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재미나게 읽었던 책이다.
참고로 나는 집에서 TV를 안 본다. 심지어 대한민국 A매치 축구 경기가 있더라도 절제한다.
당연히 야구 경기를 시청했을리는 없다. 아주 오래 전에 본 것 빼고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김기태 라는 이름은 기억하고 있다. 단신으로 안타를 잘 뽑아냈던 선수로.
이제 김기태는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10년 동안 최하위팀(DTD)으로 머물고 있는 LG 트윈스의 감독으로 있다는 사실을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그는 2012년 하반기부터 감독으로 있었다고 한다.)
참고로 나는 스포츠를 참 좋아한다. 축구, 야구, 골프 등등.
혹시나 TV를 안 본다고 해서 경기 규칙을 모를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책을 읽기 전에는 책 표지에 나와 있는 사진을 대수롭지 않게 보았다. 경기 끝나고 인사하는 정도로.
그러나, 이 사진에는 김기태 감독의 야구 철학이 담겨져 있고 다 쓰려져 가는 팀을 다시 재생시킨 힘의 근원이 담겨져 있다.
일명 '검지 세레모니'다.
혹자는 사내가 스케일 작게 검지가 뭐냐고 비아냥 거닐 수 있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사진이다.
김기태 감독은 하이파이브 대신 두번째 손가락 검지를 서로 힘주어 맞대며 그만의 '형님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형님 리더십'이 뭔가?
성서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보였던 섬김의 리더십과도 닮아 있다.
정 많고 따뜻한 형처럼 아우들에게 격려하고 힘을 보태주는 리더십을 말한다.
김기태 감독 역시 선수시절 어려운 팀들을 옮겨 다니며 숱한 역경을 몸으로 경험했기에 나올 수 있는 리더십이다.
선수 시절 3할대의 타율을 유지했다고 한다면 어느 팀에서든지 최고의 대우를 받았을 터인데 그는 운이 없었는지 말도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선수 시절 그런 어려움이 감독이 되어서 선수들에게 형님처럼 따뜻하게 다가설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아무런 원칙없이 선수들을 대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한 원칙, 공정함으로 대하면서 선수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있다.
선수층을 폭넓게 운영함으로써 2군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있다. 노력하면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공정함을 말보다는 실천으로 옮기고 있다.
고참 선수들과 코치들에게 감독의 권한을 위임함으로써 팀내의 튼튼한 신뢰를 구축하고 있다.
오히려 고참 선수들(이병규)이 솔선수범하여 어린 선수들을 다독거린다고 한다.
이제 LG 트윈스는 '김성근의 저주'를 풀어내고 있다.
가을 야구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 시리즈에 진출할 이변의 팀으로 불려질 것 같다.
'형님 리더십'
사람마다 리더십의 색깔이 다르다.
나는 어떤 리더십을 계발해 갈까?
김기태 감독의 팀 운영 방식이 녹아져 있는 생각들이다.
" 역경을 뒤집으면 경력이 된다. 인연이란 말은 뒤집으면 연인이 되고 자살을 거꾸로 읽으면 살자가 되고 내 힘들다를 거꾸로 읽으면 다들 힘내가 된다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