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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國長壽詩 합동낭송회 기념촬영 및 행사걸개
頭陀文學 50年史 祝典
제357회 두타詩낭송회
-韓國長壽詩 합동낭송회
서울 공간詩 467회 이인평 외, 서울 우리詩 371회 임 보 외,
삼척 두타詩 357회 이성교 외, 춘천 수향詩 298회 이무상 외
초대시
영주 영주문협 황정희 외, 강릉 관동문학회 이복재 외,
동해 동해문협 김진자 외
때|2019,06,28,18:30
곳|삼척시립박물관 중정
주최|삼척시[문화예술센터]
주관|두타문학회
진행|서순우 시인
관객석|시립박물관 중정
진행|서순우 시인
식전 라이브 뮤직| 조은재 색소포니스트
환영인사|서성옥 두타문학회장
애송시낭송[축사]|이정훈 삼척시의장
애송시낭송|김명숙 삼척시의원·서예가
관객석|시립박물관 중정
詩낭송|'시인의 밤' 김영자[서울 공간詩]
시인의 밥
김 영 자 (서울 공간시낭독회장)
수락산 밑에서 서울을 왕래하던 시인의
낡은 외투에서 꽃눈이 생겨난다
생겨나는, 살아나는 봄의 비밀
물이 물이 아니었다
물이 밥이었다
맥주 한 병 대접받았던
오래된 즐거움을 끌어안고 돋아나던
꽃받침의 온기와
단돈 천 원을 빌려 마셨다는 막걸리 한 사발이
고봉밥으로 둥둥 떠다니는 신의 은총이었다는데
시인에게는 설익지 않았던 완전한 밥이여
그 밥사발 밑동에 드리운
몇 뼘의 그늘을 나는 왜 보는가
지하 어둠에서 부서졌던 뼈와 뼈 사이의
살 마르던 고통의 날개 아직 서리고 있는가
햇살 맑은 봄날 오후, 시를 읽으며
멋진 세상이 나타난다고 좋아했던
시인의 선글라스를 내가 쓰고
막걸리 잔에 섞이고 있는
브람스 교향곡 4번을 읽는다 시인의 웃음을 듣는다
봄의 직선이 내 등 뒤에서 지금 막 살아나는 중이다
* 천상병의 시 「막걸리」를 읽고.
....................................
김영자 시인 : 1997년 ‘문학과 의식’ 등단. 시집 ‘양파의 날개’ ‘낙타뼈에 뜬 달’ ‘전어비늘 속의 잠’
‘호랑가시나무는 모항에서 새끼를 친다’ 외. 서울시인상, 한국시인상, 황조근정훈장 각 수상,한국
문인협회,한국시인협회,녹색시인협회,가톨릭문인회,산림문학회,미당문학회 회원,시와 산문 문학회
회장 역임. 현 공간시낭독회 회장.
詩낭송|'피에로가 되다' 이인평[서울 공간詩]
피에로가 되다
이 인 평 (서울 공간시낭독회)
슬픔이어도 좋았다
사랑은 다소 우스꽝스러운 것
인생이 늘 모자라 흔들리는 것처럼
사랑이어서 어릿광대같이
슬픔을 머금고도 늘 웃는 얼굴로
한땐 그녀를 사랑했지
천만금을 준다 해도 이별은 슬펐지
사랑을 잃고 춤을 추는 게 싫었지만
피에로의 가슴은 따뜻해야 했지
빨간 코에 붉은 입술로
허공을 향해 사랑이 넘치는 표정으로
아이들에게 희망을 북돋아주어야 했지
사실 난 버림받은 고아일 뿐이지
무슨 복이 저리 넘쳐서 행복할까 하고
나만 보면 흥겨워들 하지만
그것은 나 하나로 족한 별종이지
홀로 살아간다는 것
예전에 우리 형이 말해준 것처럼
외로움을 타고난 팔자라도
내 삶이 이토록 보기 드문 것이라면
기쁘게 견뎌볼까 해
아픈 고독을 고상하게 길러서
나 없인 못 살 것 같은 인연이 오면
침묵의 표정이 밝은 꽃으로 피어난
진짜 얼굴을 보여줄 거야
슬픔이어도 좋았던 기쁨을 죄다 엮어서
정말, 그녀를 다시 만난 듯
죽는 날까지 사랑하면서 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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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평 시인 : 1993년「여행자」외 시 4편이 월간 <조선문학> 신인상. 2000년 <평화신문>
신춘문예에 시「소금의 말」으로 등단. 시집『길에 쌓이는 시간들』『가난한 사랑』『명인
별곡』『후안 디에고의 노래 1, 2집』『소금의 말』과 서반아어 번역시집『Yo Soy Juan
Diego Coreano』(『나는 한국의 후안 디에고다』)를 출간.국제펜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한국가톨릭문인회, 공간시낭독회 회장과 녹색문학상 운영위원 역임. 현 한국
가톨릭문인회 감사, 한국산림문학회 이사, 계간 <산림문학> 편집주간.
詩낭송|'을왕리에서' 유경희[서울 공간詩]
을왕리에서
유 경 희 (서울 공간시낭독회)
선녀바위가 석양에 물들어
새악시 볼처럼 붉어가는
을왕리
하늘엔 별빛이 쏟아지고
바다엔 별빛보다 더 반짝이는
폭죽이 빛을 발하고
열정이 출렁이는 파도에 밀려와
활화산처럼 터져 나오는
밤바다
치마 끝자락에 젖어드는
포말에 몸을 맡기고
푸른 하늘처럼 빛나야 할 나를
건져 올리고 있다
.................................................
유경희 시인 : 2007년 문예사 신인상 등단. (사) 한국산림문학회
회원. 공간시낭독회 상임시인. 한국문인협회 군포지부 회원.
詩낭송|'청산무' 임 보[서울 우리詩]
청산무靑山舞
임 보 (서울 우리시 낭송회)
푸른 산 속 개울가 큰 너럭바위 위에
휘청거리며 움직이는 한 사람이 있네
짚신에 누더기 걸친 백발의 늙은이
한 손엔 청려장 또 한 손엔 호리병
볼그레한 얼굴에 들썩이는 어깨
흔들리는 품새로 보아 춤을 추나 보네
앞으로 몇 걸음 다시 뒤로 몇 걸음
좌로 몇 발짝 또 우로 몇 발짝
넘어질 듯 일어서고 쓰러질 듯 살아나고
호리병에 매달렸다 지팡이에 의지했다
밀고 당기며 끊어질 듯 이어지는
느리게 뒤뚱대는 게으름뱅이 춤사위
청려장의 장무杖舞요 호리병의 병무甁舞로다
근심 떨친 무애무無礙舞요 불로장생 선무仙舞로세
개울물의 현금소리 딱따구리 비파소리
청설모도 들썩이고 청노루도 껑충이고
흰구름도 너울너울 청솔가지도 휘청휘청
얼씨구나, 온 청산이 신명난 춤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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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林步 시인 : 본명 姜洪基 196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에『구름 위의 다락마을』
『산상문답』 『사람이 없다』 등 20여 권.시론서『엄살의 시학』 『시와 시인을 위하여』
『좋은 시 깊이 읽기』 등 다수. 전 충북대 교수. 현 우리시회 편집고문.
詩낭송|'연어알' 임채우[서울 우리詩]
연어알
임 채 우 (서울 우리시 낭송회)
인공 부화동의
석류알 같은
동그랗고 발간
연어알
하늘을 쪼개는 천둥과 번개
죽어야 끝나는 물살 거스르는 싸움과
귀 먹먹한 심해의 고독
간절한 소망의 나날이
네 안에 있나니
강을 따라 바다로 돌아가
동해를 지나 북태평양 한 바퀴 돌아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너의 한 생
얼마나 사무친 물맛인가
석류알 같은 네 모습에 눈끝이 매워
드센 바다 앞에 천진난만하게
동그랗고 발간
연어알
...............................................
임채우林采宇 시인 : 2011 시집 『새가 날아간 자리』로 등단. 시집 『오이도』『토끼의 뽀얀
연분홍 발뒤꿈치』『소아과에서 차례 기다리기』가 있으며,산문집『시가 말을 걸었다』등이
있다. 2018 우리詩 신인상 평론부문 수상, 現 (사)우리詩진흥회 이사장
詩낭송|'전과자' 전선용[서울 우리詩]
전 과 자
전 선 용 (서울 우리시 낭송회)
별이 소낙비처럼 내리는 꿈을 꿉니다
파장이 클수록 정열적인 빛은 기가급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은 불운만 일까요?
폭발하는 빛의 입자
형용할 수없는 파열음이 벌겋게 쏟아져
감각적인 눈물이 흐릅니다
사랑에 뒤통수를 맞고 눈에서 번쩍거리는
별은 아름답지 않은 법
허공에 피는 꽃은 명이 짧은 족속
똥별 몇 개를 단 나는
別달린 전과자입니다.
..........................................
전선용 시인 : 大邱 출생, 2015 우리시 등단, 시집『뭔 말인지 알제 』 2017 도서출판 움
제16회 용인문학 신인상, 제4회 대한민국 독도문예대전 시부문, 제6회 포항 문학상, 제9회
농촌문학상 시부문, 제11회 복숭아 문학상 대상 각 수상, 月刊 우리詩 편집주간
관객석|시립박물관 중정
詩낭송|'바다' 이무상[춘천 수향詩]
바 다
이 무 상 (춘천 수향시 낭송회)
도심의 흙먼지 툭! 툭! 털고
바다 앞에 서니
세상 근심 간 곳 없고
날아 갈 뜻 상쾌하다.
아득한 수평선
밀려오는 세찬 파도
바다는 그 젊음으로
어족魚族들을 거느리고
어민들에겐 희망을 준다.
동해東海!
한 해의 소망을 기원하며
장엄한 일출을 맞던 바다
오늘 그 바다 앞에서
반가운 이웃들을 만난다.
...................................................
이무상 시인 : 1940년 춘천 출생. 1979 -1980년 현대문학 2회 천료로 등단, 시집「사초하던 날」
「끝나지 않은 여름」외, 춘천지명연구「우리의 소슬뫼를 찾아서」고희문집「나무로서서」. 제2
회 강원문학상, 제26회 강원도문화상, 제2회 한국문학백년상 수상
詩낭송|'정라진' 조성림[춘천 수향詩]
정 라 진
조 성 림 (춘천 수향시 낭송회)
바다로 떠나는 주막인
포구의 옛 이름
나도 청춘을 포구에 벗어버리고는
먼 세월로 떠나갔다
기억의 여름 부두에는
진저리쳐지도록 따라오던
비린내가 있었다
뱃전에 수없이 부서지던 파도가
어시장에 쌓이고 쌓여
흥성거리던 고함들이
소주에 젖어 비틀거리기도 하였지만
비린내는 부두가 불러주던
가슴을 파고드는 노래였다
바다로 훌쩍 떠나고 싶은
꿈들의 발목이 처절하게 울던
숱한 밤들,
거기 흐드러지게 피어나던 봄 벚꽃이
바다 가득
배에 실려 가는 것도 보았다
이마를 씻는 파도를 넘기며
별들로 가득하던 그 밤이, 오늘
그래도 눈부신 수평선으로 달려오고 있다
.............................................
조성림 시인 : 2001년「문학세계」신인상, 시집 『지상의 편지』『세월 정류장』
『천안행』『겨울노래』 『눈보라 속을 걸어가는 악기』『붉은 가슴』『그늘의 기원』
200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
詩낭송|'탁본' 김현숙[춘천 수향詩]
탁 본
김 현 숙 (춘천 수향시 낭송회)
“아버지, 등 밀어드릴게요”
헐렁한 환자복을 벗기자
훤히 드러나는 굽은 빨래판
눈물 거품 찍어
88년 동안 축적한
뼈의 문자를
탁본 한다
한지처럼 얇디얇은 살갗
뼈에 착 달라붙어
도무지
노구의 숨구멍은 어디인지?
등줄기 따라 흩뿌려진
이승과 저승의 돌다리
검버섯 길을
해독한다
이렇게
탁본하는 날엔
손끝이 떨리는데
“됐다, 이제 내가 씻으마.”
눈도 못 마주치고 흩어지는
허공의 목소리
산수유나무
지난해 묵은 피고름
가지 끝에 숨기는데
봄바람
황사 방망이가
툭툭
내 심장을
탁본한다.
........................................
김현숙 시인 : 2010년 강원일보신춘문예 ‘시’부문 등단, 2012년 <희망의 간격>시집,
2016년 <메콩강에서 별과 시를 줍다> 여행 에세이 출간, 강원다문화복지신문 발행인,
춘천문협이사. (전)수향시낭송회장, 강원문협 춘천지부 회원, 시문학동인지 ‘시선’ 회원,
관객석|시립박물관 중정
두타詩낭송|이성교 시인 '겨울바다'
겨울 바다
- 閔暎 兄에게
이 성 교
친구여! 바다빛깔을 보게
항상 우는 듯 웃는 듯
무엇을 전하고 있네.
어제 밤까지는
榮岩線에서
살아온 얘기를 하다가
바닷소리를 들으니,
가슴이 港口처럼
열려지네.
친구여!
진정 우리들의 겨울은
鏡月 한 잔에
풀릴 것인가.
停車場마다
人情을 먼지처럼
뿌려놓고 가는
蔚珍行 버스.
山모퉁이를 돌 때마다
흰 갈매기가 하얗게 손짓을 하며
겨울을 잠재우고 있네.
친구여!
우리도 먹통을 풀어
울릉도까지 내던지면
저렇게 바다처럼
영원할 수 있을까.
.....................................
* 鏡月 : 강원도 江陵에서 나는 소주 이름
애송詩낭송|정일남 시인 타고르 '동방의 등불'
정 일 남
동방의 등불 타고르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나라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마음에 두려움이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들린 곳
지식은 자유롭고
좁다란 담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갈라지지 않은 곳
진실의 깊은 곳에서 말씀이 솟아나는 곳
끊임없는 노력이 완성을 향해 팔을 벌리는 곳
지성의 맑은 흐름이 굳어진 습관의 모래벌판에 길 잃지 않은 곳
무한히 퍼져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인도되는 곳
그러한 자유의 낙원으로
나의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라
두타詩낭송|강동수 시인 '누란으로 가는 길'
돌은 언제 옷을 입는가
강 동 수
열꽃으로 피워 올린 아픔이
모여 있는 곳에 초대되었다
좌대위에 정좌하고 앉아있는 저 돌은
언제 꽃피웠는가
백지처럼 순결한 몸을
처음으로 만난 물길에 몸을 허락하고
환희에 몸을 떨던 순간들이
한 점 꽃잎으로 지워지지 않는
문신을 새겼다
불어난 강물 속에서 벗어나
오랜 아픔을 몸으로 말하고 있는
수석전시장
유심히 살피는 사람들의 관음증에
누워있는 돌들이
부끄러움에 떨고 있다
선명한 아픔이 깊을수록
오래 감상하는 사람들
돌은 언제 옷을 입는가
두타詩낭송|정연휘 시인 '찔레꽃'
찔 레 꽃
정 연 휘
무명의 하늘 가는 길목
산자락 길섶에
소복한 여인들이 흐드러져 있다.
산 따로 숲 따로
외로운 산협
여인들이 어깨 부비며
제자리 떠나지 못하고
하얗게 하얗게 흐느끼고 있다.
산 높고 골 깊어
드러누운 대관령 산그림자
한恨이 높고 깊어
무명의 하늘 문 들지 못하고
산자락 길섶에
머리 풀고 어깨 추스르며
하얀 영혼
서럽게 서럽게 흐느끼는
오백년 조선조 여인들.
두타詩낭송|김형화 시인 '춘설春雪'
춘설春雪
김 형 화
집나간 아들 돌아옵니다
타향살이 오랜 세월만큼
아득한 들길
흰머리 흩날리며 돌아옵니다
어미는 눈을 감고
넋은 구천으로 오르는데
아들은 아직
빈소殯所에 들지 못합니다
두타詩낭송|박종화 시인
어머니 . 2
박 종 화
탱자울에 달이 뜨면 싸리문 밖에 계신
어머니, 당신 보고 싶어 오늘도 바람 앞에
서 봅니다 솜바람 수런대는 감나무 밭머리
그 푸르고 아련한 추억의 길 위에 점점
싸아하게 온 몸으로 퍼지는 그리움 키웁니다
무심한 세월만 어찌 탓할 수 있으며
하얗게 바래지는 보고픔의 알갱이들도
한 번 그윽한 눈빛으로 어루만져
무거운 짐 이고 진 육신의 덧칠한 아릿한 상처
그 흔적들을 다둑이며 달래며 흘러 모인
어깨 따사롭게 감싸 안은 오십천, 동해바다
유유한 몸짓 애써 외면하지는 않겠습니다
오늘도 하이얀 탱자울 꽃 만발할 때 봉황산
달 떠오릅니다 밤바람 너무너무 좋아라
감나무 밭머리로 나서 봅니다 푸르고 청빈한
한 줄기 안스런 그리움 숨죽여 일으킵니다
어머니, 당신이 너무 자랑스럽고, 보고 싶습니다.
두타詩낭송|정석교 시인
아내의 손
정 석 교
물줄기 타고 오르내리던 아내의 손등
지느러미 달고 은어가 되어갑니다
헤진 상처 깁듯 투정도 말끔히 세척해
곱게 포개어 놓은 그릇들이 빙그르
자맥질로 마지막 물살을 튕겨냅니다
플롯 음역처럼 푸른 음표 쏟아내는
접시와 아내의 손,
식솔의 마음 푸른 하늘처럼 펴 놓다가
방안 곳곳 싱싱한 이파리로 채워내고
행복한 식탁 매일 차려 놓습니다
햇살 꽃 펼쳐내는 주방의 연주
스칠 때마다 윤기 돋는 세간들이
부신 웃음 연신 담아내고 있습니다
마음밖에 놓인 가장이라는 남편의 칭호
아내의 내력이 돋은 꽃무늬 벽지 아래
물기 걸린 행주치마 툭툭 털어내고서도
행복한 연주 찾아내지 못합니다
가족으로 쉬이 무임승차 같은 기거
묵정밭 푸릇한 싹 틔우듯
닳아 무뎌진 마음 다시 들춰 낸 봄날 오후
아, 성찰의 눈
깊고 넓은 아내의 손,
가족을 받쳐주는 단단한 사랑이었구나
두타詩낭송|정순란 시인
덫
-카드
정 순 란
천사의 얼굴로 다가와
강력한 흡입력을 가진
그대는
단맛에 취하고
고열과 사경을 헤매다 쓰러진다
가면처럼 색색
파고드는 미끼
어둠의 벼랑에
위험스레 매달려
패가망신 한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자주 꺼낼수록 주름살 깊어지고
죄의 구덩이로 밀어 넣은 유혹
치료받기 힘든 상처다
끝나지 않을 것처럼
길게 느껴지는 통증
죽음의 깊은 그림자
덫에 걸려 몸부림친다
두타詩낭송|서순우 시인
그들처럼 다시 피고 지는 거야
서 순 우
봄 끝 무렵 두고 나온 그 집 마당에는
아직도 꽃 뿌리 진을 치고 있을 터
그립다가 절박하다가 결국
숨어 따라온
국화랑 분꽃 그리고 알 수 없는 하나
조막만한 화분에 새들어
미어터지게 살아 보겠다 따라 온 게야
여름 겨울 지나
태양이며 노을도 맘껏 먹으며
손톱만한 분꽃 피었다 지고
알 수 없는 보라 꽃마저 피었다 지고
부대끼며 그저 지켜보던 국화
추워도 더워도 어쩌지 못하고
내려놓지도 못하고
그냥 바라볼 동안
점 같은 씨 하나 말없이 남기던 분꽃
그래
산다는 건
그 꽃 씨 하나의 힘 같은 것일지도 몰라
지지고 볶는 일일지도 몰라
나도 비좁게 얹혀
그들처럼 다시 피고 지고
그렇게 사는 거야
두타詩낭송|박용섭 시인
기억이 감감하다
박 용 섭
그 날의 아픔이 옥쇄처럼 죄어온다
백년인가 천년인가 기억이 감감하다
더듬어 생각해보니
죽음이 스쳐갔다
문경새재 구비구비 돌아서 내려간다
상처가 옹이 되어 살아남은 소나무
역사의 회오리바람
어깨를 치고 갔다
아파 울고 서러워 울던 그 날의 기억들이
벼람 끝에 매달려 벼락 맞은 대추나무
벽조목
온몸 불타서 애물이 보물되다
어둔 세상 불 밝히라고 관솔이 되었다
썩은 세상 녹이라고 한줌 소금 되었다
작아져
큰 것 살리려
텅빈 몸이 되었다.
두타詩낭송|이봉자 시인
꿈에 본 어머니
이 봉 자
많은 세월 구름처럼 흘러가는 동안
그리운 어머니 꿈길에는 보이질 않았네
기일 며칠 앞둔 오늘에서야
하얀 찔레 꽃 같은 달무리 하얗게 이고
어머니 꽃무늬 치맛자락
바람결에 나풀거리며 저만치 걸어오셨네
그 옛날 어머니는 막내딸 시집보내려고
입쌀 머리에 이고 이십리길
조개장터 걸어가 목화 솜뭉치와
화려한 양단이불감 바뀌어 이고
저녁 어둑한 돌담장 골목길 들어오셨네
철없는 딸은 어머니 고단함도 모른 채
보따리 풀어놓고 그냥 좋아라 했네
어느덧 강산이 다섯 번은 더 바뀌어도
장롱 속 양단이불은 어머니 사랑
변하지 않고 그리움 배불리 품고 앉아있네
꿈에 본 어머니가 더욱 그리워지네
두타詩낭송|이봉자 시인
春 夢
서 성 옥
봄날입니다
늦은 밤 당신과 함께 살았던 옛집을 찾아 왔습니다
상수리나무 검은 숲에서 소쩍새 울음이 들려옵니다
밤새는 지저귀지 않고 속울음을 토해 내고 있습니다
그대와 함께 살았던 우리 집 앞, 배나무
그때처럼 배꽃은 흐드러져 내리는 달빛에 슬프더이다
싸락눈처럼 쌓이는 梨花 ...
그 배꽃 한 잎을 손바닥 달빛에 올려놓고
그대를 봅니다
늙은 소 울음
김 진 광
길 갈 때도 밭갈 때도
소는 늘 앞에서 걸었다
소고삐 잡은 아버지도
농사일에 코뚜레 끼운
늙은 소 한 마리로 살았다
소가 우리를 먹여 살렸다
소가 우리를 공부시켰다
소가 뒤에서 걷는 날은
소 팔러가는 날이다
앞에서 소가 되어
뚜벅뚜벅 걷는 아버지
늙은 소의 큰 눈망울에
아버지가 담겨간다
늙은 소의 발굽처럼
굳은 살 박힌 아버지 발바닥
음무우-
뒤돌아 크게 한번 울고
이승의 산을 짐 지고 넘었다
- 호지의 오래된 미래*에 답하다
이 창 식
내 여로 위의 호지 애인이여,
레에서 누브라벨리로 가는 카르둥라
하늘을 흔들고 있는 오색 타르쵸 보며
고산증에 시달리면서 넘고 있소.
설산雪山 물 흘러내려 만든 카르둥 마을,
노란 유채, 푸른 보리밭, 말똥지붕
그 마을 한 폭 안, 그 여자 오래된 집,
내 유년의 살대 마당이 여기 있소.
꿈속의 그 여자처럼 내준 차를 마시며
오히려 맹방리 여름 바다향을 깊게 맡고 있소.
내 마음 속의 오래된 미래를 다시 읽으며
호지 애인이여, 묻고 싶소.
카르둥 마을 사람들이 오래된 미래인가를.
왜 달라이라마 옴마니반메홈 새긴 돌판,
그 마음씨 왜 읽어내지 못했는지 궁금하오.
카르둥마을 눈썹 짙은 그 여자집에서
내 유년의 흑백 가난을 빵과 함께 씹으며
오래도록 맹방리 보리밥 똥냄새를 느끼오.
지금 여기 그리운 똥집 한 채 짓고,
다시 부수는 것을 거듭 하며, 그 집 그늘
내 고향처럼 내 마음 속 깊게 자리하오.
당신이 본 라다크 똥집, 지워질수록
히말라야 높이 한치씩 낮아지리라 보오.
척박한 길 위의 오아시스 카르둥마을에서
호지 애인, 당신을 닮은 그녀의 눈, 눈빛
아주 오래, 깊게 찍으며 마을길로 또 나서오.
마을 밭두렁에는 여름 꽃별들이 쏟아지고 있소.
..........................
* 오래된 미래: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쓴 인도 라다크의 체험적 생태보고서.
이 용 대
하늘과 다름없이
여기에도 숨은 빛 있었는데
우러르기만 했었지 내려다볼 줄 몰랐다
근육이 마구 파이며
허리가 잘리고 끊어져도
어금니를 지그시 눈물과 함께 깨문 땅
성자와 악한이 함께 묻히는 살 속은
길지와 흉지가 애초에 따로 없었듯
응달과 양달로
나누지 못할 뭍으로
약도 독약도
다 받아들이는 넓은 품
하늘이 용서라면 땅은 사랑이다
다다를 수 없는 별 쫒다 생긴
가리지 못할 흠집을
흙으로 매워주는
어머니의 유산이다
달에게
박 인 용
술 한 잔 채워 달에게 술을 권하고
이태백의 詩를 읽으며 낭만에 젖어
베토벤의 달빛 소나타를 듣는다
세상 사람들의
외롭고 슬픈 마음을 달래주고
아름다운 술까지 마시게 하는
보름달아
금삼의 피를 보고 분노하는 제왕
과거사를 헤집고 뒤져대는 추종자들의
한 풀이 복수극이 되풀이 되는 곳
여기는
죄와 벌의 땅
법이 권력을 만드는지
권력이 법을 만드는지는
모호 하지만
권력에 충성하는 법의 속성은
여전히 변함없다는 걸 알고 있는가
보름달아
나 유년 시절부터
어른이 된 지금까지
너에게 진 빚이 너무 많구나
당장
지구에서 인류가 멸종 된다면
너의 짐은 한결 가벼워지겠지만
너는 더 이상
지구의 위성으로 남아있을 필요가 있을까
오늘밤
산산이 흩어지는 낭만의 편린을 붙잡고
애증의 강을 건넌다
사랑과 미움은 본시부터 같은 것 이니까
하얀 발자국
심 동 석
네 불온한 생각을 내려놓으라고
네 낡은 간을 내놓으라고
따라오던 낮달이 반월도半月刀 치켜드는 저물녘
푸른 기억의 울대를 겨누는 칼날 위로
무녀의 치마처럼 떨리는 바람소리
대숲 바람소리
그대
그대는 지워버렸나
발자국 하나
칼날 무뎌가는 상현달이
계수나무 몰래 품고 침실로 가는 새벽
먼 강물 건너오는 발자국 하나
겁 없이
겁 없이 뜨거운 이마로 끓고 있다
하-얀
발자국 하나
허 공
최 광 집
허공은 말이 없다
하늘과 땅 사이
아득히 멀고도 가깝다
허공 속에는
없는 것이 없다
모자람도 없고
넘치지도 않는다
허공은 삶의 공간이다
희로애락이 녹아있는
우리들의 보금자리다
내가 온 곳도 갈 곳도 없다
그대 앞에 서면
홍 성 래
삶에 지친 모습으로도
그대 앞에 서면
나는
생기로 가득 찬다
피곤하고 힘이 들어도
그대 목소리
그대 웃음소리 하나로
활력이 솟아 오른다
아무런 말 한 마디 하기 싫다가도
그대를 마주하면 나는
달변가가 된다 웅변가가 된다
사랑의 음유시인이 된다
왜일까
그 대답을 나는 모른다
내 마음 사로잡고 있는
그대만이 안다
봉황산 벚꽃 길
장 금 희
봄 안개 자욱한
봉황산 오르는 길
지천이 벚꽃이다
구경나온 사람들은
마음의 꽃가지 하나
피우고
정라진
삼척바다 눈맞춤하며
천국으로
나비되어 날아간다
앞서 오르는 아낙네여
봉황정에서
잠시 쉬어 가자
꽃은 지면서도
저리 아름다운가
갯메꽃
박 소 연
새는, 날개를 접었다
박 군 자
물오른 내 희망의 끝
걷다가 뛰다가 소리 외치던 내 꿈
열정 속에 살아온 삶의 순간순간은
한 마리 새의 질주였다
눈을 뜨며 번쩍이는 삶의 모습
외면하고 싶은 서류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아, 이런 시간 속에
새는
날개를 접고 싶어 한다.
두타詩낭송|김일두 시인
두타詩낭송|최영우 동인
두타詩낭송|김익하 소설가
두타詩낭송|김옥남 수필가
두타詩낭송|김은영 수필가
관객석|시립박물관 중정
韓國長壽詩 합동낭송회|서울 공간詩 467회. 서울 우리詩 371회, 삼척 두타詩 357회, 춘천 수향詩 298회
초대시| 영주 영주문협,강릉 관동문학회,동해 동해문협|삼척시립박물관 중정 주최 삼척시[문화예술센터]
주관|두타문학회 2019, 06, 28,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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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벌써 10일이 지나고 폐회식을 앞두고 있습니다, 함께 해 주신 회원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 인사 말씀을 올립니다.
특히 정연휘 선생님께 깊의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더욱 건강 하셔서, 월천 선생님께서 미수에 오셔서 힘차게 시낭송을 해주셨 듯 60년 행사에도 함깨 어깨동무를 하면서 행사를 지켜보아 주시기를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