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동그라미 / 김별
이제 진실과 아름다움을 이야기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꿈과 정의를 말하지 않아도 좋을
뜨거운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좋을
그런 날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특별할 것도 없는 하루를 무사히 마감한 저녁,
허름한 선술집에 마주앉아
치킨과 맥주를 마시며 보내는
달력에 빨간색 동그라미를 쳐놓은 시시한 기념일이
삶의 가장 소중한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다 잊어버려 지키지 못한 작은 약속이 두고두고 가장 미안한 일이기를......,
그대의 손목에 메어 준 들꽃시계가 가장 즐거운 선물이기를......,
내일을 약속하지 않고 편안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의 등불을 끌 수 있기를......,
굳이 일기를 쓰거나 기억 될 필요도 없는 이 소박함으로
남은 날들을 다 채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이라 말하지 않아도 좋을 이러한 평범함이
진정 가장 큰 행복이 될 수 있었으면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첫댓글 작고 사소하고 소박하고 시시한것들이 행복였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이젠 빛바랜앨범 겉장처럼~그렇게~ 세월은 흐르고 나도 변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려본지가 언제인지....
오늘, 별님의 글을 보며 다시 그런날들 이었음
그랬으면 좋겠다 생각해봅니다.
자주 뵙수있어 반갑네요~^^~
이브니님 반갑습니다. 오늘은 어젯밤부터 내리던 비가 늦은 오후까지 계속 되었네요.
그렇지만 굵은 빗줄기가 싫지 않고 오히려 건반을 두드리는 듯 즐겁고 경쾌하기까지 했던 것 같습니다. 덕분이었을까요. 저녁 하늘이 한결 깨끗해졌고, 젖은 철쭉꽃은 더 선명하고 눈부시더군요. 큰 의미없는 일상으로부터 신선한 감동은 느껴본 것이 언제였는지 모르겠더군요. 지속되는 식상함을 자칫 삶 자체를 망가트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님의 말씀에서
다시 충만 되어야할 삶의 활기를 떠올려 봅니다. 절정으로 타오를 봄처럼 님의 일상이 눈부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별쌤 안녕하셨지요
봄비처럼 초연하게 이리도
봄은 벚꽃잎을 휘날리며
맘속으로 스며드나봅니다
일상이 무에 그리 바쁜지요
이리 빗소리에 바쁜걸음으로 잠깐 인사드리려 왔네요
항상 잔잔한 글귀에 마음을 다독거리며 살아지나봅니다
감사한 쌤의 글들이 언제나 양지꽃의 수수함처럼 맘을 포근히.....ㅎ
촉촉히 봄비소리에 문득 .....
건강하셔요
솔체영님 안녕하세요. 님의 말씀은 늘 따듯하고 향기롭고 풋풋합니다.
비맞은 수선화처럼 가라앉은 마음을 위로 받기에 충분합니다. 벌써 봄 꽃잎은 많이도 졌는데... 오늘은 비가 많이도 내렸네요. 꽃이 떠난 자리,,, 새잎은 녹색을 더했네요. 연산홍 철쭉의 빛깔은 강렬하기까지 해 마음의 그늘까지 지워주었고요. 이런 때 귀한 분들로부터 받는 안부는 삶을 충만하게 하기에 충분한 것 같습니다. 양지꽃의 수수함이란 말씀이 정감어립니다. 자주 뵐 수 없는 아쉬움을 한꺼번에 덜어내 주었네요. 편안하시지요. 일교차가 크니 늘 건강 조심하세요. 깊어가는 봄밤이 신선함을 더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