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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밤 출하를 20여일 앞둔 현재 파악된 공주시의 밤 재고량만도 500여톤에 이르는 등 해마다 밤 재고량이 급증하고 있다. |
ⓒ 공주뉴스 이건용 |
국내 최고의 맛과 품질을 자랑하는 공주알밤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전국 최대의 밤 주산단지인 공주시의 밤 생산농가들이 최근 비료 등 농자재가격의 급등, 고령화에 따른 농촌일손 부족과 이로 인한 인건비 상승, 내수판매 및 수출부진 등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더구나 전 세계 밤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산 밤의 대량유입과 일본의 농약 안전규제 강화조치(잔류농약 포지티브 리스트제도) 이후 수출량이 급감하면서 국내 밤 생산농가의 경영이 갈수록 악화돼 고사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실제로 햇밤 출하를 20여일 앞둔 7월말 현재 파악된 밤 재고량만도 500여톤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나마 사곡농협에 쌓여있던 재고 100여톤은 최근 50%할인 행사 등으로 부랴부랴 처분한 것으로 나타나 사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내수부진과 수출부진으로 인해 매년 밤 재고량이 급증하면서 생산농가는 물론 이를 수매하고 있는 농협과 행정당국까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공급량 조절을 통한 국내 밤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부터 전국의 밤 생산량과 재배면적을 줄이기 위한 ‘밤 대체작목 조성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나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밤나무의 노령화 등으로 밤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는 남부지방과는 달리 1990년도 들어 뒤늦게 시작한 공주시는 오히려 생산량이 늘어 고민을 더하고 있다.
일부 생산농가들은 “1ha당 700만원에 불과한 대체작목 조성비용 지원으로는 어림도 없다”면서 “그것도 자부담이 240만원에 달해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고 있으며, 마땅한 대체작목도 없는 실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생산농가들은 또 “농민들의 안일한 사고방식도 문제지만 행정당국이 먼저 특단의 대책은 내놓아야 한다”면서 “직접지불제 도입, 밤 가공식품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흥찬 공주 밤 재배자협회 총무는 “공주는 듣도 보도 못한 검증도 안 된 밤나무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으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오 총무는 이어 “밤 농가를 살리기 위한 밤 오너제도의 도입은 늦었지만 다행스럽다. 그러나 공주시가 최고의 특산품이라고 자랑하는 공주알밤이 양파자루에 담긴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현실”이라면서 포장지 개발, 가공식품 개발 등 적극적인 대책마련에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김재환 금정농원 대표는 “전국 최대의 밤 주산지이면서도 도로변에 홍보 입간판 하나 없는 것도 안타깝고, 들쭉날쭉 정확한 양을 담을 수 없는 양파자루도 안타깝다”면서 市의 소극적인 태도와 실천의지 부족을 지적했다.
따라서 정부차원에서의 밤 생산농가 소득감소분에 대한 직접지불제 도입 등 지원강화와 공주시의 지역실정에 맞는 품종 선정 및 수종갱신, 홍보방안 마련, 가공식품개발과 포장지 개발 등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공주시의 밤 생산 통계자료에 따르면 총 생산량 규모는 2006년 9,998톤에서 2007년 1만 246톤으로 늘어난 반면, 재배면적은 5,775ha에서 5,515ha로, 농가수는 2,505 농가에서 2,139농가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1만ha를 줄이기 위해 실시되고 있는 산림청의 ‘밤 대체작목 조성사업’에 따라 공주지역에서는 7농가, 15ha의 재배면적이 줄어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