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너무도 따뜻합니다.
안으로 들어가기가 싫습니다.
마당에 선 채, 꽃밭을 둘러 보았습니다.
진작에 저버린 벌개미취 꽃대랑...
국화꽃대들이 너저분합니다.
작업장갑을 챙기고 장화도 챙겨 신고...
전지가위랑 방석의자도 챙겨 들었습니다.
웃자란 개나리 가지를 잘라주고...
달맞이 꽃대, 금계국 꽃대랑...
개미취 꽃대를 잘라 주었습니다.
허리를 펴고 일어서서 보니...
불그레 단풍든 철쭉만이 선 꽃밭이 깔끔합니다.
잠깐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거의 두 시간이나 걸렸습니다.
빈 밭을...
왔다 갔다 거닐면서 생각해 봅니다.
꽃밭은 비워 놓았는데....
내 마음밭은 왜 이리 비우지 못할까!
비워놓은 꽃밭은 내년이면 다시 꽃을 피워내...
내 마음뿐 아니라, 오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해 줄 것입니다.
지난 겨울에 몹시 아파서 중환자실에 사흘 있으면서....
얼마나 통회하고 하느님께 용서를 빌었건만....
다시 살아나니 도로 제자리...
내 마음밭은 다시 너저분해 진 것 같습니다.
몸이 좋지 않아서...
지난 주 한 주간을 성당에 가지 못했습니다.
불편한 몸으로...
옷장 정리하고, 책장 정리하고 사진도 정리했습니다.
양말 서랍도, 컴책상 서랍도 정리를 했습니다.
쓸데없는 것들이 참 많기도 합니다.
쓸데 없는 생각들이 가득찬 내 마음밭과 똑같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자꾸 비워내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첫댓글 모든 피조물 안에 님의 순결 느끼며 찬미 하는 작은자의 열망~~!!
마르타 자매님~~
오늘도 화이팅 입니다.
정리하는 거 한 번 쯤 더 쓸 수가 있지 않나 하거든요
비우고 버리는게 참 어렵습니다
(.....)
일상이 피정같으신 마르타 형님이 비우신 꽃밭 한번 보고 싶네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