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이혼하고 주의 신부가 되다_C.S. Luwis의 천국과 지옥의 이혼(The Great Divorce)
천국의 문 앞에서 돌아온 루이스는 깨어났다. 위대한 이혼이라 이름 짓고 천국과 지옥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예수그리스도를 받아들인 지성의 중년 남자는 결혼도 해본 적 없으면서 판타지한 이혼 영화를 만들었다. 남자는 이미 자신과 이혼하고
그리스도의 신부가 되어 첫 번째 위대한 결혼을 시작했다. 결혼했으나 지옥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그는 참 결혼을 위한 이혼을 독려한다.
천국은 누구에게나 판타지다. 천국의 유무는 믿음의 유무이다.
천국의 소유는 누구인가? 이 물음 위에 루이스는 자신의 답을 준다. 버려질 악과 소유될 선의 모습이 이 책 곳곳에 그려져 있다. 인정받기
위해 이데올로기를 넘나드는 시인, 타인에 대한 편견, 오직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평가 받으려는 갈망이 지옥의 그들에게 먼저 있다.
첫 막이 열리며 도시의 모습이 나타난다. 그 곳은 비어있다.
버스 정류장에서 탈 것을 기다리며 옥신각신하는 인물들. 그들은 이미 죽었다. 버스에 자리를 잡는 것보다 상대방에게 정신이 팔려있는 사람들. 인정받고
인정을 주장하는 단편들이 복잡하고 답답하게 이어진다. 루이스는 천국을 말하기 전에 천국보다
자신을 갈망하는 인생들의 비참함을 보여준다.
열 네 장면 속에 등장하는 유령들은 죽음이 무엇인지 모른다. 이미 지옥 속에 있었으니 죽어도
구원될 수 없었던 이유를 모른다. 그들은 자신의 삶 속에서 아무 것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지옥을 여행하고 있는데도 천국에는 가려 하지 않는다. 유령들에게
자신을 버리는 것은 천국보다 어려운 고행이다.
루이스는 자신의 논점을 인물의
대화 속에서 하나 둘 드러낸다. 대화가 깊어질 수록 각자의 존재의 색을 드러내는 스토리의 전개가 돋보인다. 표면적 갈등 구조 속에서 일관되게 끌고 가는 맥락은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사랑으로 서로를 끌고 파멸하는 인간의
이기심이다.
버스를 타고 여행을 시작한 주인공은 옆자리의 남자에게 망원경이야기를 듣는다. 수백 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과거 사람의 불빛을 본다고, 지금도 서로에게 더 멀어져 가고 있고 절대 만날 수 없다고. 주인공은 여행을 마치며 존경하는 스승에게 시간의 렌즈를 끼운 망원경이야기를 다시 듣는다. 너무 커서 볼 수 없었던 것도 거꾸로 보면 작지만 선명하여 볼 수 있는 망원경은 무엇인가?
루이스는 시간의 렌즈 없이 영원의 실체를 보려 하면 자유를 아는 지식이 파괴된다고 경고한다. 시간의
렌즈는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된 성경이리라. 말씀의 망원경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보아야 할 시간과 살아갈
시간이 있다. 시간을 채우는 모든 행동과 사건들이야말로 그 실재의 정의이며 우리는 그것을 몸으로 살아내야
한다. 다름아닌 사랑이다.
진정한 사랑은 인간의 결혼 속에서 온전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나 경험하지 않는가.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두 부부의 모습이 말해준다. 누구나 사랑을 갈망하고 서로를 필요로 하지만 살아내는 시간 속에서
완전한 사랑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천국을 누리는 부인에게 남편이 묻는다. "지금은 내가 더 이상 필요 없다는 건가?" 지옥과
이혼한 부인이 답한다. "물론이죠!"
비단 지상의 부부 관계 만 천국과 지옥을 말하는가?
내 권리를 찾고 최선을 다했으니 보상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생은 우리 모두의 모습이다. 하나님께
용서를 구함으로 자신을 포기하고 구원받은 한 영혼이 우리 앞에 빛을 내며 말한다. "사생활이란
없습니다." 천국에는 사생활이 필요 없다. 모두
하나님을 찬양하고 사랑하는 일에 모든 생활, 모든 시간이 사용될 테니까. 루이스가 나에게 말해주었다. “네 자신과 이혼하지 않으면 천국은
없다.”고.
첫댓글 좋은 책을 같이 읽고 글을 쓰고 나누니 참 좋아요.그리고 여집사님이 인도해 주신 어제의 "천지이"는 그리스도와 살아야 함을 깨닫게 해주는 시간이였습니다... 좋은글 늘 잘 보고 배웁니다..늘 감사요...
저도 감사해요. 제게 부족한 지체를 돌보는 마음이 집사님께 늘 느껴져서 참 따뜻한 모임입니다.^^~
어제 오랫만에 모임에 다녀 왔더니 조금 활기가 돌아옵니다. 책을 잘 이해하시고 좋은 통찰을 보여주셔서 좋았습니다.
저도 오랫만에 뵈어서 참 좋았답니다. 다음주에 또 만날테니 기다려지네요.^^~
첫 문단과 마지막 문단이 백미네요. 자아와 결별하지 않고서는 소유할 수 없는 천국. 인물과 장면을 통해 전개되는 이야기가 일목요연하게 머리 속에 그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