 이 신인이 앞으로 차려낼 풍성한 시의 밥상을 기대한다.
첫댓글심명수씨 축하해요. 이 저력을 계속 유지하면 문단을 깜짝 놀라게 할 것입니다. 기대하고 있겠고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결선에 올랐을 분들 여럿 있으리라 믿어요. 특히 단번에 진주문예 결선에 오른 김순애, 이정희, 정경희, 박흥순 씨도 한 해 열심히 했어요. 언젠간는 기회가 오겠지요. 다시 한번 축하해요(김영남)
명수야 ! 다시 한 번 축하한다. 정경희, 이주상 시인과 함께 두 신문사에 결선 진출했구나 ! 부디 문단의 큰 나무로 우뚝 서길 바란다. 그리고 이정희, 김순애, 박흥순, 이문정 시인들께서도 각각 결선에 진출하셨군요. 새해엔 많은 분들께 당선의 영광이 있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김영남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첫댓글 심명수씨 축하해요. 이 저력을 계속 유지하면 문단을 깜짝 놀라게 할 것입니다. 기대하고 있겠고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결선에 올랐을 분들 여럿 있으리라 믿어요. 특히 단번에 진주문예 결선에 오른 김순애, 이정희, 정경희, 박흥순 씨도 한 해 열심히 했어요. 언젠간는 기회가 오겠지요. 다시 한번 축하해요(김영남)
저 역시 선생님께도 축하인사 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그리고 감사드려요.이 모두가 선생님의 가르침 덕분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진주 문예 결선에 오른분들도 이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축하합니다.
선배님~ 정말 축하드려요.*^^*
그리고 진주문예 결선에 오른 선배님, 동기님도 축하드립니다.*^^*
감사~ 신년엔 좋은일 많이 있을거야, 기대!
이름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사진을 보니 언뜻 기억이 나는 심명수 시인 축하해요. 등단은 詩作의 또 다른 시작, 고통의 결을 내면의 나이테로 삭히면서 언어의 꽃을 활짝 피워온 초심 오래오래 견지하시길(한석호)
앗, 한석호 시인님!! 반갑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걸음 해 주시고 축하해 주시니 뭐라 감사의 말을 해야할지..... 감사드립니다. 시인님의 좋은 시 항상 잘 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좋은 덕담 새겨듣겠습니다.
심선생님 축하합니다 지금 제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얼마나 기쁘셔요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으니 크나큰 축복입니다 경인년의 힘찬 출발에 박수를 보내면서...(정정례)
감사합니다. 정정례 누나(?) 회장님~ㅎ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 주시니 가슴이 화 해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선배님, 축하합니다~~! 경인년 멋진 주인공이 되시길! 진주문예 본선에 오르신 선배님들 축하드려요. 모두모두 문운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ㅎ~ 새해에 서영님 역시 문운이 활짝 피시길 바랍니다.
"뭉게구름을 확장하다" 이주상씨도 부산 국제신문에 결선에 올라갔네요? 모두 격려해주세요
이주상님 축하합니다. 새해엔 더 좋은 결실 있으시길...
교수님, 고맙습니다! 앞으로 더욱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선배님 축하드립니다!^^ 선배님의 축하의 말씀 부끄럽고 감사합니다! 이주상 올림
축하 드립니다........^^*
큰일 낼줄 알았지요.......^^
제 생각으로 아마 신춘문예 당선시들 중에 가장 좋은 글이 아닐까 생각해요....
뜨거운 박수를 아낌없이 드리고 싶네요~~~
고맙습니다. 누나~!! 과장이 너무 심하시면 남들이 욕해요 ㅎ 이번엔 누나를 비롯해서 많은 분들도 당선을 기대 했는데 저만 되서 미안하기도 하고 아쉽네요~!! 새해엔 함께 더 열심히 합시다~
심명수씨 ..축하!!! 당선시 읽어봤는데 정말 상상력이 대단하군요 부산일보는 지방지이지만 어느신문 못지않게 실력에 당당한 곳입니다 지금부터 또 다른 시작이라 생각하고 큰 나무 되길 바랍니다 / 최가림
가예 샘~!! 안녕하세요~ 오래간만에 인사 드리네요. 감사합니다~! 우리 교수님 덕분이지요.
네 자부심 갖겠습니다. ㅎ 건상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이문정씨는 "장수풍뎅이 우화기"가 경남신문에 결선에 올랐고, 무등일보에 정경희씨의 "장미와 칸나 사이"와 이주상씨의 "하모니카 소리", 심명수 씨는 영남일보에도 "살구알락나방 애벌레"가 최종 당선작과 경합을 벌였네요? 이주상 씨는 국제신문과 무등일보 두 군데에나 결선에 진출했네요? 거듭 축하해요.
교수님, 거듭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교수님의 훌륭하신 가르치심 덕분입니다. 훌륭하신 선배님들이 계신데... 제가 운이 좋았습니다. 저의 부족함을 제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부끄럽지 않은 제자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제자 이주상 올림
심명수님 가슴이 아리아리합니다 계속 좋은 글로 문단을 환하게 해주실줄 믿습니다
이문정님 정경희님 이주상님도 축하드리고요 김순애왕언니 이정희님 박흥순님도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이주상 드림
금희 누나 고마워요~ 누나 맞나(?) ㅎ 새해엔 모두가 더 잘되길 빕니다.
명수야 ! 다시 한 번 축하한다. 정경희, 이주상 시인과 함께 두 신문사에 결선 진출했구나 ! 부디 문단의 큰 나무로 우뚝 서길 바란다. 그리고 이정희, 김순애, 박흥순, 이문정 시인들께서도 각각 결선에 진출하셨군요. 새해엔 많은 분들께 당선의 영광이 있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김영남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고맙네~!! 앞으로도 많이 도와줘~ ㅎ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새해 첫 구름요리를 너무 맛나게, 아주 재미나게 요리하셨습니다. 다시 한번 축하 드립니다.
결선에 친출하신 이정희샘, 김순애샘, 박흥순샘, 이문정샘 이주상샘 정경희샘 모두모두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이주상 드림
감사합니다. 구름요리는 처음 해본거고 원래 라면을 더 잘 끓이는데요~ 그리고 이주상님 거듭 축하합니다.
심명수 시인에게 축하 박수 보냅 니다 인고의 열매 입니다 .이주상님, 김순애님 이정희님 박흥순님 이문정님 전경희님 축하드리며 희망이 큽니다
고맙습니다! 이주상 드림
감사드립니다.
선배님 축하드립니다~ 뜨거운 박수 보내구요~! 그동안 조용히 다듬었던 내공으로 문단을 빛내주시리라 믿습니다
결선에 진출하신 이문정선배님, 이정희선배님, 김순애선배님, 전경희선배님, 박흥순선배님, 이주상언니..모두모두 축하드립니다~~^^ (김옥진)
고맙습니다! 이주상 드림
고마워요~ 소금이 없었으면 간이 싱거웠을거예요~ㅎ
선배님 거듭 축하드립니다그 리고 결선에 오르신 정경희, 이문정 선배님 이주상 언니 축하드립니다 지난해 열심히 공부한 심화반 모든 분들 올해도 열심히 해서 좋은 결실을 맺는 행운의 한해가 되시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이주상 드림
감사~!! 총무님~
이제야 들어 왔네요~축하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었네요! 심명수씨 다시 한번 축하 하구요.다른 분들도 모두모두 축하합니다..내년에는 더 큰 일들 내시기 바랍니다^^
최명수씨! 정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더욱더 분발하시고 큰일내시기를...이제야 알게되어서 죄송합니다 소천드림
축하인사가 우째 나만 빠졌는감... 늦게나마 축하 합니다. 부디 시업 이루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