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 지방에서는 예로부터 설에 떡국보다 만두국을 많이 즐겼습니다.
떡국이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먹는 음식이라면 만두국은
‘복을 싸서 먹는다’는 의미로 1년 내내 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하며 먹는 음식이지요.
▲육수준비
만두국을 끓일 때의 육수는 일반적으로 쇠고기 육수를 사용합니다.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 쇠고기 양지에 충분한 양의 물을 붓고 육수를 내주지요. (앞에 소개된 떡국에서 육수를 내는 방법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만두피 반죽 만들기
육수가 준비가 되었다면 만두를 빚을 만두피의 반죽을 먼저 만듭니다. 만두피는 소금물을 이용해서 반죽을 해주는데 소금물을 이용하면 간도 될 뿐더러 반죽 자체가 더 탄력있게 됩니다. 밀가루 반죽은 너무 질면 국을 끓일 때 쉽게 퍼져버리고 너무 되면 만두피가 단단해 제 맛을 내지 못하므로 질지도, 되지도 않게 만들어야 합니다.
적당한 반죽을 만들기 위한 비율로는 체로 친 상태의 밀가루를 계량컵 1컵 당 물 3큰술(45cc), 그리고 소금은 1작은술 정도가 알맞습니다. 이때 밀가루의 양은 계량컵 수북히 담는 양이 아니라 컵높이 정도만 올라오는 것입니다.
밀가루를 반죽한 후 덩어리 모양을 만들어 젖은 면보나 비닐 봉지로 싸서 30분 이상 두도록 합니다. 그러면 반죽이 숙성되면서 조금 더 쫄깃한 상태가 되지요. 시간이 허락한다면 하루 전날 미리 만들어두는 것도 좋고요.
반죽으로 만들 만두피는 먼저 만들어 두면 시간이 지나면서 눅눅해지거나 마르게 돼 형태 유지가 힘들게 되므로, 반드시 만두소를 만들어 만두를 만들 준비가 된 상태가 되었을 때 만들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만두소 만들기
만두소로 사용되는 고기는 일반적으로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쓰지만 북쪽 지방에서는 꿩고기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준비한 고기는 갈아서 준비를 해두고 김장 김치는 잘 익은 것을 준비해 속을 털어내고 송송 썰어서 물기를 꼭 짜줍니다. 김치를 넣는 것을 싫어하거나 혹시라도 익은 김치가 없다면 배추를 삶아 데쳐서 송송 썰어 물기를 짠 후 배추 김치 대신 사용을 해도 좋고요.
그리고 숙주도 데쳐 넣어줍니다. 숙주는 수용성 비타민C가 많이 들어있어 파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적은 양의 물에 약간의 소금을 넣고 삶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삶아 건진 후에도 찬물에 헹구지 말고 그대로 건져 식히는 것이 좋고요. 이 데친 숙주도 물기를 꼭 짜 송송 잘게 썰어 준비해 둡니다.
두부는 먼저 덩어리 상태로 면보에 싸서 물기를 짜둡니다. 그리고 다시 도마 위에 놓은 뒤 마치 두부 부침을 할 때처럼 적당한 두께로 썰어서 하나 씩 차례로 눕혀놓고 칼을 수평으로 눕혀 칼의 옆면을 이용해서 위에서 옆으로 힘껏 눌러 밀면서 으깨줍니다. 덩어리가 없이 가장 곱게 으깨는 방법이지요. 이렇게 으깬 두부는 다시 한번 면보에 넣고 싸서 물기를 더 빼줍니다.
준비된 쇠고기나 돼지고기(또는 반반 씩 섞어서 사용해도 좋습니다.), 그리고 김치, 숙주, 두부를 모두 함께 섞어줍니다. 이 때 물기를 뺀 재료의 양을 비교해 보았을 때 김치와 숙주, 두부는 모두 동량이면서 고기의 양은 다른 재료의 두 배가 되면 가장 맛있는 비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준비된 재료를 혼합하면서 양념을 해줍니다.
일부러 물기를 뺀 만큼 수분이 있는 재료로 양념을 하는 것은 피해주는 것이 좋으므로 간은 간장을 사용하지 않고 소금을 사용합니다. 소금과 후추, 그리고 다진 마늘과 다진 파, 깨소금, 참기름을 넣고 간이 골고루 밸 수 있도록 잘 섞어 주면 만두소가 완성되지요.
▲만두 빚기
육수가 준비되고 만두소도 준비가 되었다면 이제 만두를 만들 차례입니다. 준비된 밀가루 반죽은 칼국수를 할 때처럼 밀대로 편편하게 밀어 둥근 모양으로 찍어서 만두피를 만들어도 좋고, 반죽을 가래떡처럼 길게 만들어 일정한 두께로 잘라 다시 얄팍하게 둥글게 밀어서 만두피로 사용을 해도 좋습니다. 만두피는 만두국이 만들어 졌을 때 투명하게 속이 비치는 듯한 상태가 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상태이므로 가능하면 얇게 밀어 주도록 하는 것이 좋겠고요. 요즘은 시판되어 나오는 만두피도 많으므로 바쁘거나 일손이 부족한 경우에는 동네 슈퍼에서 구입을 해서 사용해도 좋습니다.
밀가루 반죽으로 만두피를 만드는 경우에는 손으로 꼭꼭 눌러만 줘도 만두가 잘 빚어지지만, 시판되고 있는 만두피는 따로 계란물이나 찬물을 준비해서 만두피 안쪽에 발라주고 붙여주어야 쉽게 떨어지지 않게 됩니다. 소는 터지지 않을 정도로 넣어 반으로 접어 꼭꼭 눌러 붙여 준 뒤 다시 반달형으로 접혀진 양쪽 끝을 안으로 서로 잡아 당겨 둘을 겹쳐 붙여 모자모양처럼 둥글게 만들어 줍니다.
이 때 소를 너무 적게 넣은 상태로 만두를 만들게 되면 나중에 만두국을 끓였을 때 만두가 쭈글쭈글하게 주름이 잡혀 모양이 좋지 않으므로 가능하면 터지지 않을 정도로 꽉 차게 넣어주는 것이 맛으로도 모양도 좋습니다. 만든 만두는 잠시 두더라도 쟁반이나 채반에 놓기 전에 바닥 쪽을 밀가루에 한번 찍었다가 놓아줍니다. 혹시라도 두는 동안 누져져서 바닥에 들러붙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지요.
▲만두국 끓이기
육수가 끓으면 국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만두를 넣어줍니다. 이 때 만두 밑에 묻어있는 밀가루는 탁탁 쳐서 털어낸 뒤에 넣어주도록 하고요. 그렇지 않으면 그 밀가루 때문에 국물이 탁해지고 걸쭉해져서 음식이 지저분하게 되거든요. 만두를 넣고 나서 만두가 위로 떠오르게 되면 다 익은 것으로 생각해도 됩니다.
그릇에 만두를 옮겨 담고 국물을 부어준 뒤 고명을 얹어 줍니다. 만두국의 고명은 황백 지단을 채로 사용하지 않고 단정하게 마름모 꼴로 잘라 사용합니다. 미나리도 비슷한 길이로 잘라 마치 쪽마루처럼 꼬치에 줄줄이 빈틈이 없이 이어 붙여서 그 상태로 앞뒤로 밀가루를 얇게 묻히고 다시 계란물을 묻혀 팬에 앞뒤로 파랗게 지져 줍니다.
이렇게 만든 미나리 전을 미나리 초대라고 하는데 초록빛의 예쁜 색을 마치 계란의 지단과 비슷한 상태가 되도록 얄팍하게 부쳐 고명으로 사용합니다. 밀가루나 계란물이 많이 묻으면 미나리의 예쁜 초록색이 잘 안나타나므로 최소한의 양으로 서로 붙여줄 수 있는 접착제 역할을 할 정도로만 사용하도록 합니다.
이 미나리 초대도 계란과 같이 마름모 꼴로 만들어도 좋고 골패 모양이라고 해서 길쭉한 직사각형 형태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계란 지단으로 모양 썬 것과 이 미나리 초대를 만두국 위에 정성스럽게 올려 담아 줍니다.
한꺼번에 둘러앉아 만두를 만들었지만 한 번에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은 경우가 있지요. 이렇게 남은 만두는 두었다가 먹어야지 싶어서 그대로 두었다가는 미리 만두 밑에 넉넉한 양의 밀가루를 묻혀 두었다고 해도 바닥에 다 붙어버려 사용할 수가 없게 됩니다. 그런 때에는 미리 찜통에 쪄서 냉동을 시켜 두었다가 사용하는 것이 좋지요.
만약 떡만두국을 끓여 먹을 경우라면 두 가지를 한꺼번에 육수에 넣고 끓여주는데 이 때 육수는 사골 국물은 넣지 않거나 3분의 1 정도만 넣고 나머지는 쇠고기 육수로 끓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첫댓글 정말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셨군요, 만두 만드는 법을 배우려고 책까지 샀는데... 좀더 일찍 보았으면 좋았을 것을... 고맙습니다.
아주 자세하게 하셨군요. 전문가 같아요. 乃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