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의 문제점
국제우주정거장은 여러 국가의 모듈을 조립해 제작되다 보니 소유권문제가 복잡해, 이용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문제가
생기곤 한다. 러시아에서 제작한 예비용 이산화탄소 제거기를 국제우주정거장에 가져갔다가 출입문 크기와 맞지 않아 9일
간 일일이 분해해서 들어간 일화도 있다. 즈베즈다 모듈과 다목적 실험실 모듈은 러시아 독점 소유이므로 러시아와 개별
계약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고, 자랴 모듈은 러시아가 만들었지만, 미국으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데스티니도 미국이
독점적 소유권을 가진다. 나머지 모듈과 태양광 발전기, 로봇팔 등은 국가별로 일정한 사용시간이 할당돼 있다.
또한, 국제우주정거장의 건설과 운영에 장밋빛 미래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효용성의 문제는 근래에 이슈가 되었다.
국제우주정거장 건설 당시 최초 계획은 완공 후 20년간 사용하는 것이었지만, 건설이 지연되면서 이미 우주에 올려 조립된
모듈들은 노화되고 있다. 장기간의 임무수명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부품이나 모듈의 교체가 필요하다. 결국, 최근 오바마 행
정부에서 임무 수행의 효용성을 고려해 2015년까지로 잡았던 임무 수명 목표를 수정, 2020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임무 연장을 위해서는 수백억 달러의 예산이 추가로 요구된다. 1984년 우주정거장을 계획할 때 예상한 건설비용이 80억
달러였으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클지도 모를 일이다. 게다가 이들 비용의 3분의 2 이상을 미국이 지출해야 할 판이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국제우주정거장은 미국 시민의 세금만 잡아먹는 우주 블랙홀에 지나지 않는다”는 혹평도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안전성 문제도 여전하다. 2007년 6월 국제 우주정거장이 운석에 맞아 구멍 뚫린 것이 발견됐다. 러시아 우주인들이 우주
유영을 하던 중 한 모듈의 펌프 부분에 총탄 크기의 구멍이 뚫린 것을 확인한 것이다. 다행히 모듈 자체가 관통된 것은 아니며
러시아와 미국 우주인 3명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운석이나 우주파편 등과의 충돌 가능성은 국제우주정거장과
우주인들에게 큰 위험 요소로 상존한다. 2009년 3월에는 우주파편이 국제우주정거장에 접근하면서 승무원들이 파편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소유스 캡슐로 긴급 대피하는 일이 발생했다. 미 항공우주국는 지름 0.84cm 크기의 파편이 국제우주
정거장의 궤도로 접근함에 따라 미국과 러시아 승무원 3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국제우주정거장의 승무원들은 화재나
화학물질 유출, 파편과의 충돌, 응급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소유스 캡슐로 대피하도록 돼 있다.
국제우주정거장, 우주 진출을 위한 교두보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우주정거장의 건설은 인류의 우주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서 가치가 있다. 국제우주정거장 실험실은
지구의 어떤 무중력실험실보다도 완벽하고 장기적인 우주환경을 제공하며,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더 많은 다양한 분야의
중대한 우주 프로젝트를 수행함으로써 인류에게 우주에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국제우주정거장 건설사업에 우리나라가 참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국제우주정거장 활용에도
우리의 지분이 없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 국제우주정거장 건설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미 항공우주국와
협의했으나 성공적인 결과를 얻지 못했다. 현재는 미국, 유럽이나 일본 등의 모듈에서 무중력을 이용한 과학기술실험
연구를 직간접적으로 수행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