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소중한 희망의 싹을 보았습니다.”
반갑습니다. 충남녹색당 당원 여러분. 여러분들의 정성과 노력으로 6.4 지방선거를 치러냈습니다. 아시다시피 충남에서는 도의원 2명(홍성 1선거구 정영희, 천안 7선거구 이윤상)과 군의원 1명(홍성 가선거구 이재혁), 그리고 광역비례후보 1명(장은경)이 지방선거에 나섰습니다(이재혁 후보는 홍성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존중해 본선거에는 나서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이재혁 후보의 양보로 홍성에서는 최초로 선거를 통한 여성 군의원이 생겼습니다).
녹색당 창당 후 첫번째 지방선거인 만큼 최선을 다했지만, 개표 결과는 저희들의 바람에는 많이 미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소중한 희망의 싹이 뿌리내리는 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홍성 1선거구에서 도의원으로 출마한 정영희 후보는 2,806표(9.77%)를 얻었습니다. 애초 새누리당 후보와 1대1 구도를 만들어 높은 득표율이 예상됐지만 본선거에 군수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인물(새정치연합)이 도의원 후보로 등록하는 어려운 조건 아래서도 10% 득표율을 목표로 선거 마지막날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정영희 후보는 다른 정당의 후보들과는 완연히 차별화된 선거운동으로 많은 분들의 지지와 응원을 받으며 행복하고 감동적인 선거운동을 하였습니다. 돈 안쓰는 선거운동, 휴대용 소형 앰프를 이용한 골목 유세, 자발적인 자원봉사자들만의 선거운동 등 홍성의 선거문화를 일신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녹색당 정영희 후보의 선전이 빛났다고 자평합니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충남녹색당 정영희 후보는 충남과 홍성의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유일하게 지지를 받은 후보였으며, 지역 후보 가운데 한겨레신문에서 비중있게 다뤄준 유일한 후보였습니다. 개표 결과도 1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얻어 홍성에 녹색 희망의 싹을 뿌렸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홍성녹색당의 선전은 오로지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열정과 헌신에 힘입어 얻어낸 것이라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천안 7선거구에서 도의원으로 출마한 이윤상 후보는 1,717표(6.78%)를 얻었습니다. 홍성보다 더 어려운 4자 구도(녹색당, 새정치연합, 새누리당, 무소속)에다 상근하는 선거운동원도 없이 거의 후보 혼자 선거를 치른 결과치고는 매우 선전한 게 아닌가 합니다. 준비(당원의 참여)가 부족한 상태에서, 오직 녹색당을 알리는 데 매진하겠다는 일념으로 나섰던 선거인 만큼, 이윤상 후보가 선거에 나서는 순간부터 이미 녹색당은 성과를 냈다고 할 수 있을 터입니다. 녹색의 가치를 알리느라 목이 쉬도록 애쓰신 이윤상 후보를 비롯해 천안의 많은 당원들께 늦었지만 뜨거운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천안 역시 어려운 여건에서도 당원들의 열정과 헌신으로 이 정도의 성과를 냈고, 이후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소중한 거름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충남의 광역비례로 나선 장은경 당원에게 진심어린 고마움을 전합니다. 충남의 정당 투표에서 “녹색당”을 찍을 수 있도록 용기를 내준 장은경 후보야말로 충남녹색당에 가장 고마운 분이 아닐까 합니다. 개표 결과는 7,307표(0.84%)에 불과하지만 2년 전 총선(3,157표 0.39%)에 비하면 두배 이상 선전한 것으로 나옵니다. 특히 지역구에서 후보를 낸 홍성(2.92%)과 천안(0.96%)의 경우 지난 총선 때보다 훨씬 높은 정당득표율을 보인바, 이후 선거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녹색당을 알려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충남녹색당 당원과 충남녹색당을 지지하는 여러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충남녹색당은 선거비용 일체를 후보 개인에게 짐지우지 않기로 약속했습니다. 당원들과 후원자들의 모금으로만 선거비용을 충당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고맙습니다. 애초 모금 목표 6천만원 가운데 5천 8백만원이 모였고 전국당에서 6백만원을 지원해 총 6천 4백만원으로 충남 전체 선거를 치렀습니다. 이 가운데 4천 5백만원 정도를 지출한 듯합니다(아직 정확한 집계가 안돼 대강의 수치만 말씀드립니다). 충남 당원과 지인들이 보내준 정성어린 후원금을 허투루 쓰지 않고 아끼고 아끼며 선거운동을 해준 충남녹색당의 후보들과 당원들께도 고마운 인사를 올립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남녹색당은 작지만 소중한 희망의 싹을 보았습니다. 선거 이후 일상에서의 정치활동을 더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이미 후보를 내 선전한 홍성과 천안에서는 녹색당의 인지도가 아주 높아졌다고 합니다. 홍성의 경우에는 이제 녹색당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 싶습니다. 더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세월초 참사가 일러주듯, 돈보다 생명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 행복한 녹색 세상을 꿈꾸며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애먼 헤나시라는 미국의 아나키스트에 얽힌 일화가 기억납니다. 반전을 알리는 1인시위를 하는데, 많은 이들이 조롱조로 “당신 혼자 그렇게 한다고 세상이 바뀔 거라 확신하느냐?”고 묻습니다. 헤나시의 대답이 걸작입니다. “아뇨, 하지만 세상이 나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은 확신합니다.” 헤나시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해 행동했던 것이지요. 용기와 정직, 그리고 유머라는 무기로 말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애먼 해나시의 위 일화를 떠올려보곤 합니다. 남들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어도 나 자신이 시류에 떠밀려가지 않기 위해 가만히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에게 결코 잊지 말라는 과제를 던져주었고, 또 더 이상 가만히 있어서도 안된다는 걸 일러주었습니다.
예, 이제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가만히 있지도 않겠습니다.
행복하기 위해, 녹색 희망의 싹을 더 널리 피우기 위해, 한걸음 한걸음 우리 앞에 놓인 척박한 땅을 갈아봅니다. 모든 분들에게 평화가 함께 하기를 빕니다.
2014년 6월 10일
우애와 연민의 공동체 충남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강국주․양수철 돈배
0610충남당원들편지.hwp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담번엔 마누라도 포섭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