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도박수수료에 김포의 영혼을 팔수 없다.
- 화상 경마장 추진을 반대하며 -
김포시는 고촌 아라뱃길 김포터미널에 화상경마장을 추진하고 있다. 형식이야 토지를 분양받은 회사가 마사회와 함께 추진하는 화상경마장에 동의서를 보낸 모양이지만 실재로는 ‘김포시 추진’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지방자치단체가 동의서를 보내지 않으면 화상경마장은 설립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포시는 이에 대한 긍정적 효과로 연간 30여억원에 달하는 세수효과를 거론하고 있다. 거기에다가 주택가로부터 떨어져 있는 입지적 조건의 유리함도 함께 말하고 있다. 도시성장과정에서 제기되는 여러 수요에 대응하느라 재원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김포시의 상황에서 귀가 솔깃해지는 유혹적 요소가 있음은 당연하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어디까지나 추정치에 불과한 30억에 집착하여 김포시 전체의 도시브랜드 이미지와 가치추락이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김포시가 주장하는 아라뱃길 김포터미널의 화상 경마장 입지장점은 주택가와 떨어져 있다는 사실말고는 전혀 부적합한 장소다. 해당 지역은 평소 필자가 주장하는 표현을 빌자면 ‘김포의 뼈와 살을 내주고 조성된 장소’다. 최근 수자원 공사는 부품해체 처리용 중고차 수출단지나 분양식 호텔등 토지매각에 집중하면서 김포터미널 전체의 모양새가 크게 어그러지고 있는 상태다. 현대 아울렛의 매장확장 시도도 장기 아울렛 상인들의 반발에 부딪혀 갈등이 번져가는 양상이다.
그런데 화상 경마장은 이와는 다른 차원에서 심각한 부담을 김포시에 안겨줄 수 있다. 현재도 주말에 접근성이 어렵고 교통혼잡이 가중되는 곳이 김포터미널이다. 대중교통도 전무하다시피한 곳이다. 현재 공사중인 중고차 매매단지도 조만간 완공될 것이다. 현대 아울렛도 매장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화상 경마장까지 들어서면 필연적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새로운 진출입로 개설등 제반 기반시설 보완은 김포시 몫이 될 수 밖에 없다.
최근 담당부서에 문의해본 결과 48국도에서 기존 토끼굴을 이용한 소규모의 신규 진출입로 개설에 들어가는 비용 추계치가 70억이었다. 한마디로 당장의 눈에 보이는 이익에 눈이 멀어 그보다 더큰 비용유발을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주말에만 이용인구가 급증하는 화상경마장이 들어서는 상황을 상상해보라. 교통혼잡은 물론 주말 가족 나들이 나온 시민들 눈앞에 돈을 탕진하고 알콜로 허탈함을 메우는 이용객들이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는 상황을 상상해 보라. 최근 수자원 공사는 물류기능 대신 레저 관광컨셉으로 아라뱃길 발전을 재구성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포터미널을 거점으로 김포공항, 아라뱃길, 한강, 마포, 홍대상권을 연결하여 중국관광객까지 끌어들이려는 야심찬 구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아라뱃길 관광특구 지정의 꿈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김포시는 이 흐름을 앞장서서 주도해야 한다.
필자가 오래전부터 주장해온 아라뱃길 상생발전협의회가 이를 주도하는 틀이 되어야 한다. 문제는 다른 현안들과 달리 화상경마장은 이러한 흐름에 역행하는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다된 밥에 콧물 빠트리는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마디로 화상경마장 설립은 아라뱃길에 대한 전략적 접근을 포기하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 다음으로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김포의 관문 한복판에 레저를 빙자한 ‘도박장’을 만들어 서민들의 피눈물 나는 돈을 빼먹자는 철학부재 행정의 모습이다. 김포시는 이용객들 대부분이 상습 원정 도박꾼들이기에 시민들이 여기에 물드는 일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말은 달리 말하면 경마 도박꾼들은 시민들 취급을 안해도 된다는 위험한 사고를 담고 있다. 이 사람들이 자기 재산을 탕진하고 발걸음을 돌이킬 때 김포는 저주의 땅으로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다. 매년 김포를 저주하는 수천명의 사람을 양산하는 부정적 홍보효과는 비용으로 환산할 수 없을 것이다.
눈앞에 보이는 수십억의 돈에 김포의 영혼을 팔지말자.
지금이라도 김포시는 이 계획을 철회하는 공문을 마사회에 보내야 한다. 그리고 누차 이야기한대로 아라뱃길 김포터미널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방안에 대해 심도깊은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행정적 절차에만 매달린채 영혼없는 인허가만 되풀이하는 행태를 이제는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다. 유영록 시장을 비롯한 지역 위정자들의 의지와 결단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