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독서토론 모임 가칭 인문서재 제안서
애초 도서관은 연령과 대상을 초월해 만인의 지식을 모으고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런 면에서 도서관은 지역에 있지만 만인이 시공을 초월해 인류의 보편성을 갖추고 함께 소통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한편 지역에서 지적 갈증과 소통의 아쉬움을 느끼는 분들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서를 통한 지식은 개인의 소비영역으로 멈출 것이 아니라 소통과 실천을 통해 삶문화로 끊임없이 통합되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같이 읽고 이야기하는 독서토론을 통해 지식을 삶문화로 통합하는 사회적 공간을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책 문화가 약화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책이 가진 문화적 가치와 힘도 여전히 존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의 옥석을 가려 같이 읽고 이야기하면서 책과 더불어 상호 배움과 나눔의 시간을 통해 삶문화를 단련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고급스런 취미활동이 될 뿐만 아니라 함께 하는 공부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길러진 안목을 통해 우리 자신과 지역을 재발견하고 자신과 지역의 목소리를 더 또렷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보화시대 인터넷 세상에 넘치는 정보들을 제대로 선별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도 끊임없이 사회적으로 소통하고 실천하는 단련의 과정을 밟아야 건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1단계 목표로 책을 개인적 소비차원에서 삶문화 차원으로 연결시키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최근 발간된 책 중 좋은 책을 선정해 같이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일단은 초기 단계로서 주제와 분야를 따로 정하지 않고 모든 분야를 망라하되, 독자에게 새로운 자극과 도전이 될 수 있는, 인문학적 가치가 있는 책들을 다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제 개인적 생각으로는 타자화된 지역의 목소리를 찾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책들을 우선 추천해 읽고 싶은 바람입니다.)
하지만 너무 지적인 호기심에 치우치면 진입장벽이 높을 수 있으니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좀더 가벼운 책들을 병행해 다루어가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독서토론할 책 후보는 회원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상하반기 6개월씩 정해 진행합니다. 처음에 다양한 방면의 책을 읽고 관심이 모아지면 상하반기 주제를 정해 분야별 집중 독서를 할 수도 있습니다.
독서토론 방식 매월 1권의 책을 함께 읽고 각자 책에 대한 독후감을 작성하여 미리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책에 관해 자유토론을 진행합니다. 하지만 추천도서 선정과 운영방식은 처음 가칭 인문서재의 발기 회원들의 회의를 통해 정해 진행할 것입니다.
아래 추천도서 예로 생태 및 페미니즘 관련 서적 등의 도서들을 올려봅니다.
추천도서 예
1. 세계 끝의 버섯-자본주의의 폐허에서 삶의 가능성에 대하여 / 애나 로웬하웁트 칭
추천이유 : 송이버섯 채취와 유통을 과정을 인류학적으로 탐색하며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찾음,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 자체가 중심에 의해 대상화되고 타자화된 지역이다. 소외되고 대상화된 타자들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애나 칭과 같은 타자들의 새로운 발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 주디스 버틀러, 지상에서 함께 산다는 것-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 유대성과 시온주의 비판 / 주디스 버틀러
추천이유 : 우리가 동북아를 지배한 인종차별과 민족혐오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전쟁을 다양한 시각에서 검토하고 주체와 타자의 소통 가능성을 타진해본다.
3. 트러블과 함께하기-자식이 아니라 친척을 만들자 / 도나 헤러웨이
추천이유 : 헤러웨이는 몹시 불편한 철학자이다. 전통적 사유를 전복해 로봇이나 동물 등 비인간으로 불리워 온 타자와 관계를 재설정하도록 과격하게 도전한다. 반려동물의 가치와 제도가 거침없이 다가오는 시대에 헤러웨이의 생각을 재사유해보면 어떨까?
4. 심층적응-기후대혼란, 피할 수 없는 붕괴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 젬 벤델, 루퍼트 리드
추천이유 : 기후 위기에 따른 사회붕괴에 개인과 집단이 어떻게 삼아 남을 수 있는 지 그 길은 무엇이고, 당장 필요한 실천할 과제는 무엇일까?
5.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신화·거짓말·유토피아 / 자미라 엘 우아실, 프리데만 카릭
추천이유 : 책 제목에 동의한다. 우리는 온갖 이야기에 현혹되고 이야기를 탐닉하고 이야기 속을 살아간다. 그러며 거대한 이야기 속의 에피소드로 살아간다. 과연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지역에서 이야기의 의미는 무엇일까?
6.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신자유주의적 인격의 탄생 / 파울 페르하에허
추천이유 : 신자유주의 시대의 새로운 환경 속에서 우리는 인격의 변화를 느낀다. 여기저기서 불안과 파탄을 느끼지만 이를 어떻게 극복해 가야할지 모른다. 과연 어디까지가 인간이고 인간답기 위해서는 어떠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