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간의 애석 생활을 하다 보면 어느샌가 집안 가득 쌓여있는 돌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사라도 갈려고 하면 우선 한참 전부터 돌들을 정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아직 이사를 한 번도 하지 않았으니 이사에 따른 돌문제를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점점 공간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2년 전에는 방안에 진열장도 놓고 나름대로 돌들을 구분해서 필요석과 불필요석을 구분하기도 하고 원칙을 세워 탐석을 통해 취석한 석만큼의 비슷한 규모의 석을 방석해야겠다는 마음을 항상 갖고는 있지만 어느새 방안을 둘러보면 나간석보다는 들어온 석이 더 많아진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다시 만든 원칙은 석을 탐석지에 무조건 가져다 방석하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을 정해 자연에 방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 원칙을 따르고 있다.
사진에서 보듯이 집 가까운 곳에 작은 공원이 있다. 그 위로 등산로도 연결되어 있어서 접근성이 탁월하다. 이곳에 불필요석을 갖다 놓기 시작했다.
공원을 만들면서 쌓여있는 언덕을 정리하고 일정한 조경을 하다 보니 자연 그대로의 토중석들이 발견이 되었는가 보다 그래서 돌로 탑을 둥그렇게 쌓아서 모아두었다.
이곳에 한 점 두 점 집에서 가져온 사이즈 큰 석들을 올려놓았다. 몇 년간을 이뻐해 주며 감상했던 석도 있고 자연에서 취석을 해서 며칠간 깨끗하게 세척을 하고 소독을 하고 건조한 뒤 사진을 찍고 보관을 하다 관심과 보관의 문제 때문에 저 돌탑 위로 올라간 녀석들이 대부분이다.
지금은 낙엽이 쌓여 있지만 저속에는 탐석지에서 가방이 터져라 겨우겨우 낑낑대며 데리고 온 녀석도 숨겨져 있다. 변화도 좋고 석질과 수마도 괜찮다. 하지만 수석 취미를 오래 한 애석인일수록 잘 아실 거라 생각을 한다. 세월의 시간만큼 본인들의 석안이 점점 높아진다는 사실을 말이다.
결국 눈과 마음에서 멀어진 석들은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대부분 수석인들의 행동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에 와서는 좀 더 괜찮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을 하다. 우연찮게 불필요한 석들을 가방에 넣어 메고 올라가다 힘이 들어 밑에서 놓고 쉬고 있는데 문득 생각이 들었다. 그냥 평평한 돌 축대에 올려놓는 것은 어떨까,
그래서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좀 더 관심을 받게 하기 위해 평평한 돌 위에 올려놓기 시작을 했다.
지금도 축대 위에 올려 저 있는 석을 볼 수 있다. 거의 대부분의 평평한 축대 위에는 석들이 다 올려져 있었다. 그만큼 많은 석들을 자연의 수석전시관에서 감상하고 관심을 받으라고 신경을 써서 올려놓고 가끔 내가 갈 때마다 잘 있는지 보기도 했다. 역시 비가 오는 날이면 그 멋진 모습들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하지만 며칠 전 다시 돌을 올려놓기 위해 방문을 했더니 모든 석이 전부 사라지고 없어졌다. 작년에 우연히 산에 가다 만났던 분이 돌탑 위에 올라가서 석을 뒤집고 한참을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 것 같았는데 그분이 가져가셨나 생각도 해본다.
누군가가 석을 가져가서 문제가 있다는 말은 아니지만 괜히 섭섭하고 서운하기도 하다. 저 돌 위에 감상할 만한 석들이 촘촘히 올려져 있었는데라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누군가가 가져가 주기를 바랐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해서 자연스럽게 나눔이 이루어진 것이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무엇이겠는가.
내가 계속 탐석을 한다면 나는 계속 저 축대 위에 또 다른 석들을 올려놓을 것이다. 그럼 누군가에게 필요한 석들은 자연속 수석전시관에서 나눔이 이루어진 것이다. 살다 보니 배우는 것이 있다. 나누면 그만큼 돌아온다. 마음이든 돌이든 돈이든 무엇이든 그만큼 다시 보충된다는 것이다.
첫댓글 재미있군요. 수석의 순환 문제 아주 절묘한 해결책을 찾으셨군요. 물론 소유권을 유지할 수 있는 넓은 양석장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그것도 여분의 넓은 땅이 없다면 불가능한 것이겠죠. 탐석 해왔던 돌이 필요없어졌을 때에는 산지로 돌려보내자는 운동이 일었었는데 사실 해당 산지로 되돌려 보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죠. 그래서 어떤 분들은 아파트 화단에 버리면 다른 분들이 주어 가거나 또는 산이 가까우면 산에다 버리는 경우도 있죠. 산에다 버리고 오래 보고 싶다면 눈에 잘 안 띄는 곳에 갖다 놨어야 하는데 보기 쉽게 하려고 눈에 잘 띄는 곳에 올려 놓으셨네요. 저도 간혹 뒷산에 갈 때는 산돌이라도 혹시나 하고 돌무더기를 눈여겨 볼 때가 있습니다. 당연히 산에 갖다 놓은 돌은 무주공산의 임자 없는 돌이죠. 경석을 주로 하시니 규격석 위주가 되고 금방 장소 문제에 부딛치게 되죠. 잘 하셨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더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게 순환시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꼭 필요한 사람이 가져갖으니 참 좋은 일이죠.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참수석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늘 건강하셔서 참수석을 잘 지켜주십시요.
돌사랑이 대단하십니다 내게서 떠난돌을 누군가가 아켜주고 사랑해주면 좋지요 그래서 저는 수석생활 42년차인데 한참 전국탐석을 다녀도 한두점 아니면 빈가방 메고옵니다 초창기때에 사이즈돌 화단에 꽂아놓으면 수족관 하는사람들이 많이가지고가고 시골에 주택있는분들이 가지고 가니까 서운하드라고요 아파트 화단에 죽꼽아놓으면 이슬과 비를 맞으면 형형색색 보기가 좋았거든요 어째든 잘하십니다 감사합니다
오히려 선배님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뚜벅 뚜벅 다가가다 보면 일생을 소장할만한
석을 만나겠지요. 좋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이사를 자주하는편이라 이사할때마다 정리한돌을 주변 산비탈에 모아놓거나 뭍어두는데 나중ㅈ에 생각나서 가보면 숲이 우거지거나 장비로 파헤처저서 찾을 수가 없더군요 ㅎ 그래서 손떠난 돌은 미련을 접습니다.
맞습니다. 한번 손떠나고 집나간 돌은 다시 미련을 가지면 안되는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