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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고 내려오는 것만이 산행일까?
그것만이 산행의 목적이라면 무의미할 듯.
사람이 산을 찾는 목적은 의외로 다양한 듯.
잃어버린 추억을 찾는 여행 겸 산행은 어떨까?
<전설의 고향> 그 현장을 찾아서
사라져가는 옛 풍습 흔적을 찾아서
문명과 동떨어진 오지마을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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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가을(?)로 기억되는 오지 산행.
강원도에서도 첩첩산중 두메산골인 오지.
설악산 다녀오며 들른 <육백 마지기 마을>.
예전에는 문명의 이기와 동떨어진 화전민 촌.
그 마을 총면적이 '육백마지기'라 붙여진 지명.
'평창, 대화' 맴돌며 묻고 물어 찾아 간 그곳.
미탄 면 회동리 청옥산(해발 1250m) 정상 자락.
'예전엔 임도였을텐데 언제 차도로 변했을까?'
그곳 통해 찾긴 처음이라 길 입구부터 생소한 상황.
큰 자연석에 ‘육백 마지기 마을’ 글씨 새겨진 이정표.
‘지금은 예전보다 주민이 늘었을까?’
삼십년 전엔 젊은이 보기 힘들던 마을.
농촌 고령화 막으려고 조혼 서둘던 오지.
보통 나이 열일곱이면 철없는 나이에 혼인.
조혼은 도시로 떠나는 젊은이를 붙잡는 수단.
그래도 오지에서 벗어나려 고향 떠나는 처녀들.
하여, 딸 둔 부모들 서둘러 사윗감 구하던 마을.
밤사이 딸이 보따리 싸서 도시로 도망쳤을까 걱정.
그 시절에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던 유행가 가사처럼
오지마을 처녀들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무작정 상경
“예쁜이도 금순이도 단봇짐을 쌌다네.”
<색시가 고우면 처갓집 말뚝에도 절 한다.>
그곳 풍습이 담긴 속담의 유래가 실감났던 곳
혼인 전까지 처갓집 머슴살이 해야 했던 신랑감.
처갓집 말뚝 또는 집 기둥에 눈금만 바라본 심정(?).
색시 감이 눈금 만큼 자라야 혼인날자 잡던 옛 풍습.
처갓집 색시가 예쁘면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솟는 눈금.
하여 장가들고 싶은 노총각 마음, 처갓집 머슴살이 감수.
‘그 노총각에게 처갓집 말뚝 눈금은 꿈과 희망’
인적 드문 아스팔트 도로에서 시작되는 샛길.
비포장도로 끝에서 승용차로 오르기 벅찬 험로.
그곳부터 시간 반 걸어 올라간 정상아래 외딴가옥.
예전에 그 화전 마을 흔적은 찾아볼 수 없는 구릉지.
그곳에 외딴 가옥 한 채가 모 식품회사의 관리사일 뿐.
청정채소(산야초) 재배지로 바뀐 후 원주민들 모두 철수.
봄나물 한창일 때만 반짝 외지인들이 찾는 곳으로 탈바꿈.
그곳 관리사에서 만난 중년남자의 친절한 설명.
‘육백 마지기 마을’ 지명만 남은 거주민 없는 곳.
낯선 방문객도 반갑기만 한 그 중년 사내의 근무처.
그곳을 올라갔다가 내려오며 유일하게 만났던 사람.
인적의 흔적이라고는 사람 살지 않는 폐가 몇 채일 뿐.
그곳 산등성이 넘어 십리에 하나 씩 동떨어진 외딴 농가.
‘저 외딴 곳에서는 누가 살고 있을까?’
그곳에서 내려와 찾아간 30 년 전 군부대.
이왕 내친 김에 추억 속 궁금증 풀려는 욕심.
규모가 커진 군부대 앞 온통 변한 현대화 물결.
그 마을 원로를 통해 들은 ‘추억 속 소녀’ 소식.
겨울동안에만 하숙했던 세탁소 집의 9살 막내 딸.
도시로 시집가서 정육점하며 잘 산다는 반가운 풍문.
지금은 중년이 되어 고기 먹고 잘 살 것 같아 다행.
‘별 사탕이 들어있는 군용 건빵 무척이나 좋아했는데.’
그곳을 지나 육백 마지기 마을로 가는 길가의 풍경.
집집마다 농사 일손 돕던 소 대신에 경운기와 자동차.
그곳 외길도로 끝이 나오자 지금은 돌지 않는 물레방아.
그 대신 손님 없어 파리 날리는 전기시설이 그 일을 대신.
그 건너 느티나무 아래 서낭당과 남근바위는 예전 그대로.
승용차로 더 오를 수 없는 외길 끝 가로막는 막다른 농가들.
그곳 주변에도 사람이 살지 않아 다 쓰러져가는 농가가 몇 채.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 해마다 폐가가 점점 늘고 있다는 그곳.
그곳에서 다시 돌아내려오다가 만난 옛 주민과의 해후.
옛 신세 갚겠다며 마다해도 내미는 농산물 선물 보따리.
군 보급관 시절에 농산물을 장터에 실어준 대민봉사 덕분.
아직도 살아있는 오지마을 인심에 자녀들 용돈으로 보답.
그곳에서 돌아오는 길에는 청옥산 가는 아스팔트 도로공사.
새추거리 옛 정취 사라지고 환경에 안 어울리는 고층 아파트.
그곳에서 빠져나와 고속도로 달리며 기억속에서 떠오르는 추억.
"1974년 즈음에 육백 마지기 마을로 가는 길’
강원도는 강릉과 원주의 머리 자를 딴 도 이름
반정 리는 강릉과 원주 중간에 있어 붙여진 지명
‘메밀 꽃 필 무렵’ 배경마을 인근 평창과 대화일대.
그 중간 새추거리 외 길 따라 들어가면 대대 군부대.
그곳에서 상사 2명 중사 2명 직업군인을 거느린 보급관.
가정집 목욕탕만한 밥 솥단지 대 여섯.
삽으로 밥 짓기, 장화 신고 김장 담구기.
개울에서 담요 빨래, 장날 찬거리 장보기
임산부 아기 받아주기, 주민 긴급환자 후송.
장날에 주민 농산물 실어 나르기 및 대민봉사
동원 예비군 훈련 지원 및 대대 안 살림 도맡기.
신임장교에게는 과분하고도 막중한 첫 보직.
평소 한가한 시간이면 산 위에 올라 피리불기.
산 넘어 산 능선 보면서 첫사랑 그리움 달래기.
외로우면 기혼장교 집들이 술상 봐달라 억지쓰기.
부부 단칸방 앞 인기척 대신 단 한곡조의 피리소리.
막강한 보직 탓에 상급 장교들도 밑 볼 수 없는 위치.
보급관 심한 장난기에 곤욕스러움 겪게 된 기혼 장교들.
한밤중 초대없는 기습 방문에 당혹.
방안에서 문고리 닫아걸고 다급함 호소.
옷 안입었다는데도 모른척 밀고 들어가기.
마지못해 문을 열면 밤새 눌러앉아 버티기.
한번 혼난 기혼 장교들에겐 공포의 피리소리.
한밤중에 사전 예고도 없는 독신장교 불청객들
결국 집들이 차례 정해 사전 통보하기로 합의.
B O Q에 좋은 반찬을 공급하면 차례 걸러 넘기.
(B O Q는 군부대 안에 있는 독신 장교들의 숙소.)
그 대신 원재료는 넉넉하고도 남을 만큼 전폭 지원.
시장 함께 가거나 필요한 생필품 값싸게 구입 심부름.
결국, 미운 정 고운 정 나누며 가족처럼 가까워진 사이.
‘피리소리 들리면 맨발로 뛰어나와 반길 만큼.’
그곳에서 심심하면 찾아가던 <육백 마지기 마을>.
가리왕산 밑 청옥산 정상자락에 드넓은 옥수수 밭.
옥수수 밭이 감자 밭 되고 청정 채소밭으로 탈바꿈.
그것이 임야를 개간하여 화전 일구어가는 순서.
그곳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문명과 동떨어진 오지마을.
기차 본적 없고 6.25 사변 몰랐던 주민들 대부분인 곳
혼인 전 보리 한 말 먹기 힘들만큼 문명과 동떨어진 곳.
사랑하는 처녀와 총각끼리
개울에서 함께 목욕하는 곳.
옥수수 밭에서 새참 & 애 만들기.
한여름 밤 맑은 개울에서 목욕하기.
목욕하는 광경을 몰래 숨어 훔쳐보기.
한 겨울 월동하는 물고기 개구리 잡기.
개울에서 물고기를 잡아 매운탕 끓이기.
군것질거리로 머루 다래 산딸기 따 먹기.
그 정도의 놀이 문화가 고작인 오지마을.
T V 난청지역 & 신문 우편배달 어려운 곳.
새추거리에서 그곳까지는 낙후된 오지 풍경.
언덕 넘어 언덕으로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 밭.
집집마다 싸리문 앞 쌓인 감자 껍질과 굴뚝 연기.
모락모락 연기 피어나면 삶은 감자 익어가는 냄새.
산마루 올라서면 익어가던 머루 다래와 불타는 노을.
느티나무 고목 아래 서낭당 건너 편 물레방아.
아들 낳기 기원하는 임산부 추락 잦은 남근바위.
그곳 지나고 나면 십리에 하나씩 있는 화전 농가.
겨울 식량 멧돼지 떼 습격에서 막을 투박한 울타리
이웃 도움 기대할 수 없어 여름 지나면 겨울 월동준비.
겨울이면 키가 넘게 쏟아져 내리는 적설량.
칼바람 불면 산등성이로부터 흘러 뒤덮인 눈.
계곡 사이 길까지 막히면 눈 녹을 때까지 고립.
일 년의 반은 외지와 단절될 수밖에 없는 그곳.
눈 내리면 지붕 무너지지 않도록 밤샘 제설작업.
농가와 뒷간 사이에 묶은 새끼줄 휘둘러 터널공사.
그래서 눈발이 날리면 가고 깊어도 갈 수 없던 그곳.
그곳을 떠난 후에도
내 맘 속 추억 두가지.
추억 이야기 하나.
자칭 봄비라는 예쁜 여고생으로부터 프로포즈.
개울가에서 만나 목욕을 같이 하자는 사랑고백.
대대장과 상의 후 만나 공부에 전념하라고 설득.
지금도 눈물로 사랑을 애원하던 그 안타까운 모습.
행여 어린 속마음 상처입지 않을까 하여 연민의 정.
"사랑해요. 여기 계시는 동안만이라도."
"지금 네 나이가 몇 살이지?"
"열 일곱 살 이예요."
"아직 너무 어리다. “
그 당시 그 지역 여고생이면 일등 신부감.
고등교육 받고 있는 신여성이자 결혼적령기.
그 여고생들에게 독신 장교는 선망의 신랑감.
‘대화 전국 노래자랑’ 입상 후 인기급상 한몫
어린 마음 상처받지 않게 하느라 진땀 흘린 추억.
추억 이야기 둘.
한번은 9 살 소녀로부터의 사랑고백 받고 난감.
겨울 동안만 하숙했던 군부대 앞 세탁소 집의 딸.
동그라미 5개 점수엔 별 사탕 들은 군용건빵 선물.
반에서 일등하면 그 소녀의 소원을 무조건 들어주기.
동그라미 5개 그려진 점수 자랑하려던 그 소녀.
퇴근시간 기다리다가 지쳐 하숙방에서 잠든 모습.
깨우기 안쓰러워 내 방에서 재운 적 많았던 그 소녀.
날마다 품속에 안겨 옛날이야기를 졸라대던 귀염둥이.
그러던 어느날 일등 성적표를 보이며 결혼하자던 소녀.
"제가 일등하면 소원 들어주기로 약속했잖아요?“
“네가 아저씨 눈 높이 만큼만 크면 그때 결혼하자.”
“결혼하면 별사탕 들은 건빵 매일 주실래요?”
“너는 아저씨보다 별사탕이 좋은 모양이구나.”
지금은 어엿한 중년 아낙네가 되어 있을 그 소녀.
그 후 연락장교로 발령받았기에 그 소녀와 헤어짐.
‘그 소녀 내가 떠난 후에 별사탕 얼마나 그리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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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상식
산행을 하다보면 - 육백 마지기 마을.
선경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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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2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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