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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은지 며칠 안 되었던 싯점, 금호동의 작은 나눔 쉼터 소금창고, 이곳에서 하느님의 종으로 봉직하는 창고지기들의 나눔레이더에 딱한 형편에 놓여 고통받는 한 가정이 포착되었습니다. 우리는 실사방문을 위해 온정의 물품을 차에 싣고 길을 나섰습니다. 네비주소대로 길을 따라 도착한 곳은 의정부에서도 변두리인 가난한 동네 였습니다. 그곳에서도 그들의 가정은 창문조차 없어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깊은 지하실 방이였습니다. 이 집은 유달리 지하가 깊었습니다.
사연을 들어본즉, 지난해 가을까지만해도 서울에 살았다 했습니다. 여타사정이 겹쳐 시부모님이 가까이 사시는 이곳으로 이사왔다는 것입니다. 남의 어려움을 보면 그냥 못 넘기는 착한 아내는 가난한 집안 형제들이 찾아와 사정을 호소하면 거절을 못해 돈도 빌려주고, 때로는 집을 담보로 은행대출도 받아 주었답니다. 주변 이웃의 도움요청에도 마찬가지로 남편모르게 금전적 도움을 주었었는데, 결과적으로 돈은 떼였고, 은행에 독촉은 심했으며, 설상가상으로 착한 남편은 몇해 전 집안 형제의 요청을 거절 못하고 자신의 명의까지 빌려준 것이 잘못되어 국세청에서 세금폭탄까지 떠안게 되었고 그바람에 폐인되어 오래도록 집안에만 웅크리고있다 했습니다. 선한 실천의 열매는 심적 고통을 낳고, 물질은 궁핍해졌습니다. 아이들과 살고있던 아파트마져 급기야는 날라가 버리고, 그런후도 경제적으로 견딜 수 없는 형편이라 이곳까지 밀려왔다 했습니다.
우리가 살펴 본 결과 더 심각한 문제는 경제적 현실보다도 남편의 오그라 움츠려든 마음이었습니다. 상처로 인한 우울증에 대인기피증 증세도 보였습니다. 길건너가 바로 자신의 부모가 있는 시댁인데 이사온 후 몇 달동안 한 번도 남편은 들리지 않았다 했습니다. 우리가 얘기좀 나누려 시도해 봤지만 좀체로 자신의 골방에 갇혀 나오질아니 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부억 식탁에서 아이들과 삼겹살을 구워먹으며 얘기를 나누었고 아내를 통해 남편의 실상을 알게 되었습니다. 안되겠다 싶어 제가 들어가 남편을 다독여 불러내었습니다. 실로 한시간 반을 기다린 끝에 대면하게 된 그집의 가장입니다. 그와 인사를 나누고 첫 날은 그냥 그렇게 다녀왔습니다.
창고에서의 일상중에서도 제 마음은 온통 그 형제에게 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며칠뒤 혼자 불쑥 의정부로 찾아갔습니다. 이미 지난번 방문 때 얼굴을 익힌 탓인지 그가 저를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꺼꾸로 거짓말로 제가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창고에서 일하다가 어떤 놈한테 억울하게 봉변당해 화딱지나서 이렇게 찾아와서 영미아빠랑 술 한잔 하고 싶었다고~~~ 그는 이런 내가 안돼보였는지 나를 위로했습니다. 내가 제의 했습니다. '여긴 애들도 있으니 우리 집앞에 나가 술 한잔 하자'고 그를 졸라?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가 잠바를 걸치러 방안으로 들어간 순간 아내가 얼른 말을 걸었습니다. '이건 기적이라고! 시어머니가 와도 얼굴도 안 마주치고 밖으로도 안나가는 사람인데' 하며, 그래서 내가 말했습니다. '지난번 처음 왔을 때 봤어요. 지하 계단입구에 소주 빈병이 쌓여 있는 것을, 현재로서 그를 바깥으로 끌어내는 유일한 밧줄은 술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시장안에 있는 순대국 집에 마주 앉았습니다. 술잔이 몇차례 오고간 뒤 비로소 그가 자신의 가둬두었던 심경을 서서히 끄집어 내어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더 흉금을 털어놓고 대화를 나누고자 그의 나이를 묻게되고 그 자리에서 그와 나는 형 동생하기로 동맹을? 맺었습니다. 난 그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고자 내 지나온 슬픈 과거를 들려주었습니다. 술자리를 마치고 나올 때 그가 묻지도 않는 뜻밖의 고백을 합니다. 형님을 만나 얘기를 듣고나니 복수심에 불탔던 마음에 독기가 빠지는 것 같아요. 그러고 다시보니 정말 그의 얼굴에 처음으로 생기가 돋는것 같았습니다. 내가 '야! 민철아. 아닌게 아니라 지금 네 얼굴이 집에서 볼 때하고는 달라졌어 굉장히 밝아졌네.'하니까 동생이 되받는다. '아마 저에게 빛이 들어갔나보네요.'하는 것이 아닌가? 난 속으로 '야호' 소릴 질렀습니다. 가능성이 보였으니까! 그래서 빛이 들어온 오늘을 기념해 우리 형제간에 인증샷을 찍자고 해서 제가 셀카로 한 컷 남겼습니다. 그가 형님가신다고 의정부역까지 따라 왔었거던요.
동생 민철이랑 함께 전철역사에서.
다녀온 얘기를 그대로 난 창고지기 막달레나에게 얘기했고, 그는 우연한 일로 이 가정의 사연을 도곡동에 사는 소금창고 후원자 부부에게 했답니다. 이 얘기를 전해들은 바오로 형제도 안타깝게 느꼈는지 자청해서 자기 공장으로 보내라고 했답니다. 일주일에 단 하루를 나오건 이틀을 일하건 상관없이 그 형제가 거듭나는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 주고 싶다며, 조형유리제조업을 하는 분으로서 그는 저와 동갑이라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민철이가 언젠가는 세상 밖으로 나올 것이니 그 때 바오로형제님의 공장에서 그가 일 할 수 있도록 취직이 이미 보장된 셈입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집을 나서는 막달레나에게 줄 것이 있다며 기다리다해서 받아 온 것이 쌀 한자루와 김치 한 통이였습니다.
웬 쌀? 내가 물으니 바오로형제가 정읍에 있는 사찰에 유리공예제품을 납품하는데 그곳의 스님께서 절에 시주들어 온 쌀을 준 것이라 했습니다. 쌀과 김치를 보는 순간 난 또 병이 도졌습니다. 의정부 그집에 갖다주고픈. 그 때 신중하기로는 국보급인 내 친구 막달레나가 한마디 합니다. '선행도 절제가 필요하단다. 도리어 넘치면 해가 되니 전화해서 가도 괜찮은가? 김치는 필요한가?' 물어보라 했습니다. 계속해도 전화는 안받기에 문자를 보냈더니 회신이 왔습니다. '오지말라고' 오셔야 언니오빠에게 대접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그래서 '김치는 있니?'하고 제가 카톡을 보냈더니 '김치도 없어요,' 하고 답이 바로 왔다. 이럴즈음 느닷없이 우리의 도반 목우스님이 창고로 들어 오십니다.
막달레나가 만들어 선물해 드린 털모자를
쓰시고 창고를 환하게 방문하신 목우스님
스님께 늦은 점심을 대접했습니다
식사전 감사기도를 바치는 스님과 막달레나
식사를 하면서도 우리들의 민철이네집 이야기는 계속이어졌습니다. 내가 김치도 없다는 얘기는 다른 것도 없다는 뜻이다. 그러니 쌀도, 여기 있는 과일도, 그리고 며칠 있으면 설이니 아이들 설빔으로 옷도 챙겨가자고 했습니다. 의정부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곁에서 모든 과정을 지켜보시던 스님께서 슬그머니 막달레나에게 돈을 꺼내어 건네 주십니다. 참 놀라운 일 입니다. 추운 거리를 돌아다니시며 탁발해서 모은 것인데 아낌없이 웃으시며 그냥 주십니다. 우리가 흠칫 놀라움을 감사로 표현하니 그분이 한 말씀하십니다. '대부님, 대모님하시는 일에 저도 동참하고 싶습니다.'하시며. 적은 돈이 아니였습니다. 바로 그 때, 봉사자 신윤서여사님이 예고없이 시간이 있길래 지나는 길에 들렸다며, 불쑥 소금창고에 오셨습니다. 우리의 물건챙기는 모습을 보고 '어디 가는 길이냐고' 물으신다. 기래서 또 짧게 민철이네 사연을 얘기했더니 그럼 잘 됐다며 어서 댕겨오란다. 가게는 올 때까지 자기가 봐 줄테니 마음놓고 갔다오라고 편히 제의하셨습니다. 내 주변엔 온통 천사들 뿐입니다.
고맙다고 스님께 인사하니 빙긋이 웃으신다.
스님은 일어서시고 그 자리 대타 지킴이 신여사가.
이것저것 물건도 차에싣고 스님이 준 군자금도 주머니에 넣고 네비에 찍어 놓은 주소대로 길을 나서는데 운전대는 내가 앉았는데 마치 누군가가 대신 악셀을 밟아주기나 하는듯이 차는 쉽게 가볍게 의정부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자선을 베풀러 나서는 길이라 그분께서 힘을 주시는지 제 몸과 마음이 날듯이 가볍습니다. 집에 도착해 우선 싣고온 물건들을 지하실로 옮겨 놓은 뒤 나는 그의 방문을 열며 일부러 큰소리로 '야. 민철아, 형 왔어. 어서 일어나. 장보러 가자.' 했더니 그가 왜요? 묻는다. 나는 더 역정을 내듯 말했다. '야! 그럼 다리가 아퍼서 움직이지도 못하는 네 마누라가 가리? 너 나랑 시장가서 고기랑 술 사오자.' 하였더니 그가 고분고분 따라 나섰습니다. 그를 앞장 세우고 뒤따라가며 쇼핑계획을 저는 세웁니다. 왜냐면 스님이 준 돈 오만원 밖에 없으니 그 범주내에서 써야하니까요. 우선 목살 세 근과 상추, 풋고추를 샀습니다. 오는 길에 슈퍼에서 소주도 두 병을 그가 집었습니다. 품목은 제가 정하고 그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자 사는 것은 그에게 맡겼습니다. 집 가까이 오는데 막달레나가 전화를 해서 하는 말이 '여기 커피도 없으니 올 때 커피믹스도 한 통 사와.' 하는 겁니다. 나머지 돈으로 커피믹스 사고나니 주머니에 남는 돈은 달랑 칠 백원 뿐이였습니다. 그래도 내 맘은 부호나 다름없이 뿌듯했습니다.
좋은 이웃들이 마련해 준 위로의 물품들
민철이와의 소통을 위해 마련한 무기들?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데는 잔칫상이 최고입니다. 먹고 마시는 순간 만큼은 온갖 시름도 내려 놓을 수 있으니까요. 알맞게 술도 오르고, 분위기도 한 껏 최고조에 올랐을 무렵을 틈타 막달레나가 민철이 한테 한 마디 던집니다. '이제 털고 일어나 가장이 돈을 벌어야 애들도 힘이생기지, 내가 잘 아는 분께 영미아빠 취직자리를 얘기를 두었으니 다시 시작하자.' 했더니 그가 '제가 좀 아직은~~' 하길래 내가 대뜸 그에게 다그치듯 말했습니다. '야, 임마! 네가 뭐가 그렇게 힘드냐? 넌 그래도 나보다 나은거야. 난 마누라 도망가고 홧병에 거리에 노숙까지 했던 놈이야! 네가 게 맛을 아냐? 지금 네 곁에 마누라도 있고 아들도 있는데 뭐가 걱정이야. 난 지금 마누라도 없고 대를 이을 아들도 없는 몸이야!' 했더니 민철이 눈빛이 달라진다. 내가 또 내친 김에 '야. 너 잘 됐다. 낼 저녁에 내가 인천 해안성당에 강의하러 가는데 너 와서 들어봐라. 형이 여지껏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네게 들려줄테니, 강의제목은 '정신나간 놈과 예수에 미친놈 이야기'이니까, 네가 나의 체험증거를 듣고나면 용기가 생길거야,; 했더니 오겠다고 했습니다. 다음날 강의중 내내 둘러봐도 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내 예상대로 그는 오지 않았습니다. 오랜 상처로 딱쩡이져 오그라든 마음은 그렇게 쉽게 펴질 수 없다는 것을 저는 나의 체험으로 잘 압니다.
그러고 다음 날 내게 뜻밖의 굿뉴스가 전해 졌습니다. 아, 글쎄 남편이 일을 나가기로 결정을 했답니다. 그 친구 민철이는 종교도 없습니다. 예수를 믿는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했기에 교회는 안 간다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예수를 믿는 내 친구 바오로 공장에서 일을 한다고하니 믿기지 않아 아내에게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그 날 막달레나 언니가 가면서 남편에게 그 유리공장 사장님 전화번호를 적어주고 갔었는데 남편이 통화를 해 봤답니다. 사모님까지도 전화를 바꿔가며 자기 신랑과 얘기를 한참 동안이나 해서 낼 부터 바로 나오라고 하였답니다. 참으로 놀랍습니다. 민철이가 이제 세상 밖으로 나온다니~~ 필경 바오로형제가 전화상으로 안심하도록 잘 구슬렸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기도 광주 산골에 있는 공장이니 사람들도 많이 마주치지 않을테고 아마 이런 지리 환경적 조건이 민철이도 쉽게 마음을 굳혀 행동에 옮기는데에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다음 날 정말 그가 일하러 나갔을까 궁금해서 의정부 집으로 전화를 해서 물었더니 그 아내가 '첫 출근하는 남편 아침밥이라도 해 먹여 내 보낼려구 새벽에 일찍 일어났는데 남편이 없더라는 겁니다. 분명 아홉시에 사장님과 약속장소에서 통화하기로 한 것을 자기가 들었는데 어떻게 새벽 여 섯시도 되기 전에 나갔는지, 남편 핸드폰과 자기 핸드폰은 요금을 못 내어 통화정지 된지가 오래 되었다고 했습니다. 일터에선 전화가 필요할테니 남편이 큰 딸 영미 스마트폰을 엊저녁 빌려 두었다가 오늘 새벽 갖고 나갔을텐데 전화도 안받고, 일을 나간 것에는 안도를 하지만 한 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했답니다. 그 말에 나는 광주 공장에 있는 친구 바오로에게 즉시 전화로 물었더니 의외의 밝은 목소리로 바오로가 소식을 전해 줍니다. '아, 그 양반 한시간 반이나 일찍나와서는 오전 일곱시 경에 전화를 했지뭐야, 그 바람에 오늘 나도 일찍 공장에 왔다네.'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그는 지금 일해? 물었더니 포터를 끌고 운전 익히려 주변을 돌고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나에게 꼭 필요한 사람을 보내주어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이건 또 무슨소리? 물건을 실어 배달을 시킬려면 화물차 기사도 필요했던 참인데 민철이가 예전에 화물차 운전도 했다기에 그를 쓰기로 했답니다. 다만 오 년만에 새로 운전대를 잡으니 그에게 연습이 필요할 것 같아 차를 주어 내보냈다는 겁니다. 참 착한 사장님이십니다.
말은 타 봐야 기질을 알고, 사람은 사귀어봐야 그 깊이를 안다고 했습니다. 닫힌 마음도 풀어 놓으니 말처럼 뛰어 활동하지 않습니까! 사랑은 위대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보석같이 아름답습니다. 누가 곁에서 깍아주고 광을 내 주느냐가 문제일 뿐입니다. 우리 동생 민철이는 짧은 시간에 다이아몬드로 세상에 그 빛을 드러냈습니다. 사랑으로 동생을 품어 안은 내 친구 바오로도 고맙고, 첫 출근한 민철이도 대견스러워 퇴근 후 내가 만나자고 했습니다. 함께 저녁이나 먹자고, 몇 시간 뒤 광주공장 바오로가 전화를 걸어와 뜬금없이 언제 의정부 갈 일이 있느냐?고 내게 묻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졌어? 걱정되어 물었더니 좋은일이 벌어졌습니다. 얘기중에 민철이네는 컴퓨터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그래서 자기 집에 있는 컴퓨터를 그에게 주기로 했답니다. 그러니 언제 시간되면 실어다가 줄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쇠뿔도 단숨에 빼랬다고, 이따 만나서 저녁을 먹을거아니냐 그럼 그 때 첫 출근 기념으로 내가 차로 동생태워다 줄 생각이니 그때 바로 싣고간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창고 문을 일찍 닫고 그들과의 약속장소인 대치동에 있는 '명가원'으로 갔습니다. 한 시간이 지나도록 그가 안오기에 연락했더니 광주에서 도곡동 집에 들려 컴퓨터 포장해서 싣고오는 중이라 했습니다. 참 고마운 사람들, 맘씨 고운 내 친구 바오로.
맛있게 설렁탕을 먹는 민철이랑 디에고모습
식사를 마친 후 그에게 내가 살며시 물었습니다. '민철아 어떻게 이런 용단을 내렸니 고맙다,' 했더니 그가 말합니다. '요 며칠새 형님이 그 멀리 우리집에 세 번이나 오셨잖아요. 내가 오늘 안나오면 형님이 또 오실까봐요.' 하는 것이다. 그건 그렇고 왜 그렇게 일찍나왔냐? 하니 '여기 사장님이 형님 친구분이신데 제가 처음부터 지각해 실수한다면 그건 형님께 대한 예의가 아니잖아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친구 하는 말이 예쁘기만합니다. '자 타라 이제 출발하자' 하니 민철이가 나보고 내리랍니다. 자신이 운전해서 형님과 누님을 편히 모시겠다고, 덕분에 난 옆자리에서 편히 앉아 의정부가는 길가의 밤풍경을 즐길 수 있었고 그는 뒷자리에 앉아 있는 막달레나 누나와 끊임없이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참 보기에도 좋습니다. 마음고생 심했던 민철이 마음에 봄기운이 스미듯 평화의 바람이 그를 에워싸는듯 여겨졌습니다. 내 입에서는 절로 하느님 감사가~~
부처님과 예수님이 손을 맞잡으니 파워가 대단합니다. 오늘 성과는 부처님과 예수님의 합동작전 결과입니다. 아니 전라도 정읍에 있는 절에 시주 들어 온 백미가 의정부에 있는 지하에 배달 될 줄 꿈이나 꿨습니까? 또, 때마침 부처님이 스님을 창고로 파견하시어 탁발금을 털어놓고 가게 하시다니. 그 돈으로 돼지고기와 술을 사와서 작전을 부드럽게 전개하도록 하셨으니 놀라운 발상입니다. 그 뿐만이 아니지요. 우리가 창고걱정을 내려놓고 이 작전에 몰입하도록 시간 맞춰 창고지킴이 신윤서천사도 보내주시고, 예수님 이방인의 일등사도 바오로형제는 일터를 제공해 그를 품어주고, 하느님의 기업 소금창고 창고지기들은 오가며 심부름만을 했을 따름인데 저울에 달아 볼 수 없는 행복감은 제가 제일 크고 많이 받아 누립니다. 때마침 창고안에서는 '나는 가수다'에서 임재범씨가 부르는 '여러분'이라는 노래가 흐르고 있습니다. 어? 그런데 이상합니다. 노래 가사가 귀로 들리는 것이 아니라. 내 가슴으로 파고들어와 마음에 진하게 새겨져옵니다. 민철이에게 형이 절규하듯 하는 말!
네가 만약 괴로울 때면
내가 위로해줄게
네가 만약 서러울 때면
내가 눈물이 되리
어두운 밤
험한 길 걸을 때
내가 내가 너의 등불이 되리
허전하고 쓸쓸할 때
내가 너의 벗 되리라
나는 너의 영원한 형제여
나는 너의 친구여
나는 너의 영원한 노래여
나는 나는 나는 너의 기쁨이여
네가 만약 외로울 때면
내가 친구가 될게
네가 만약 힘들 때면
내가 웃음이 되리
이건 또 무슨 사건?
돌발상황이 벌어진 셈입니다.
매주 목요일 봉사 나오시는
청담동 혜숙이 누님께서 월욜인디
예고도 없이 불쑥 오셨습니다.
그리고는 차 트렁크에 있는 것
빨리 내리랍니다.
빨리 가봐야 할 곳이 있다며,
그렇게 행운의 여신은 가셨습니다.
품목을 살펴보니 하나같이
내가 좋아하는 간식들 뿐입니다.
라면, 우동, 돈가스, 만두,등등
이렇게 맨날 예고없이 기쁨을
나에게 깜짝 선물해 주시는 우리의
사장님은 장난꾸러기 같습니다.
부처님과 예수님의 합동작전
성공을 자축하며 보내주신
만두도 튀기고 라면도 끓여서
오늘 밤 창고에서
청하 한 잔하렵니다.
예수님 감사합니다. 땡큐 ^<^
지금 밖에는 비가 내립니다.
파커를 입고 내다보니 겨울비인가?
아니면 입춘이 지났으니
이른 봄비라 해야 옳은가!
아무튼 기분좋은 밤입니다.
그 옛날 내가 즐겨 불렀던 노래
박인수씨의 '봄비'를 틀어 놓고
나만의 낭만에 맘껏 취하렵니다.
첫댓글 읽는 누군가라도 마음 상하면 안되는 기묘한 연결고리의 인간관계가 있어 인명과 지명은 모두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아름답습니다 고맙습니다
복을 나누는 삶이 이미 하늘나라의 모습입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대단하십니다. 우리형님^^
감사 감사합니다.
"이웃에게 눈을 감으면 하느님도 볼 수 없습니다."(교황)
예수님께서 정말 행복하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