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장순각의 ‘공간 속의 공간’ 프로젝트

[▶토토◀]

디자이너 장순각의 ‘공간 속의 공간’ 프로젝트
나는 상상하는 공간을 꿈꾼다

새로운 디자인을 좋아하고 디자인한 공간을 이해하고 싶다면 최근 활발하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장순각 씨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빛과 형태, 색상, 모티브를 자유롭게 이용하여 완성한 ‘또 다른’ 공간 속에는 유쾌하고도 재미있는 그의 상상이 살며시 녹아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공간, 동일한 모티브
20여 곳 남짓한 그의 공간을 살펴보면 거대한 하나의 시리즈물을 보는 듯, 몇 개의 핵심적인 공통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영화에서도 하나의 모티브가 연속적으로 다른 시퀀스에 등장하여 그 주제를 전달하는 것처럼, 공간 속에 반복적으로 사용된 모티프는 작가의 아이덴티티를 형성시킨다. 가장 먼저 발견하게 되는 것은 주조색이 화이트라는 점. 하지만 똑같은 화이트는 하나도 없다.

“빛을 어느 방향에서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하얀 벽면은 더욱 밝아지기도 하고 어두워지기도 합니다. 빛의 산란이 일어난다면 더욱 뚜렷한 입체를 확인할 수 있겠지요. 공간에서 동선, 시각의 방향, 확장은 모루 빛을 향해 있습니다. 자연광과 어울릴 수 있는 빛, 그것은 화려한 프레임의 조명이 아니라 퍼져나가는 밝음, 그 자체일 것입니다.”

빛을 가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화이트는 이러한 그의 개념을 가장 잘 이해하고 나타내주는 컬러. 석고보드, 패브릭 등 벽면의 재질과 텍스처를 달리함으로써 표현되는 베리에이션의 효과도 그는 결코 놓치지 않는다. 여기에 세련되고 단순한 색상을 입히는 작업을 첨가하여, 면밀히 계획된 공간 디자인에 구체적인 멋을 부린다.

새로운 디자인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클라이언트 덕택에 그는 부정형으로 이루어지는 공간의 형태와 흐름에 대해 다양한 시도를 꾀하는 작업도 마다않는다. 최근 완성한 안성진 성형외과는 평, 입면도로는 해석이 불가능하여 시공자를 위한 공사용 도면을 만드는 데만도 상당한 기간을 소요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어느 지점에서 보아도 같은 이미지의 뷰(view)가 하나도 없을 정도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의 모든 작품에 적용된 공통적인 개념은 공간의 시각적 극대화. 반듯한 사각박스 안에 들어온 것 같은 공간 대신 그는 면과 면, 그러니까 벽면과 천장이 만나는 지점을 적절히 활용하여 공간 자체의 부피와 시각적인 확장을 유도한다.

둔산동 J씨 집

지난해 12월에 완성한 둔산동 J씨 집. 아파트의 높이상 ‘공간 속의 공간’ 개념을 표현하기가 까다로웠지만 공간 중앙에 커다란 덩어리를 배치함으로써 단조롭지 않게 유도했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의 화이트 톤이 주조를 이루지만 군데군데 적절히 활용한 컬러의 배합은 면밀하게 계획된 공간에 다채로운 변화를 주고 있다.

닥터스 미 성형외과

닥터스 미 성형외과의 내부.

다양한 재질의 면들이 중첩되어 있는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재료는 물성 그 자체를 표현할 수 있고, 공간은 허공 자체로 존재해야 한다는 그의 생각이 묻어 있다.

MJ피부과

1  아래층은 좁고 위층은 넓은 공간의 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고민하여 완성시킨 MJ피부과. 아래층과 위층 사이에 직선형 계단을 설치하고, 대기실을 아래층에 둠으로써 위층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시켰다. 아래층과 위층 공간의 트임으로 시각적으로 공간은 무척 넓어 보인다.

2  벽면의 중첩과 빛, 다양한 색상을 최대로 이용한 MJ피부과의 파우더 룸.

‘Milk & Juicy’라는 키워드를 시각적으로 형상화시킨 MJ피부과의 경우 ‘아래층 40평, 위층 110평이라는 부조화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오랜 고민 끝에 아래층에 대기공간을 마련하고, 환자들이 기다리면서 위층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시키기 위해 오픈형 직선 계단을 만들었다. 이러한 내부 계단은 아래층과 위층을 연결하는 동시에 아래층 공간의 협소한 느낌이 자칫 병원 이미지로 작용할지도 모르는 우려를 해결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둔산동 L씨 집

1  둔산동 L씨 집. 주거공간이지만 천장과 벽면이 맞닿는 부분에 작은 공간을 만들어 빛이 투과되도록 시도했다.

2  그는 꼭 필요한 가구를 제외하고 오브제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공간 내면의 흐름을 멈추게 하는 요소는 배제되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둔산동 L씨 집의 내부.

까사리빙

[이상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