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의약품이 용량만 달라 종종 조제 실수가 일어 나기도 한다. 10m, 20m 용량이지만 겉 포장이 같이 용량차이 만이라도 눈의 띄게 하면 좋을 것 같다."
부산의 A약사는 최근 조제를 하다가 가슴을 쓸어 내리는 일을 겪었다. 00제약 '00수바'가 들어간 조제를 하다가 10m를 넣어야 하는데 20m를 넣고 조제를 했던 것.
다행히 중간에 이를 인지하고 교체해 약화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용량만 다를 뿐 포장 디자인까지 같아 헷갈릴 수 밖에 없었다.
이 같은 의약품 유사 포장 문제는 생각보다 많은 약국에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약국 약사들은 "같은 약이라 포장이나 약통 디자인을 똑같이 하고 용량 표기로만 구분을 하는 것은 사실 사용자인 약사 입장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은 것"이라며 "조금만 배려해서 포장 디자인을 개선해 주면 약화사고에 대해 1차 예방을 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선 의견을 반영해 포장 디자인을 바꿔 준 곳도 있지만, 의견을 전달해도 무반응이 곳도 있다. 약국 약사들의 요구를 무시하기 보다 약화사고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한다고 생각했으면 한다"고 적극적인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같은 유사 포장에 대해 약국 현장의 애로사항은 생각보다 크다.
환자 건강에 직결되는 의약품이 자칫 실수로 용량이 잘못 들어 가거나, 다른 약을 조제해 복용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심각한 약화사고로 이어질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대한약사회는 의약품의 유사한 겉포장과 명칭으로 인해 품목을 인지하는 데 혼동을 일으키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고, 조제오류로 이어져 환자의 복용단계에서 오용할 위험이 있어 결국 의약품의 안전성과 국민의 건강권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했다.
특히, 유사한 디자인의 의약품은 전혀 다른 효능?효과를 지닌 품목임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제조사임을 강조하기 위해 디자인을 통일하는 탓에 품목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나, 유사포장을 제한하는 관련 규정이 없어 제약사의 자율적인 개선에 의존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대한약사회가 약국으로부터 민원이 발생한 건에 대해 제약사에 직접 개선을 요청하고 있으나 전체 유사포장을 확인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제약사에서는 자사 제품군의 디자인 통합을 계속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조제업무의 혼란과 투약 오류 방지,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과 환자의 건강을 위해 과도한 CI의 최소화, 의약품 용기 및 포장의 배색을 차별화하는 등의 유사포장에 대한 적극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