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웡카>
1. 순수한 꿈은 언제나 완고하고 억압적인 세계와 추잡한 음모를 극복하고 아름다운 결실을 맺는다. 이것은 현실적인 영역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낭만적인 동화 속 환타지에 불과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환타지는 움츠려있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꿈을 제공하면서 현실을 살아가는 힘을 부여한다. 동화가 주는 특별한 힘인 것이다. 뮤지컬 영화 <웡카>가 그렇다.
2. 최고의 ‘초코릿 제작’을 꿈꾸는 윌리 웡카는 성공을 꿈꾸며 도시로 입성한다. 하지만 도시는 이미 초코릿연합이 지배하는 독점의 세계이다.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웡카의 노력은 수많은 난관에 의해 좌절되고 급기야 도시를 지배하는 사악한 음모에 희생양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럼에도 ‘꿈’은 현재의 모든 위험과 좌절을 극복하는 강렬한 변혁의 힘으로 작용하며, 꿈꾸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삶까지도 변화시키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낸다.
3. 윙카의 도시 입성은 실패로 끝났을 뿐 아니라 여관주인의 음모에 의해 강제노동을 하게 되는 계약을 체결한다. 여관 지하 ‘세탁방’에는 윙카 뿐 아니라 또 다른 희생자들이 노역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초코릿’으로 성공하고 싶은 윙카의 꿈은 무너지지 않았으며, 지속적으로 초코릿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판매하는 비밀스러운 전략을 수행한다. 윙카의 꿈은 세탁소 동료들과 협력하면서 더 커지고 확대된다. 윙카 초코릿의 인기가 높아지자 위기를 느낀 초코릿 연합은 평소 뇌물로 포섭한 교회와 경찰 세력을 이용하여 윙카를 제거하려 하지만 오히려 그들의 비리가 폭로되면서 몰락하게 된다. 영화는 이러한 윙카의 위기와 극복 그리고 마침내 성취되는 승리와 성공의 이야기이다.
4. 도시를 지배하는 어둠을 제거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이야기는 <베트멘>과도 유사하다. 다만 ‘베트맨’의 활약이 어둡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면, ‘윙카’는 초코릿과 노래를 통해 유쾌하게 실현된다. 그럼에도 도시를 지배하는 어둠의 색깔은 유사하다. 비리와 뇌물, 그리고 배타적인 음모를 통해 지배되고 있는 도시의 어둠은 어떤 방식으로 표현되든 인간을 지배하는 사악한 세게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어둠’을 제거하는 방식은 ‘베트맨’의 고독하고 영웅적인 행위와 같이, 또는 ‘윙카’ 속 사람들의 협력과 달콤한 초코릿과 같이, 각각 다르지만 영화 속 어둠은 일시적으로 사라진다. 동화와 잔혹동화의 차이는 여기서 드러난다. 동화는 악의 세계가 무너지고 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이 더 커 보이지만, 잔혹동화는 악의 세계는 결코 무너지지 않은 인간의 사악한 내부에서 파생하고 있다는 점을 밝혀준다. 현재의 악은 제거될지라도 또 다른 악이 도시의 어둠 속에서 자라나고 있기 때문이다. <윙카>의 결말은 동화적 아름다움이다. 그럼에도 ‘악’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영화 속 ‘악’은 달콤한 초코릿에 중독된 그저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악은 또다시 일상 속에서 특별한 징후없이 등장할 것이다.
첫댓글 - 선과 악이 있다는 세계, 그렇다기보다는 선과 악을 만드는 세계가 있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