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 중에서 가본 지가 오래된 코스를 정리 하다보니 무척산이 맨 처음 눈에 띄었습니다. 이 곳을 처음 찾았을 때는 삼십년도 더 된 것 같습니다. 기억으로는 원동까지 기차를 타고 와서 용당나루터에서 강을 건너 여차쪽에서 산을 올랐던 것 같습니다만 워낙 오래된 일이라 ... 불과 오년전에 무척산을 찾았던 산우들의 기억도 가물 거리는 데 없던 기억도 만들어 낼 긴 세월이지만 되돌아 보는 세월은 번쩍이는 번갯불 같습니다. 오늘같은 가을날 전철을 타고 강을 지나며 바라보는 풍경은 흰구름이 떠 있고 여름을 걷어가는 바람도 불고
풍요로운 가을빛도 가득하고
하여간 모든 것들이 다 멋지게 보이는 날입니다 경전철은 유리창이 색유리로 되어 차창으로 보이는 경치들이 필터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이 곳 김해는 고층 건물이 많이 없어 아직은 신어산과 분성산이 보이는 스카이라인이 살아 있습니다. 경전철 앞자리에서 창밖을 구경하다 보면 봉황역 부근의 삐죽한 산이 보입니다 산 중턱 절벽 아래 가락국의 얘기가 깃든 흥부암이 있는 임호산 입니다. 주촌 고개로 이어진 경운산과 함께 한나절 산행코스로 괜찮은 코스입니다 경전철 종점에 내려 나전 공단쪽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립니다. 지금은 60,61번 두 노선이 운행 하는 데 1시간에 1대 정도 운행 합니다. 예전에는 하루 4회 밖에 운행하지 않아 차시간 맞추느라 산 아래 막걸리집에서 막걸리 먹는다고 고생한 기억이 납니다. 무척산 입구에서 내리니 간판이 보입니다. 한자가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간자체로 씌어 한글표기가 없으면 검색해야될 정도 입니다. 짝이 없다라는 뜻 같은 데 산정에 있는 천지못 때문에 그 말을 썼는 지 기암괴석이 아름다와 그말을 ?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른 이름은 무쌍산, 무착산, 식산이라고도 부른다고 합니다. 무척산의 기암괴석을 바라보며 하산할 코스를 상상해 봅니다. 보통 때는 이쪽편으로 올라갔다가 원점 회기를 많이 하는 데 오늘은 한 오년전쯤 새롭게 정비된, 가보지 않은 오른쪽 능선으로 올랐다가 돌아내려 오는 하산 코스 입니다. 지도를 살펴보니 줄곧 오르막이라 땀깨나 흘리겠습니다
기억에는 없는 안내소 지나고 등산 안내도도 살펴보고 길가의 꽃들을 찍어 봅니다 송엽국(일본채송화) 왕고들배기 얘기꺼리 많은 탱자 애기똥풀 달개비, 코스모스 꽃 안피면 잘모르는 참취^^, 산박하 기름나물, 뭐 이리 예쁜 것이 있나 하고 찾아 보았더니 산오이풀 꽃대만 남은 것입니다 산오이풀 꽃과 열매 맺힌 모습 가을 야생화의 대표선수중 하나인 쑥부쟁이 꽃들과 너무 많이 놀았습니다. 부지런히 올라가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또 눈에 띄입니다. 골무와 싸리꽃 종류 땀을 뻘뻘 흘리며 그냥 막 올라 왔습니다. 조망이 트여 몇장 찍어 봅니다
아래서 볼 때는 구릉 같았는 데 위에서 보니 제법 예쁩니다 한참 영글어 가는 쌀나무들이 마음을 푸근하게 만듭니다 엄지 손가락 하나로 밀 수 있다고 되어 있는 데 바위 아래를 살펴보니 과연 움직이기나 할까 하는 의심이 듭니다. 몇번 용을 써봐도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ㅠㅠ
오르는 길목은 기암괴석과 전망대가 땀을 식혀 줍니다
삼랑진 철교도 보이고 날이 맑다면 좀 더 좋은 경치를 볼 수 있겠지만 이 정도도 괜찮습니다
매일을 하계만 바라보는 바위와 한 몸이 된 이 소나무의 시간은 추측하기도 힘듭니다 얼마 만큼의 시간을 보내야 파수꾼의 형벌에서 벗어날까요?
이 곳 무척산은 연리지의 얘기가 서려 있는 곳인 데 바위와 소나무의 한몸된 사연은 별 재미가 없는 것일까요?
세곳이 붙은 삼쌍 연리지 입니다. 무엇이 그토록 그리워 세 곳이나 붙게 되었을까요? 가을 야생화의 대표주자중 하나인 구절초 입니다. 오늘은 못보나 했는 데 정상입니다. 예전의 기억으로는 정상석도 다르고, 조망이 그리 좋지 않았고 뒷편에 작은 무덤이 있어 그 곳에서 단체 식사를 했는 데 ... 정상을 옮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낙동강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조망은 참 괜찮습니다
멀리 금정산의 정상인 고당봉도 보입니다. 진해 시루봉과 금정산 고당봉은 특이해서 멀리서도 쉽게 확인이 됩니다
천지못의 근원이 되는 물을 따라
버섯도 구경하고 껍질이 특이한 노각나무도 구경하고 천지 못에 도착합니다. 예전의 풍광은 느낄 수가 없습니다. 물론 풍광이라는 것의 느낌도 천시와 지리 게다가 인화까지 어울리면 더 멋진 기억으로 남겠지요 유래 한번 읽어보고 주변을 둘러 봅니다
물봉선 천지못의 물이 흐르는 계곡은 제법 바위가 많아 작은 폭포와 소를 이루지만 잡목들이 많이 자라서 눈으로는 보기가 조금 힘듭니다.
전망대에서 사진 한장 찍고 바위를 돌아 내려가면 이십여미터의 천지폭포가 보입니다. 이 폭포의 오른쪽 바위를 돌아가면 비슷한 크기의 폭포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이 작은 물줄기 윗편에 제법 큰 폭포가 하나 숨어 있습니다
부부 소나무로 이름붙은 연리지 나무 입니다 조망 구경하며 나무에 가려 절벽위를 횡단하는 지 모르는 길을 지나 예전에 왔던 암벽 훈련장에 도착합니다. 탕건바위라 부르던 데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곳의 조망도 제법 괜찮습니다. 아래쪽 절벽 끝 나무에 붙은 시그널은 무엇을 말하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 방향에 길이 있다는 건지? 저기까지 가서 달고 왔다는 자랑 하는 건지? 행위에 대한 책임의식이 없는 것 같습니다
바위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내려 가다보면 통천문이라 이름 붙은 바위 구멍이 보입니다. 이 곳으로 내려가도 되지만 조금 가파릅니다 반대편 북쪽에도 하나 있는 데 이 곳은 등산로가 없습니다.
모은암으로 올라가 봅니다
초록 이끼들이 환영 해주니 뭔가 신비한 느낌이 듭니다^^ 꽃향유 같습니다
제법 넓은 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은암 이라는 이름 자체가 너무 아름답고 인간적이지 않습니까?
예전 어느 스님이 어머니의 49제에서 "이제 이별하면 다시 어느 생에서 어머니를 만나겠습니까. 가서 만난들 이미 생이 바뀌고 업이 바뀐 후이니 어머니가 저희 남매를 어찌 기억하시겠으며, 저희 아들딸들이 또 어떻게 어머니를 알아보겠습니까? … 하지만 어찌하겠습니까. 부디 가벼운 마음으로 부처님의 정토에 왕생하십시오"라는 제문을 읽으며 어머니를 떠나보냈다고 한 글을 읽어 보며 가슴이 울렸는 데 이 모은암이라는 이름이 그런 울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또한 삼랑진의 부은암, 진영읍의 자암과 더불어 가락국의 세 원찰이라고 합니다.
관음전 내부의 불상 뭔가 전설이 깃든듯한 바위를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 뒤돌아 보며 저기는 어떻게 올라가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미륵암쪽으로 올라가다 거미줄 몇개 걷고 포기하고 돌아 내려 옵니다 주차장으로 돌아와 의관을 정제하니 금목서와 장미가 놀아달라고 합니다
버스 정류소에서 오늘 만났던 것들을 기억해 보고 다음의 인연을 기대해 봅니다.
만남과 기다림 그건 이유 없을 지도 모른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만나야 된다 돌틈 지나는 시내에서 만나야 되고 청춘 빛나는 숲속에서 만나야 된다 달빛 내리는 바닷가에서는 신비한 만남을 준비해야 된다
뭔가를 확인하기 위해라도 기다려야 된다 구겨진 휴지같이 초라해도 기다려야 되고 메달린 깃발처럼 흔들려도 기다려야 된다 인적 끊어진 벤취에서는 쓸쓸한 기다림을 준비해야 된다
그건 언제나 흔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린 만나야 되고 기다려야 된다 영원보다 더 긴 순간을 위해서 만나야 되고 순간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라도 기다려야 된다 그렇게 만남으로 시작되고 기다림으로 깊어진다
https://youtu.be/NiJ7t5brRj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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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일상의 변두리에서 원문보기 글쓴이: 남연
첫댓글 무척산 후기 ᆞ모은암 ᆢ감사 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 너무 좋았읍니다
한번도 뵌 적 없지만 마음이 여유로운 넓은 분일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쌀나무(?)..ㅎㅎ 경전철 함~~ 타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