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오송역 명칭변경, 청주시가 주도해야 한다.

[올리버]

지난 4월2일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된 이후 KTX오송역사의 위상이 달라졌다. 승·하차 인원이 3배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철도공사의 '호남선, 오송역 이용객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 5만289명이 오송역을 이용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1만844명보다 3.6배(3만9천445명)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오송역을 운행하는 KTX 입석 승객은 지난 5월 기준 8천512명으로 지난해 187명보다 44.5배(8천325명) 늘었다. 이는 출퇴근·환승 승객이 대폭 늘었지만 KTX열차 정차 횟수가 아직도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승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KTX오송역의 비중은 높아졌지만 아직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역사 이름이다. 지역사회와 외지 승객들 사이에선 통합청주시의 브랜드를 널리 알리고 타시·도 승객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역사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청주시는 '소귀에 경 읽기'다. 실제로 외지 승객 중에는 오송역이 충북과 충남의 한 자치단체로 생각하거나 심지어 세종시에 속해있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문제 때문에 대부분 KTX역사 명칭은 기초자치단체 이름이나 기초자치단체와 해당 지역명을 병기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청주시가 오송 역사 명칭변경에 소극적인 것은 오송읍 일부 주민들의 반대 때문이다.
　하지만 호남고속철도 개통이후 역명 변경을 둘러싼 찬반 의견이 시의회에서 제기되고, 언론에서도 이슈로 다르고 있는 상황에서 외면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청주시는 오는 9월까지 가칭 '오송역 명칭 결정 추진위원회'를 만들기로 하고 참여 위원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개명 찬반 주민이 10명씩 동수로 이름을 올리고 중립 인사도 2명 정도 참여하는 추진위를 구성해 이 기구에서 공청회, 여론조사 등을 통해 고속철도 오송분기역 개통 1주년을 맞는 내년 4월까지 역명 변경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매우 전향적인 방안이긴 하다. 하지만 관 주도로 하는 대신 민간주도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것은 '면피행정'의 전형적인 사례다. 관이 개입하면 괜한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변명을 내세웠지만 이는 책임지지 않고 어물쩡하게 넘어가겠다는 꼼수가 읽힌다. 추진위 구성은 물론 제대로 추진되기 힘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간주도의 주체도 애매할 뿐만 아니라 공청회와 여론조사등을 하려면 예산도 수립돼야 하는데 이는 어떻게 할 것인가. 당연히 역사 개명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사람들도 추진위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힘들다. 이 때문에 청주시가 추진위 구성이 안될 경우 오송역 명칭 변경론이 자연스럽게 수면 아래로 사라질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청주시는 오송역 명칭변경 추진위 구성에 뒷짐 지지 말고 당당하게 앞장 서 는 게 책임행정을 구현하는 것이다. 공청회와 공신력있는 여론조사를 통해 찬반 결론이 나온다면 더 이상 이 문제를 놓고 소모적인 논쟁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오송역사 명칭변경 여론이 제기된것이 벌써 6개월이 지났다. 통합시 전체의 여론을 반영한 정책적인 판단을 하는 대신 해당지역 일부주민의 눈치만 살피는 복지부동한 행정으로 일관한다면 청주시 발전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