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문득
오늘 아침 문득 번개가 쳤다.
지금까지 나는 순전히 남의 신세를
지고 있었다는 것
나는 건축을 한 적이 없지만
남이 지어준 집에서 편하게 살고 있다는 것
남이 수고한 식량을 먹어왔다는 것
나는 石油를 캐본 적이 없으며 車도
의복도 컴퓨터도 심지어 맑은 물과 숲도
내가 소용하는 모든 것이 다 남의 손을 거쳤다는
생각에 이르러 온통 남의 도움으로
살고 있다는 신기한 결론이 나왔다
모든 직업群들이 공동체를 이루었다
서로에게 신세를 진다
안경을 만들어준 당신에게 감사한다
내 대신 나라걱정하는 당신들에게 감사한다
이 아침 은진이를 검진할 의사에게
감사한다
내 동작도 세상과 연결되어 있으리,
오늘도 끝없을 이 관계를 보았다
세상사는 이야기 1
자기 어머니도 믿지 않는다는 스위스에서 온
미스터 웰티는 육십오세 노인인데 십년은
더 나이들어 보인다 네번 째 이혼한 끝에
지금은 필리핀의 젊은 아내와 손자같은 아들
을 두었는데 내가 보기엔 위태로운 이기주의와
실용주의의 동거로 보인다 밖에 나와 아내에
대한 험구는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우리는 친구사이다
십 년만에 호주에서 고향을 방문한 에마는
어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콩쥐같은 고난의
세월을 겪어낸 이해심 많은 중년여인이다
마치 초등학교 여자동창생같은 그녀는
가정폭력의 상처를 딛고 지금은 아름다운
중년을 지나가고 있다 이런 경우 나는
과감히 이혼을 지지할 수 있다
그녀가 떠나던 날, Mactan 섬의 공항에서
나는 포옹을 하며 재회를 약속했다
우리는 친구사이다
두 대륙의 중간에 어정쩡하게 서있는 내가
생각한다
부부란 무엇이며, 정은 또 무엇인가
위탁할 수 있는 동반자와 한 길을 가는
소박한 행복, 이 문을 통과하지 못한 사람들의
아픔이 있다
세상사는 이야기 2
J (여. 25세), 막내 은진이와 동갑인 그는
XX 장애인 자립센터의 기획부장이다
뇌병변 장애 1급, 그는 24시간 활동보조를
받아야 하는 중증 장애인
컴퓨터는 나무젓가락을 입에 물고 한다
詩같은 그녀의 삶, 화요일에 우리는 그의
성상담 강의를 들으며 10년 안에 유학을
떠나겠다는 그의 꿈에 박수를 보냈다
男親도 있고 아름다운 사랑이 있다고 했다
오늘은 가슴이 드러나는 옷을 입고 왔다
첫댓글 미스터 웰티라는 사내의 용기있는 삶이 부럽고 궁금하기도 하네요.
세부 섬에 살때, 아침 저녁 저의 사업장을 들락거리며 참견?많았던 친구였습니다.
서양사람들의 사고방식과 동양사람들은 차이가 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삶이 있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사는 모습들이 아름답습니다.
.... 여행은, 사람을 만나는 일 같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여행같은 삶에서 자신과 연결된 모든 것에 감사하는 하루라면 족할 것 같은 감동을 느끼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花雲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