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쁠 망(忙)’과 쉴 휴(休)’
초등학교 시절, 교과서에 나온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는 어른이 되어서도 잊어지지 않는 교훈이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가 시작부터 내용이 맞지 않는 우화임을 깨닫게 된 것은 나이가 들어서도 훨씬 훗날의 일이었다. 이미 승패가 결정 난 경주였음에도 불구하고 거북이의 승리로 끝맺는 그 이야기가 오늘의 우리의 삶에도 교훈을 주는 것은 ‘빠름’이 반드시 ‘느림’보다 앞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바쁨’과 ‘서두름’에 어느덧 길들여져 있다.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원하는 커피의 버튼을 누른 후 10초가 안 되는 시간을 못 참아 허리 굽혀 들여다보는 우리네 습관은‘빨리 빨리’문화에 길들여진 삶이기에 고소를 금치 못 한다.
‘바쁘다’는 말을 표현하는 데는 한자로 ‘바쁠 망(忙)’자를 쓴다. 이 글자는 ‘조급하다’,‘겨를이 없다’는 말과 같은 뜻인데, 이 ‘바쁠 망(忙)’자는 원래 ‘마음 심(心)’자에 ‘망할 망(亡)’자가 더해진 것으로, 마음이 바쁘면 망한다는 교훈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마음이 바쁘면 몸도 자연히 바빠지고 생활도 바쁘게 되며, 결국은 영혼까지 병들어 끝내 사망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글자이다.
이에 반하여 쉼을 뜻하는 한자어는 ‘쉴 휴(休)’자이다. 이것은 ‘사람 인(人)’자에 ‘나무 목(木)’자가 더해짐으로써 사람이 나무에 기대어 쉬거나, 사람과 나무가 어우러짐으로써 쉼과 편안함을 얻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休(쉴 휴)’자의 모양을 자세히 보면, 어떤 사람(人)이 ‘†(십자가)’에 매달린 사람(人, 예수) 옆에서 그를 의지함으로써 참 휴식과 안식을 얻는 모습을 하고 있기도 하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11:28) 말씀하신 주님께서 지치고 힘들어하는 우리 각 개인에게 참 휴식과 안식을 주신다는 것을 생각나게 한다. 분주하기만 한 오늘의 삶에서 진정 한 쉼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삶이란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무더운 여름 휴가철울 맞아 산으로 바다로 바쁘고 분주하게 돌아다니기 보다는 주님을 모시고 자연과 벗 삼으며 가족과 함께 진정한 쉼과 휴가를 즐기는 장로님들이 되시기를 기대한다.
첫댓글 무더위속에 정말 쉼이 필요한 요즈음 음미해볼만 하다.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잠시라도 쉼을 갖게해주는 좋은 글 고맙습니다. Dav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