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만나보는 한국 전래동화와 소설
토지, 홍길동 등 한국색 짙은 작품들
Updated on 07-09-2008
Sunny Park
얼마 전 한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봉순이 언니', 한국 문학의 대표 작품으로 손꼽히는 '토지' 등 한국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영어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여름 방학에는 우리 자녀들에게, 한국작가들이 한국에서 펴낸 작품들을 영어로 만나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보자. 한국 색이 짙게 배어있는 작품들을 통해 한국인의 모습을 찾아보도록 유도해보자.
여기에서는 한국의 역사, 문화, 정서, 가치, 생활사를 담고 있는 영어판 전래동화, 고전소설, 현대소설, 영웅소설 등을 소개한다. 이 책들은 도서주문 웹사이트인 '아마존 닷 컴(amazon.com)'에서 모두 주문이 가능하다.
<저학년용>
▲Korean Children's Favorite Stories
(Tuttle Publishing, 2004)
이 책은 ‘가난한 날의 행복’이라는 수필로 잘 알려져 있는 김소운 선생의 한국 전래동화 모음집이다. 총 13편의 전래동화로 이루어져 있으며, 9~12세 아동을 주 독자층으로 한다. 의인화된 호랑이, 뱀, 용, 다람쥐 등이 주인공으로 나와 충성, 효, 지혜, 정, 권선징악적 교훈과 같은 한국적 정서를 보여준다.
각 편에 삽입된 그림 역시 눈길을 끈다. 이 책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맡은 정경심 씨는 동양화를 전공한 삽화가로, 한국 문화와 한국 색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의 옛것을 알지 못하는 한인 어린이들에게, 또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는 미국 어린이들에게 한국의 정서를 알려주기 위한 기본 도서로 추천해줄 만하다.
▲Sim Chung and the River Dragon
(Bank Street, 1993)
‘효’는 한국의 대표 사상이다. 심청전은 오랫동안 한국인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대표적인 '효' 이야기다. 이 책에서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는 조건으로 용에게 시집가는 심청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효사상을 비롯해, 인과응보, 유교사상, 불교사상, 민간신앙 등 한국인의 정서에 많은 영향을 미친 요소들이 통합적으로 녹아있는 작품으로, 한국인들의 보편적 정서를 엿볼 수 있다.
어린 독자들은 효녀 심청이의 용기와 아름다운 마음씨, 무엇보다 아버지를 끔찍이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민생활 속에서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되새기게 될 것이다.
▲The Sun Girl and the Moon Boy
(Knopf Books for Young Readers, 1997)
'밤이 될 무렵 어머니는 옥수수떡을 팔러 장에 가시고 오누이만 집을 지킨다. 배고픈 호랑이는 어머니를 뒤따라가 잡아먹는데, 이에 만족하지 못한 호랑이는 어머니 옷을 입고 오누이의 집으로 향한다. 다행히 하늘에서 밧줄이 내려와 아이들은 해와 달이 되었고, 아이 뒤를 ㅉㅗㅈ던 호랑이는 밧줄에서 떨어져 죽는다.'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작가 최양숙 씨가 어린 시절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한국 전래 이야기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영어로 펴냈다.
4-8세 어린이들에게 지혜, 형제애, 용기, 그리고 선과악의 의미를 전달해준다.
▲The Green Frogs: A Korean Folktale
(Houghton Mifflin, 2004)
한국에서는 엄마말을 안 듣는 아이를 '청개구리'라고 부른다. 또 비가 오면 청개구리들이 슬프게 운다는 말도 있다. 엄마 살아 생전, 엄마의 뜻과는 늘 반대되는 행동만 하던 청개구리들이 엄마가 죽고 나서야 엄마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청개구리 형제' 이야기의 영어판이다.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동화작가 허유미 씨는 이 작품을 통해 어린 독자들에게 '부모에 대한 순종'의 메시지를, 간결하고 단순한 터치로, 그러나 강하게 전달하고자 한다. 우스꽝스러운 분위기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어린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한없이 빠져들게 하는데, 이는 이 작품이 주는 교훈을 극대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고학년용>
▲My Sister, Bongsoon
(Mosaic Press, 2006)
2001년과 2002년 한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연극으로도 만들어진 '봉순이 언니'가 영어로 발간됐다.
한국 대표 소설가로 꼽히는 공지영의 대표작으로, 40대 여성이 화자가 어린 시절 함께 살았던 봉순이 언니에 대한 추억을 그린, 일종의 성장소설이다.
봉순이 언니는 갈 곳 없는 처지로 화자인 '짱아'네 집에서 수양딸처럼 살게 되지만 막상 가족 관계에서는 알게 모르게 소외된다. 이후 봉순이 언니는 갖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한없이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지만, 끝까지 삶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간다.
특히 이 작품은 한국의 1960년대의 시대상을 잘 담고 있다.
▲Hong Gildong
(Jimoondang, 2007)
한국의 대표 영웅소설 홍길동도 영어로 나왔다. 홍길동이라는 작품은 워낙 드라마나 영화로 여러 번 제작되었기 때문에 한인 학생들도 이 영웅 이야기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얼마 전 한인 방송에서도 '쾌도 홍길동'이라는 제목으로 홍길동 드라마를 방영한 바 있다.
올 여름 방학에는 소설로 본격적으로 홍길동을 만나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Our Twisted Hero
(Hyperion, 2001)
한국 현대사를 닮은 권력의 형성과 몰락의 과정을 초등학교 교실에 집약시켜 풍자적으로 그린 이문열의 중편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Our Twisted Hero'라는 영어 제목으로 발간됐다.
이 작품은 1987년 이상 문학상을 수상, 이후 영화•연극화 되어 큰 관심을 모았고, 일본과 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번역 출판되었다.
한인 청소년들에게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이지만,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박종원 감독, 홍경인 주연)'을 먼저 감상한 뒤 이 책을 접하면 보다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Land
(Unesco, 1996)
한국 현대 문학사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받는 박경리 장편 대하소설 '토지'도 영어로 만나볼 수 있다. 한국 근대사의 인물들이 겪는 식민지적 고통과 운명, 우리 민족의 한과 의지를 그려내고 있는 16권의 대작이다.
5세대에 걸쳐 확대되는 가족사를 담고 있는 이 소설은 시간적 배경을 1897년부터 1945년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독자들은 이 작품을 통해 한국의 근대사는 물론, 그 시대 한국인의 삶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Kuunmong: The Cloud Dream of the Nine
(Kurodahan Press, 2003)
한국 고전 소설의 백미로 꼽히는 김만중의 '구운몽'은 한국 조선 중기의 전형적인 양반 사회의 이상을 반영한 본격적인 고전 소설이다. 현실에서 꿈으로,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구조를 갖고 있어 흥미를 유발한다.
이 작품에서는 인간의 삶을 나타났다 사라지는 구름에 비유하면서, 인생무상, 일장춘몽, 즉 인생의 덧없음이라는 주제를 주인공 성진의 하룻밤 꿈을 통해 보여준다.
▲Modern Korean Literature: An Anthology
(The University Press of Hawaii, 1990)
상록수(The Mulberry Tree and the Children, 심훈), 메밀꽃필무렵(The Buckwheat Season, 이효석) 등 한국 현대소설 모음집이다. 한국 청소년 필독도서에 꼽히는 작품들이 총집합 되어 있는데, 한국의 과도기적 역사, 문화, 사상, 가치, 생활사 등을 여러 각도로 폭넓게 담고 있어 미주 한인 청소년들도 꼭 읽어봐야 하는 작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