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키우다보면 어떨때는 아이들이 더 낫다라고 느낄 때가 종종 있어요. 이번에는 사실 제가 10년전에 겪었던 이야기를 모티브로 갖고 왔어요. 또 일기가 되지않을까 걱정이 되네요. 하지만 이번 글쓰기는 저에게 약간의 치유가 된 것같아요. 쓰다보니 상대편에 대한 분노보다는 아이에 대한 사랑이 더 커졌어요. 어떤 소설가가 소설을 쓰는 이유가 소통이라고 하던데 이번 작품은 저자신의 과거와 소통된 것같습니다. 부족한 작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엄마, 내생일 잊지 마세요.” 나는 엄마에게 다시 한번 다짐을 했어요. “이번에는 초대장도 만들어 친구들 초대할 거란 말에요.” 나는 엄마에게 초대장(만들)=빼는게 좋을 듯 종이를 만들어 달라고 했어요. 엄마는 인터넷에서 예쁜 강아지 모양 초대장을 인쇄해 주셨어요. 나는 초대장에 이렇게 적었어요. 초대장 내 생일에 초대할게 날짜 : 10월 18일 장소 : 진아 집
“엄마, 또 뭘 써야 할까요?” 진아는 엄마에게 초대장을 내밀었어요. 엄마는 초대장을 자세히 살펴봤어요. “우리 진아, 잘 썼네. 으음… 받는 사람하고 보내는 사람이 빠졌네. 그리고 시간도.” “아, 그렇구나.” 나는 초대장 2개에 하나는 나연이에게, 하나는 지혜에게 라고 썼어요. “에게, 왜 2개밖에 안 썼어? ” “나는 나연이랑 지혜랑 놀고 싶어요.” “왜, 친구들 많이 오는 게 좋잖아. 엄마가 혜리엄마랑 지은이, 보라 엄마에게도 오라고 했는데.” 나는 엄마의 말에 조금 기분이 나빴어요. 처음으로 생일 초대장을 써 친구를 초대하는데 나는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만 왔으면 했거든요. “엄마, 혜리는 나랑 안 친해.” “그래? 그래도 영어 학원 친구들도 오면 좋을 것 같아. 혜리랑 놀 기회가 없어서 친해지지 않은 거야. 이번에 우리 집에서 놀면 친해 질 거야.” “엄마, 혜리는 나보다 다른 친구들 더 좋아해. 그리고 나는 영어 학원 별로 안 좋아해. 힘들고 어려워.” 사실 나는 영어학원이 싫었어요. 다른 아이들은 유치원 때부터 다녀서 영어를 잘 했어요. 하지만 나는 여름방학부터 다녀서 잘 못했거든요. 숙제도 많아 잘 놀지도 못 하고요. “이진아, 그러면 안돼. 엄마가 힘들게 영어 학원 보내는 데 얼마나 다녔다고 그런 말해.” 나는 입을 삐죽했어요. “그리고 진아야. 그렇게 서먹하니까 더 친구들 초대해서 친해지려 해야지. 초대장 쓰기 싫으면 쓰지 마. 그냥 엄마가 오라고 할게.” 엄마가 기분이 좀 나쁜 것 같았지만 나는 끝까지 초대장을 쓰지 않았어요. 다음날, 나는 학교에 가자마자 짝꿍 나연이에게 초대장을 줬어요. “나연아, 이번 주 금요일에 우리 집에 와.” 나연이는 얼굴이 발개졌어요.=왜 얼굴이 빨개 지지요? 나연이는 내 초대장을 받고 기뻐했어요. 나연이는 내 초대장을 찬찬히 봤어요. “진아야, 너 생일이구나.”=(진아 너 생일이구나?) “나연아, 나 학원 때문에 우리 한 번도 못 놀았지. 그날은 엄마가 학원 안 가도 된다고 했어. 우리 실컷 놀자.” “나도 그날은 공부방에 안 가고 진아 랑 놀아야지.” 나연이는 학교가 끝나면 늘 학교근처 교회 공부방에 가요. 나도 한번 가본 적이 있어요. 교회선생님이 공부도 가르쳐주고 간식도 주셨어요. 나연이는 엄마가 늦게 오셔서 집에 혼자 있어야 된데요. 그래서 공부방에서 저녁까지 있는데요. 하지만 내 생일날에는 우리집에서 저녁까지 있으면 돼요. 우리는 실컷 놀거니 까요. 수업이 끝나고 영어학원으로 갔어요. 학원수업이 끝날 때 엄마가 동생 현지와 같이 왔어요 마침 혜리엄마도 있었어요. “안녕하세요. 혜리엄마, 혜리 금요일 시간 있어요.” “안녕하세요. 진아엄마, 금요일? 글쎄, 아직 뭐 잡힌 건 없어요.” “그럼 잘 됐네요. 금요일이 우리 진아 생일이에요. 혜리랑 꼭 오세요.” “그래요? 축하해요. 그런데 진아 네 어디에요?” “길 건너 주택단지에요.” “길 건너 주택단지?” “왜요?” “아아니요. 진아네가 거긴 줄 몰랐거든요. 그럼, 갈 때 전화할게요.” 마침 혜리가 교실에서 나와서 혜리 엄마에게로 갔어요. “엄마, 왜, 진아 엄마랑 무슨 얘기했어?” “아니, 아무것도 아냐. 빨리 가자. 약속 늦겠다.” 엄마는 혜리엄마가 바삐 나가는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어요. “엄마, 왜 그래? ” 나는 엄마 얼굴을 봤어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 보였어요. “아냐, 아무것도 아냐. 우리도 빨리 가자.” 혜리엄마만 보면 생글생글 웃던 엄마였는데 오늘은 좀 이상했어요. 엄마는 집에 와서 지혜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그리고는 늘 하듯이 수다를 왕창 떨었어요. “언니, 글쎄 혜리엄마가 생일날 오라고 하니까 그러더라니까.” “주택단지에 사는 사람이 아파트 사는 사람 초대하면 그런 표정 짓는 거야? 정말 기분 나쁘더라구." 나는 영어숙제를 하고 있었지만 엄마 말소리 다 들었어요. 혜리엄마가 뭐라고 했는지는 도통 모르겠어요. 하지만 분명 혜리가 내 생일날 오지는 않으리라는 예감이 들었어요. 내예감이 맞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나연이랑 지혜랑 놀이터에서 신나게 노는 상상을 하니 저절로 웃음이 났어요. 수요일에는 택배아저씨가 선물을 주고 가셨어요. 대구외할머니가 소포로 생일 선물을 보내 주셨어요. 외할머니의 첫손자라서 그런지 할머니는 나를 특히 예뻐하셨어요. 할머니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통통이 인형을 주셨어요. 역시 할머니는 내 마음을 잘 아셔요. 저녁에 할머니 전화가 왔어요. “여보세요. 엄마, 진아 생일선물 감사해요.” “진아애미야, 우리 진아 사랑스럽게 키워라,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엄마는… 또 그러신다. 남들 하는 만큼 하는 거에요.” “남들 보지 말고 네 형편 맞게 애들 키워야지.” “진아 아빠가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 형편도 펴질 거 에요. 걱정 마시고 건강하세요.” 엄마는 전화를 끊고 한동안 말이 없었어요. (= 진아 생일에 외할머니가 축하 전화를 하신 모양인데 진아는 바꾸지도 않고 생일과는 무관한 대화만 하고 전화를 끊나요?) 엄마는 외할머니랑 얘기하면 늘 그래요. 할머니는 엄마처럼 무섭게 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엄마는 외할머니랑 얘기하면 늘 울먹거려요. 할머니가 준 선물 덕분에 나는 기분이 최고에요. 하지만 엄마기분은 안 좋은 가 봐요. 알 수 없어요. 어쨌든 나는 통통이를 꼭 껴안고 잠이 들었어요. 오늘은 내생일이에요. 나는 오늘 나의 절친 지혜랑 나연이랑 같이 신나게 놀 거 에요. 엄마에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양념통닭이랑 피자를 시켜달라고 했어요. 엄마는 혜리랑 영어학원 친구에게 확인문자를 쏴야겠다고 했어요. ‘그런 짓 하지 말라고요!’=진아가 엄마에게 그런 짓 하지말라고 하는건 좀 ('짓'은 불손한 언행인데 동화에서는) 나는 엄마에게 크게 말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아무 말도 못했어요. 엄마가 또 기분나쁠까봐서요. 혜리가 와도 안와도 난 별 상관없거든요. 나연이는 꼭 올 거니까요.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나는 나연이랑 우리집으로 갔어요. 지혜는 집에 갔다 지혜엄마랑 같이 온다고 했어요. 현관문을 들어서자 양념치킨과 피자 냄새가 솔솔 났어요. “와우, 엄마 왜 이렇게 많이 시켰어.” 거실에는 상이 두 개나 펴져 있었어요. 양념치킨이 3개, 피자가 3판 그리고 과일과 케이크까지 상이 모자를 지경이었어요. 좁은 거실에 상을 두 개나 펼쳐놓으니 방으로 지나가기도 힘들었어요. 나는 침이 꼴깍 넘어갔어요. “어, 영어학원 엄마들 초대해서 세어보니 아이들만 다섯이더라구. 엄마들까지 하면 여덟 명 정도 되잖아. 이것도 모자라지 않을까 싶네.” “엄마, 아참, 얘는 나연이야. 내 짝꿍.” 나연이는 얼굴이 발개지면서 인사했어요. “네가 나연이구나. 참 착하게 생겼네. 반가워. 조금 기다려 친구들 오면 파티하자.” “엄마, 그럼 친구들 올 때 까지 기다려야해? 나 배고픈데.” “이런, 우리 진아 흥분해서 밥도 안 먹었구나. 그럼, 조금만 먹어. 금방 다들 올 거야.” 나는 나연이랑 엄마가 덜어준 양념통닭을 먹었어요. 정말 꿀맛이었어요. 양념통닭을 한 조각씩 먹으니 자꾸만 더 먹고 싶어졌어요. 이렇게 기다리면 화가 날 것 같았어요. “엄마, 나 집에서 못 기다리겠어. 나연이랑 놀이터에서 놀 테니까 애들 오면 불러줘.” 나는 나연이랑 놀이터로 나가 그네를 타고 놀았어요. 둘이같이 한 그네를 타고 바이킹놀이를 했어요. 우리는 깔깔대며 신나했어요. “진아야, 사실 나, 혜리가 어제 하는 말 들었어.” “무슨 말?” “진아 생일 파티에 가기 싫다고.” “그래?” “진아는 자기 취향이 아니래.” “그래? 나도 혜리가 내 취향 아닌데.” “진아야, 나는 혜리가 좀 예쁜 척 하는 것 같아.” “그치? 나도 처음에는 혜리 예뻐서 좋아했거든. 근데 지금 보면 너무 예쁜 척 하는 것 같아. ” “혜리가 예쁘고 똑똑하기는 하지.” “어쨌든 나는 나연이랑 지혜랑만 놀고 싶어. 오늘 파티에 우리 셋만 놀게 소원 빌까?” “그래, 좋아. 눈감아. 두 손 모으고.” 우리는 각자 두 손을 꼭 모으고 소원을 빌었어요. 그래도 오늘은 내생일인데 반드시 들어 주시겠죠? 하느님! 꼭 생일선물주세요. 네! 그때, 엄마가 우리를 불렀어요. 우리는 후다닥 뛰어서 집으로 들어갔어요. 거실로 들어서니 지혜와 지혜엄마가 있었어요. 그뿐이었어요. 하느님이 생일선물을 주신 거였어요! “미안해, 많이 식었네. 먹을 때 전자레인지에 돌려줄게. 손 닦고 먹자.” 케이크 촛불에 불을 붙이고 생일노래를 불렀어요. 생일주인공은 가만히 있어야하는데 나도 큰소리로 노래를 불렀어요. 나연이가 웃겨서 계속 킥킥 거렸어요. “후~웃” 불을 끄고 친구들이 선물을 주었어요. 지혜 선물은 예쁜 지갑이었어요. 지혜엄마가 고른 거래요. 어쩐지 지혜엄마 냄새가 나는 선물이었어요. 나연이 선물은 학교앞문방구에서 본 보석연필이었어요. 내가 나연이에게 갖고 싶다고 했던 바로 그 보석연필이었어요. “진아엄마야, 이 양념통닭 맛있다. 어디서 시켰어?” 지혜엄마가 양념통닭이 맛있다고 했어요. 나는 그저 그랬는데 말에요=(위에서는분명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난다고 했는데 여기서 그저 그렇다고 하면 ...)그리고 괜히 큰 소리로 웃고 떠들었어요. 좀 이상하다싶었어요. 가만히 보니 엄마가 표정이 별로였어요. “아니, 안 오면 연락이라도 미리 줘야지…….” 엄마는 지혜엄마에게 속상해서 말했어요. 아참, 내가 깜박했네요. 엄마가 초대한 친구들이 안 온 걸요. 엄마에게 힘을 줘야겠어요. 나는 엄마에게 달려갔어요. 그리고 이렇게 말했어요. “엄마, 난 엄마가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 엄마가 웃는 게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엄마, 사랑해.” 엄마는 그제야 활짝 웃었어요. 그리고 살짝 눈물이 보였어요. “엄마도 진아가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 진아가 좋아하는 게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
**캐치맘님 작품 잘 읽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겪은 이야기이군요 읽으면서 집중이 안되네요. 지혜,혜리이름에서 혼돈이 옵니다 그리고 혜리랑은 별 친하게 여겨 지지도 않을 뿐더러 혜리가 등장하는 장면은 한번인데 진아는 계속 혜리와 나연이랑만 놀고싶다고 하네요 그리고 진아가 몇학년인지 몇 살인지 도통 감이 오지않고 언급도 없네요. 그리고 특별한 구성이 없고 반등이라고 해야하나 즉 시에서는 비틀기라고 하던데...줄거리가 밋밋하다고 해야하나요.? 암튼 한창 아파트 사는 아이와 주택에 사는 아이 사이에 묘한 감정이 대립될 때의 시대사항이군요. 아이들 보다 엄마들이 더 심 할때 였지요. 공감합니다 수고하셨어요. 받아드릴것만 받아드리세요. 제 좁은 소견이었으니까요/ 솔방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