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현충원에… 이승만·박정희 묘 사이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이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국가유공자묘역 하단에 조성된다.정진태 서울현충원 원장은 20일 브리핑에서 "김 전 대통령의 유가족, 행정안전부와 협의한 결과 서울현충원의 국가유공자묘역 하단부에 김 전 대통령의 묘역을 23일까지 조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묘역은 국립묘지설치법에 따라 봉분과 비석, 상석, 추모비 등을 합해 264㎡(약 80평·16mⅹ16.5m) 규모로 만들어진다. 묘역으로 이어지는 계단까지 포함하면 495㎡(약 150평) 남짓 된다. 3.46m 높이의 비석 전면에는 '제15대 대통령 김대중의 묘'라고 새겨진다.
비석 상부에는 국가원수를 상징하는 봉황 무늬 조각이 화강암으로 만들어져 올려지며, 비석 자체는 오석(화산암 일종)을 사용한다.
묘역 위치는 국가유공자 제1묘역 하단으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 사이 왼쪽에 자리 잡게 된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묘소와는 100여m,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와는 350m가량 떨어진 곳이다. 김 전 대통령의 묘역은 앞으로 유족이 원할 경우 부인 합장도 가능하다.
서울현충원에 조성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은 주차장과 진입로 등을 모두 합쳐 각각 1650㎡(500평), 3630㎡(1100평)이다. 김 전 대통령 묘역에 주차장은 들어서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장은 "유가족이 묘역을 최대한 소박하고 검소하고 친환경적으로 조성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현충원 관계자는 "묏자리는 지관(地官)과 김 전 대통령의 장조카가 정한 것으로 안다"며 "장소가 협소하지만 유족들의 뜻에 따라 결정됐다"고 전했다.
정부는 서울현충원에 국가원수 묘를 쓸 공간이 부족하자 2004년 6월 대전현충원에 전직 국가원수 서거에 대비해 8위의 안장이 가능한 9653㎡(2925평) 규모의 국가원수묘역을 조성했다. 대전현충원 국가원수묘역에는 최규하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모셔졌으며, 홍기 여사가 곧바로 합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