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만들기를 오랜만에 해 본다.
어릴 적 누구나 한번쯤은 체험해 보았을 메주만들기.
예전 우리어머니들은 음식 맛은 장맛이 좌우한다고 무척 정성들여 메주를 만들고, 따듯한 아랫목 귀퉁이에 나무 기둥을 세우고 잘 마른 메주를 매달아 띄우고
온갖 정성을 들여 간장, 된장, 고추장을 담그셨다.
겨울날 방문을 열면 메주 뜨는 내와 청국장 뜨는 내가 방안 가득 진동했던 추억 속의 향기가 그리워진다.
지금은 마트에서 혹은 인터넷으로 구미에 맞는 장을 구매하는 세대라 이 번거로운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으려면 각자 그 집안의 입맛에 맞는 장담그기 전통이 이어져 가야 할 것 같다.
어린 시절 할머니와 어머니께서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어 잘 발효하여 봄에 정성껏 장을 담그시던 모습을 곁에서 보긴했지만
혼자 주관해서 이 모든 과정을 해 본 적이 없다.
오늘 토고미마을에서 메주만들기 체험을 하면서 옛 추억에 잠겨 본다.
가마솥에 장작불을 지펴 콩을 푹 삶아 절구에 찧거나 자루에 담아 발로 밟아 콩을 으깨서 사각으로 된 나무틀에 넣어 메주를 만들곤 했다.
잘 삶아진 콩의 구수한 냄새가 지금도 나는 듯 하다.
삶은 콩을 너무 많이 먹고 배탈이 나서 화장실을 들락거리던 생각이 나 피식 웃음이 나온다.
호흡을 맞추어 절구에 넣은 콩을 빻고 있다.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콩이 으깨지면서 절구공이가 잘 빠지지 않아 요령껏 절구공이를 비틀며 빼내야 한다.
요즘은 시절이 좋아 장작불을 지펴가며 가마솥에 콩을 삶지 않아도 된다. 화력 좋은 가스불에 올려 놓고 푹 삶으면 된다.
잘 삶아진 콩
구수한 내가 진동한다.
플라스틱 바가지를 가져다 놓은 것을 영 격에 맞지 않는다고 바가지 구해오라 하여 바가지로 떠 넣으니 제법 그림이 나온다.
요렇게 절구에 넣어 빻으면 된다.
잘 삶아진 콩을 넣으니 김이 모락모락 피어난다.
주루룩~~~~
이제 요령껏 쿵덕쿵덕 절구를 찧으면 된다.
이날 반가마니 콩을 삶아 체험을 시켰는데 덕분에 체험하신 분들 땀 꽤나 쏟았다.
세상에 쉬운 일이란 하나도 없는 듯 하다.
그래도 연륜이 있는 분들이 어설프지도 않고 제대로 절구질을 하시는 듯 하다.
아주 열심히 꾀부리지 않고 체험하는 사람은 누구?
이렇게 잘 빻아서 사각틀에 넣어 메주를 만들면 된다. 이날 메주만들기 체험을 무려 4시간이 했다.
옛 생각에 젖에 즐겁게 체험을 했지만 많은 이들의 노고가 있어 가능했다.
절구질을 하지 않으려면 이렇게 자루에 삶은 콩을 넣어 밟아서 콩을 으깨면 된다.
캐릭터 양말이 귀여워서 한 컷
살짝 물기가 있는 지푸라기를 양 옆으로 맞대어 중간을 지푸라기로 챙챙 동여매 메주를 매달 끈을 마련한다.
잘 밟아서 으깬 삶은 콩을 꼭꼭 눌러 담는다.
구석구석 빈틈없이 으깬 콩을 넣는다.
꽉 채운 후 비닐로 감싸 꼭꼭 발로 밟아 단단하게 모양을 만든다.
요렇게 밟으면 된다.
콩 한 말을 쑤면 요런 메주가 3장 나온다고 한다.
지푸라기를 메주 밑에 까는 이유는 메주가 잘 뜨게 하려는 까닭이다.
정성껏 만든 메주가 한장한장 늘어난다.
덩달에 마음이 뿌듯하다.
다 만들고 남은 것은 손으로 뭉쳐 놓는다.
화천에 사는 고등학생들이다. 새끼 꼬는 법을 들꽃님께서 가르쳐 주니 제법 새끼를 잘 꼰다.
새끼꼬기 체험하는 내내 아주 진지하다.
고운 손으로 요렇게 새끼를 꼰다.
메주를 매달 준비가 다 되었다.
원래는 메주가 어느 정도 말라야 매다는데 마르지 않은 메주를 체험을 위해 메주 매다는 것을 재연한다.
정성껏 한올한올 지푸라기로 감싼다.
요렇게 해서 매달아 발효시킨다.
메주 만들어 매달기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