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아이 교육에 있어서는“책만 많이 읽어도 절반은 성공”이라는 말을 한다.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풍부한 것은 물론 사고력과 표현력이 발달해 공부도 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엄마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가 바로 ‘독서 교육’이며, 단순한 책 읽기에서 나아가 독후감 쓰기, 논술 지도, 북메이킹, 토론 교육 등 다양한 독서 활동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소개되는 세 엄마는 어릴 때부터 아이의 독서 지도에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한 결과, 지금은 전문적인 독서지도사가 된 사람들이다. 처음부터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고 새로운 직업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 독서 교육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다 보니 다른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능력과 자격을 얻게 된 것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얻은 다양한 경험과 공부가 엄마를 전문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내 아이도 잘 키우고, 당당한 자기 일도 가질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학습지, 학원, 어린이 도서관, 각종 교육 기관에서 다양한 독서 지도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엄마들은 다른 학습처럼 독서 또한 전문적인 교사에게 맡겨야 한다는 생각에 값비싼 사교육비를 지불하고 아이를 학원에 보낸다. 각 과목별 공부, 예체능 교육, 체험학습, 독서 교육까지 사교육을 받아야 한다면, 엄마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독서야말로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해야 할 공부이다. 단순히 책 읽는 능력, 문장력, 발표력을 키워주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아이에게 평생 취미생활을 갖게 해주고, 다양한 간접 경험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일깨워준다는 차원에서 독서는 학원이 아니라 가정에서 엄마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 세 엄마의 독서 교육 노하우가 초보 엄마의 걱정을 조금은 덜어줄 것이다. |
소연(초4) · 진현(초2) 엄마 정영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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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과 2학년 남매를 둔 정영희 씨. 그녀는 또래 아이를 가진 이웃 엄마들에게 선망의 대상인 베테랑 엄마다. 두 아이를 예쁘고 반듯하게 길러낸 덕분이기도 하지만, 항상 자신이 배우고 알게 된 정보를 엄마들에게 아낌없이 전해주는 성품 때문. 그녀는 현재 집에서 독서 클럽을 운영하며,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들까지를 대상으로 다양한 독서 활동을 돕고 있다. “큰아이를 낳고 직장을 그만뒀는데, 조금 허전하고 심심하더라고요. 말도 못하는 갓난아이지만 매일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노래를 불러주는 것이 낙이었죠. 아이랑 재밌는 문화센터 강좌를 듣기도 하고요.”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란 후에는 함께 어린이 도서관에 다니는 데 재미를 붙였다. 즐겁게 책을 읽고 대출도 여러 권 받을 수 있는 어린이 도서관은 그녀가 엄마들에게 강추하는 곳이기도 하다. 어린이 도서관에 다니면서 그녀는 학부모 독서 지도 프로그램을 수강하게 되었고, 강사였던 김은아(『우리 아이 책날개를 달아주자』의 저자) 선생의 추천으로 이대 평생교육원 독서지도사 과정을 듣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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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들었던 강의가 제 육아관에 큰 영향을 미쳤어요. 독서는 평생을 통해 지속되어야 할 중요한 자산이니, 어른이 되어서도 항상 책을 읽고 인생의 자투리 시간을 책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진정한 독서 교육이라는 강의가 마음에 와서 박히더라고요.” 지금도 그녀는 책과 관련된 강좌나 부모 교육은 빠짐없이 찾아다닌다. 엄마 역할에 안주하다 보면 자칫 긴장감을 잃을 수도 있는데, 이런 좋은 강좌를 통해 항상 공부하고 노력하는 엄마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 그녀가 하고 있는 독서 지도는 매우 다양하다. 유치원생 대상인 북메이킹 수업의 경우, 자기책·엄마책·아빠책 등 가족의 특성을 표현하는 가족책, 사계절의 특성을 표현해보는 계절책, 공연을 보고 난 후 느낀 점을 표현하는 공연책 등, 단순한 쓰기 위주가 아니라 아이가 마음껏 생각하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엄마의 조급함이 아이에게는 부담이 되고, 결국 책을 싫어하는 아이로 만들 수도 있어요. 아이가 준비될 때까지 충분히 기다려주고,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은 독서 습관을 만드는 비결이랍니다.” |
정영희씨의 독서 지도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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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공부’라는 생각을 버려라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이가 책을 많이 읽고 지식이 차곡차곡 쌓이기를 원한다. 하지만, 진정한 독서 교육은 아이가 평생 동안 책과 함께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단순히 학습 능력을 쌓겠다는 근시안적인 생각보다는, 어떻게 하면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만들까 고민하고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읽는 인생은 그 자체로 풍요롭고, 자연스럽게 학습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 아무 책이나 주지 마라 아이에게 무조건 책을 많이 읽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엄마의 욕심이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하려면, 좋은 책을 주어야 한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항상 좋고 재밌는 책을 옆에 놓아두었다. 그리고 엄마가 많이 읽어주면서 그 책이 재밌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맛있는 음식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아이들은 재밌는 책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책 읽는 재미에 빠진 아이들은 TV를 켜놓아도 자연스럽게 책에 빠진다.
3 한글은 늦게 가르쳐라 큰아이의 경우 6세 말에, 작은아이는 7세에 글자를 가르쳤다. 글자를 빨리 가르치면 혼자 책 읽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유아기에만 경험할 수 있는 그림책의 좋은 그림들을 놓칠 수 있다. 아이에게 글자를 알고 싶은지 물어보고, 준비가 되었을 때 가르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아이가 글자를 안 다음에도 엄마가 꾸준히 책을 읽어준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4 문학적 가치가 있는 책을 골라라 초등학교 고학년에 올라간 딸아이의 독서량은 꾸준하다. 이제는 자기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선별해 탐독하기도 한다. 아이의 독서 습관이 어느 정도 잡혔다면, 칼데콧상·유베리상 등을 수상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책을 골라주는 것이 좋다. 문학적 가치가 있는 책을 읽도록 도와주면, 아이의 독서 수준은 저절로 높아진다.
5 조잡한 만화책이나 축약본은 읽히지 마라 만화책이나 축약본이라도 안 읽는 것보다는 낫다지만, 이런 것에 재미를 들이면 제대로 된 작품을 읽어내기 어렵다. 책 읽기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그림이 조잡하고 스토리 구성이 조악한 만화책은 사주지 않는 것이 좋다. 또 학교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토리만 알 수 있는 축약본을 읽히는 것도 삼가야 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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