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의 세계 담담히 그려낸 '스포트라이트' 작품상·각본상 멕시코 출신 이냐리투 감독은 65년 만에 2년 연속 감독상
실화의 힘은 강했다. 2월 28일(현지 시각)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스포트라이트'(감독 토머스 매카시)가 작품상과 각본상을 받았다. 이 작품을 비롯해 '룸'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 '빅 쇼트' '스파이 브리지' 등 작품상 후보에 오른 여덟 편 중 다섯 편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감독상은 물론이고 남녀 주·조연상도 실존 인물을 연기한 배우들 차지였다. 각색상을 받은 '빅 쇼트'도 마찬가지다.
'스포트라이트'는 매사추세츠주 가톨릭 교회에서 10여년간 벌어진 아동 성추행 스캔들을 파헤쳐 2003년 퓰리처상을 받은 미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 스포트라이트팀 기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영화는 뜨겁고 선정적인 소재를 차갑고 건조하게 다룬다. 탄탄한 각본과 노련한 연출 그리고 명배우들의 앙상블이 어우러진 연기로 실화를 담담하게 그려낸다. 사건이나 인물 자체에 집중하지 않는 대신 법조·언론·종교가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드러낸다. 발로 뛰며 자료와 취재원을 찾아다니는 직업인으로서의 기자의 모습도 세밀하게 묘사한다. 이날 수상자로 나선 제작자 마이클 슈가는 수상 소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께, 이제는 신앙을 복구하고 아이들을 보호할 때"라며 "탐사 저널리즘의 필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아카데미가 실화 영화를 편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이후 작품상을 받은 영화 중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것은 '버드맨'과 '아티스트' 두 편뿐이었다. 아카데미는 인간 승리나 자유·평등·정의 등 보편적 가치를 다룬 영화에 호의적이었다. 역사적 사건이나 실존 인물이 중심이 되는 영화들이 여기에 해당됐다.
12개로 최다 부문 후보에 오른 '레버넌트'의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는 감독상을,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냐리투 감독은 지난해 '버드맨'으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을 받았다. 멕시코 출신인 그는 수상 소감에서 "아직도 피부색 때문에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이 많다"며 "그래서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이 굉장히 운이 좋다. 이러한 피부색이란 것이 우리의 머리 길이만큼 의미 없는 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4년에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그래비티'로 감독상을 받은 이후 3년 연속 멕시코 출신 감독이 이 상을 받게 됐다. 또 2010년 이후 캐스린 비글로를 제외하면 이안, 톰 후퍼, 미셸 하자나비시우스 등 비(非)미국 출신 감독들이 감독상을 받았다. 할리우드에 부는 외풍(外風)이 강하다는 얘기다.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것은 이냐리투, 쿠아론, 기예르모 델 토로를 지칭하는 '멕시코의 세 친구'다. 이 셋은 200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무려 16회나 노미네
이트되면서 "멕시코 영화의 힘"을 보여줬고,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할리우드에서 막강한 힘을 자랑하고 있다. 세 친구와 함께 멕시코에서 온 촬영감독 엠마누엘 루베즈키도 '레버넌트'로 3년 연속 아카데미 촬영상을 받았다.
이날 최다 수상은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였다. 이 영화는 편집상, 음향상, 음향효과상 등 기술 부문 수상을 독식하며 6관왕에 올랐다.
잘읽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대니쉬걸 잼나게 봤던..^^
잘 읽었어요
좋다, 좋아.
멋진 사람들 보는 것은 언제나 좋아요.
좋은 정보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