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존직 선거와 세상 친구의 유혹
교회의 항존직(장로, 권사……) 선거가 끝나면
“너는 이번에도 장로(/권사)가 못 되었어?”라는 질문을 비기독교인 친구에게 듣는 일이 많습니다. 참으로 당혹스러운 일입니다.
“교회의 직분은 계급이 아니야. 은사(재능)에 따라 교회 운영을 원활하게 하려고 만들어진 직급이야.”
“말은 그래도, 장로가 안 되어 속상하지 않아? 보아하니 교회도 가기 싫은 표정인데? 평소에 인사도 잘하던 교인들이 자기를 인정해 주지 않으니 망신은 망신이지.”
“장로는 안 하는 게 편해.”
“그건 패자의 변명이야.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좀 하지 그랬어? 겸손 떤다고 누가 알아주나?”
“교회는 그런 일을 하는 곳이 아니라니까. 세상하고는 다른 곳이거든.”
“교회라고 세상과 다를 게 뭐 있어? 너는 교회에 기부금도 많이 내지 않아? 그러나 그걸 누가 알아주니? 평소에 지역구 관리하듯 자기 홍보를 좀 해두지 그랬어? 사람의 눈에 띄는 일을 먼저 하는 거야. 왜, 그런 것 있잖아? 새벽기도에 열심히 나간다든지, 주차 관리를 한다든지, 아니면 남은 가만히 앉아 있는데 찬양 때 자기만 손을 올리고 좌우로 흔든다든지, '아멘'하고 기도할 때 큰 소리로 응답한다든지. 이렇게 꾸준히 자기 홍보를 해야 했던 거야.”
“너는 교회에 다니면 왜 꼭 장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장로가 되어야, 목사도 함부로 못 하고, 대외적으로도 장로 타이틀은 있어야 말발이 서지 않니? 솔직히 너도 은근히 바라지 않았어?”
“나는 교인들의 환심을 사고 싶지 않아. 그저 가족과 행복하고, 예배 생활에 행복하면 그것으로 만족해.”
“기독교인들은 신비적 체험과 인생 역전을 겪은 거인들을 원하는데 너처럼 평범하고 착한 세상 사람 같은 교인을 선출해 주겠니? 장로 생각은 접고 지금처럼 사는 게 좋겠다.”
이 대화는 장로 피택(被擇)에 낙선한 사람에게 친구가 세상을 사랑하라는 유혹을 하는 것으로 “이 세상과 이 세상의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요일 2:15).”는 요한 사도의 말과는 상반되는 내용입니다. 기독교인은 세상과는 다른 가치관을 따르고 있는 무리입니다. 그러나 가끔 세속적인 탐욕으로 유혹에 빠질 때가 많습니다. 오직 믿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자기를 죽이고, 눈에 보이는 것과 권력과 명예욕과 물질의 욕심에서 자기를 죽이고 자유로워지면 주의 영성으로 거듭나서 천국을 소망하고 살게 되어 위로부터 오는 지혜로 이웃을 사랑하고 지상에서 천국을 체험하며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삶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2011.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