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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이곳저곳을 연결해 주는 골목길은 삶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추억' 그 이상의 장소다. 어린 시절 다방구를 하고 숨바꼭질하면 숨을 곳이 천지에 널려 있던 천혜의 놀이터였고, 늘어선 담벼락은 꼬마 아이들의 낙서장이었던 곳. 굳이 초인종을 누르지 않아도 “00야 노올자~” 하고 부르면 “알았어. 기다려.” 하고 이내 답이 들려오던 정겨운 공간이었다. 평상에 둘러앉아 하루 종일 이어지던 엄마들의 수다 삼매경은 덤으로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골목길의 풍경이었다. 이제는 점점 사라져 졸지에 관광코스로 변신했지만, 그래도 팍팍한 삶 속에서 잠시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힐링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으니 반가울 따름이다. 사람이 있고 그들의 이야기가 있어 좋은 골목길 탐방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제 시야를 가로막던 건물들이 헐려 나가고 망대 옆을 가로지르는 약사리고개(약사고갯길)가 4차선으로 확장돼 사람과 차량의 통행이 늘면서 자연스레 사람들의 시선은 덩그러니 솟아 있는 흰색 건물, `망대'로 향하게 됐다. 망대는 때마침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지고 입소문을 타면서 순식간에 `문화탐방지'가 되어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