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따위로 물건을 얇고 비스듬하게 잘라 낼 때 삐진다고 하고, 성이 나서 토라지거나 일에 시달려 몸과 마음이 기운이 없거나 글자의 획을 비스듬히 내려 쓸 때 삐친다고 한다.
소고기뭇국을 끓일 때 무를 나박하게 썰어 두었다가 국에 넣기도 하지만 끓는 국에 무를 칼로 삐져서 넣기도 한다. 모양이 일정하지 않아 보기에는 좀 그래도 무에 육수가 잘 스며들어 맛은 훨씬 좋다. 시원한 뭇국에 고춧가루를 넣어 칼칼한 맛까지 더하면 아이처럼 잘 삐지는 남편에게 그만이다. 물론 나도 잘 먹고.
2014년 12월에 국립국어원이 새로 추가한 표준어 목록에 따라 '성이 나서 토라지다'라는 뜻을 표현 할 때 '삐지다'와 '삐치다' 둘 다 쓸 수 있게 되었다.
첫댓글어릴 때 가을 무우를 (이때는 '무수'라고 해야 더 맛있게 들려요) 적당히 삐져서 넣고, 거기에 어묵(여기도 오뎅이라고 해야 더 맛있는 듯)을 듬성듬성 삐져 넣고 푹 끓여서 한 사발씩 퍼주시던 엄마가 생각나는군요. 우리들이 맛있게 먹고 있으면 엄마가 "그려, 소고기보다 오뎅이 훨씬 맛있지..." 하시곤 했어요. 소고기 먹어본 기억이 없는 우리들은 진짜로 오뎅이 더 맛있나보다 했어요.
첫댓글 어릴 때 가을 무우를 (이때는 '무수'라고 해야 더 맛있게 들려요) 적당히 삐져서 넣고, 거기에 어묵(여기도 오뎅이라고 해야 더 맛있는 듯)을 듬성듬성 삐져 넣고 푹 끓여서 한 사발씩 퍼주시던 엄마가 생각나는군요. 우리들이 맛있게 먹고 있으면 엄마가 "그려, 소고기보다 오뎅이 훨씬 맛있지..." 하시곤 했어요. 소고기 먹어본 기억이 없는 우리들은 진짜로 오뎅이 더 맛있나보다 했어요.
어머니가 가을 무수를 삐져 넣고 오뎅을 끓여 주신 추억이군요.
누군가가 삐지거나 삐치면 주변 사람들은 난감하죠. 그 시간이 길어지거나 어른이 그렇다면... 정말 대책이 안 섭니다.
나도 삐지더라도 오래 삐쳐있지 말자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