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공포스런 괴물의 꿈은 특별합니다.
실제 꿈 : 아마도 이 꿈은 초등학교 때 꾸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느날 집 앞 골목에서 놀고 있는데, 시커먼 괴물, 마치 킹콩을 연상하는 그런 괴물이 나를 잡으려고 뛰어 옵니다. 나는 겁이나서 도망을 갑니다. 그러다 깨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꿈이 내가 성인이 되고, 거의 50이 될 때까지 잊혀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 이후로 나는 다른 형태의 괴물이나 귀신 혹은 폭력을 동반하는 꿈을 꾸고는 하였습니다. 내게는 이런 꿈을 모두 악몽으로 기억합니다. 심할 때는 가위에 짓눌리거나 얼마나 생생한지 꿈에서 깨었는데도 그 공포감이 쉽게 사라지지 않곤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심한 공포감이나 가위에 짓눌린 꿈을 꾸고나면 언제나 어린 시절 꾸었던 그 시커먼 괴물 꿈을 다시 기억나고는 하였습니다. 그런 꿈들이 아마도 매년 3~4회 정도 반복되지 않았나 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꿈워크숍 과정에서 그 시커먼 괴물이 다름 아닌 나의 아버지였다는 생각이 번쩍들었습니다. 물론 어떤 인과적이거나 논리적이거나 합리적 이해와 관계없이 순간적으로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어왔습니다. 그것은 생각을 하였다기보다 들어왔다라는 표현이 적당하지 않나합니다. 그 번쩍 했던 느낌이란, 내가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그 괴물을 꼭 안아주었어야 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괴물은 나를 잡으려는 것이 아니라 나를 안아주려고 했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때 나는 어떤 해방감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신기하게도 그 이후로는 지금까지 악몽을 꾸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괴물이 사실은 아버지였다는 나의 느낌은 아마도 내 개인의 삶과 관계가 있습니다. 아버지가 초등학교 때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그 사건은 내게 다른 많은 파생적인 인생의 곡절을 겪게 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
그 꿈 워크샵을 경험한 것이 또 10여년 까까워 지고 있습니다. 아직 악몽과 같은 꿈은 내게 더 일어나지 않지만, 그 괴물 꿈은 다른 어떤 꿈보다 기억에 남습니다. 나는 그것을 여전히 복기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러다 60을 넘기면서 어쩌면 그 괴물은 내가 만나는 세상 그 자체는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의 변화도 있습니다. 내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은 어린시절의 꿈이 하나의 가면을 벗고 나서 또 다른 가면을 벗겨주려는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물흐름'님의 꿈 사전을 보면서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아직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그 시커먼 물체의 괴물을 다시 꿈속에서 만나고 싶고, 꿈 속에서 만나면 도망가지 않고 꼭 포옹을 해주고 싶어서 가끔 그 꿈이 내게 다시 들어오기를 바라는 생각을 하지만 아직 그 꿈을 다시 꾸어보지 못했습니다.
첫댓글 어느 한 면에서 검은 물체의 정체를 알게 되면, 그 다음은 흔히 아니마/아니무스의 인도를 받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쫓기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쫓는 것이고,
그래서 자아는 그림자의 어둠을 동화하며 아니마/아니무스가 인도하는 다리를 건너 자기(Self)로 향하니까요.
아둠 하나하나, 다리 하나하나, 세상 하나하나가 모두 자기(Self)의 다른 분화상이라 할 수 있으므로,
궁극적으로 이 모든 과정이 자기(Self)를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