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23 오후 03:45
프로야구 홍희정 1만 시간의 법칙을 믿으십니까? 꿈을 향해 질주하는 주변인의 이야기입니다.
제주리그에 이어 대구&경북권 윈터리그는 13일(월)일부터 20일까지 8일간 열렸고 장소는 주로 상원,경북,대구고 학교 운동장에서 진행됐다. 세 팀 모두 그라운드 상태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매년 대회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반면 경주고와 포철고의 경우는 원정팀을 불러들여 게임을 치렀다.
첫 날 대구고를 방문했다. 변덕스러운 제주 날씨에 비하면 봄기운이 느껴질 정도로 따뜻했다. 이미 많은 스카우트들이 자리를 잡고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었다.
- 16개 팀 출전 대구 &경북권 원터리그 -
참가팀 중에는 제주리그를 치르고 온 경우도 있다. 경북,경남,포철,소래고가 그렇다. 이런 경우는 몇 경기 치르고 이내 철수한다. 원정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장소를 제공하는 팀은 별도의 훈련 경비 지출이 없다는 점에서 부러움을 살 만 하다.
참가한 팀 가운데 대구고, 경북고,경남고, 유신고의 전력을 살펴보았다.
* 대구고, 2000년대 영광 되찾을 수 있을까?
1976년 창단된 대구고는 1981년 강기웅을 주축으로 대붕기 우승기를 들어 올리며 신흥 명문 야구부로 자릴 잡았고 2000년대엔 무려 4번이나 전국무대를 평정했다.
2003년 대통령배, 2008년엔 청룡기와 봉황대기를 동시에 석권했고 2010년에도 봉황대기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선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년간 팀을 이끌었던 박태호(현 영남대)감독이 떠난 뒤 전국대회 성적은 2번의 8강진출이 전부다. 급기야 권영진 체제에서 지난해 사령탑을 손경호로 교체했다.
손경호 감독은 경상중학교를 이끌며 최정상으로 이끈 지도자로 어린 선수들의 성향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대구고는 황금사자기와 청룡기 대회에서 연거푸 1점 차로 1회전에서 탈락했다. 대신 봉황대기에서는 불끈했다.
북일고와 인창고를 가볍게 물리치고 유신고에게 8-7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는 등 8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휘문고를 맞아 박성환-이종혁 원투펀치가 무너지면서 준결승행을 눈 앞에서 놓?다.
kt 2차2라운드 지명을 받은 우완 이종혁이 만약 시즌 초반부터 페이스가 좋았다면 아마 대구고의 성적은 달라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 전력은 어느 정도일까? 갑자기 좋아지질 순 없다. 당장 우승을 겨냥하긴 벅차다. 그래도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은 똘똘한 저학년들이 많다는 점이다.
올해 3학년은 7명으로 단출하다. 투수는 유정연(우완),김성민(좌완) 둘 뿐이다. 이들은 지난해 등판 기록이 없다. 대신 기대를 걸 만한 2학년들이 제법 있다.
백현수(우완),박영완(우완) 박범근(좌완),도형준(좌완),오찬준(사이드암) 김주섭(우완)등이 그들이다.
학년 상관없이 구위와 제구가 정상궤도에 오른 이에게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187cm 85kg의 유정연은 1학년 때 무릎수술 경력이 있고 지난해엔 재활을 하다 10월부터 피칭을 시작했다. 최고구속은 134km/h
김성민은 177cm로 아담한 체형의 좌완. 1학년 때 134km/h 스피드 기록을 갖고 있으며 본격적인 피칭은 3월 주말리그 정도로 잡고 있다.
김주섭은 경상중 시절 유급을 한 우완으로 180cm 95kg의 다부진 체격을 지니고 있다. 역시 130대 후반의 볼을 던진다.
백현수.박영완은 각각 183cm 185cm의 큰 키로 나란히 140대 구속을 찍은 바 있다. 오찬준은 사이드암 투수로 구속은 130대지만 제구가 좋은 편이다.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이 많은 만큼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기대된다.
3학년 타자로는 김창현, 박상걸(이상 외야수),이영우(유격수) 김도현(3루수) 그리고 포수 이동희가 있다.
이동희는 176cm 87kg의 우투좌타로 봉황대기 2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리며 스카우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북일고전에서 9회결승 3점 홈런을 기록했고 유신고전에서도 8회 극적인 동점 만루홈런과 연장 10회초 2타점 2루타로 팀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
거포형 포수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원터리그에서는 주로 대타로 나섰다. 팔상태가 좋지 않아 무리를 하지 않고 있다.
주장을 맡은 김창현은 지난해 주로 대수비요원으로 뛰었다. 유격수 이영우는 지난해에도 11경기에 출전했다. 타율은 높지 않지만 안정된 수비가 장점이다. 김도현은 내외야 모두 가능한 전천후선수이며 박상걸은 왼쪽 어깨수술로 1년을 쉰 외야수. 4명 모두 유급선수다.
다른 포지션을 향한 1,2학년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동희 대신 게임에 나선 김범준(2학년.포수)는 울산 출신으로 181cm 85kg이라는 이상적인 체격조건을 자랑한다. 또래에 비해 투수 리드나 송구 포구 능력 모두 평균이상이다.
중견수는 옥준우(2학년.외야수), 2루수는 김태우(2학년)이 맡는다. 올해 입학한 신준우(1학년.내야수)는 본래 유격수지만 2.3루도 가능하다. 매서운 방망이까지 갖추고 있어 팀 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경북과 대구 상원에 비해 초라한 성적을 거둬왔던 대구고. 그러나 올해를 기점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것으로 보인다.
- 풍성한 마운드 경북고, 2년 만에 정상 재탈환 가능할까?
2015년 경북고는 최충연-박세진을 앞에서 봉황대기 우승을 거머쥐었다. 방망이나 수비가 월등히 좋아서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최정상에 섰다. 역시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사실을 보여준 결과였다.
지난해엔 청룡기와 봉황대기 충격의 1회전 탈락의 아픔을 겪었으나 대통령배에서는 내리 3연승을 거두며 4강에 안착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시즌 경북고는 투타로 나눠 보면 마운드 쪽이 좀 더 견실하다. 3학년 배창현(좌완)-김태우(우완)-이희재(우완)-신효승(좌완) 여기에 원태인(2학년.우완), 오상민(2학년.좌완)까지 대기하고 있다.
193cm 87kg의 거구 김태우는 팔꿈치 통증으로 지난해엔 단 한 경기 출장에 만족해야 했으나 올해는 컨디션 이상무. 최고구속 143km/h을 찍었다.
이희재도 140대 스피드를 지닌 우완.
좌완 배창현은 183cm 78kg으로 최고구속이 130대 초반이지만 평균자책점 2점대 초반으로 컨트롤이 좋다. 지난해 시즌 초반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됐던 좌완 신효승은 현재는 부상을 털고 구속을 끌어올리는데 매진하고 있다. 186cm 85kg의 좋은 체격조건과 구속 또한 140대 언저리를 넘나든다.
3학년 못지않은 원태인-오상민 두 2학년 투수들이 진학 부담이 없는 시즌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더 좋은 성적을 낼 확률이 높다.
원태인은 경복중학교 재학 당시 145km/h라는 빠른 볼을 던져 야구인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원민구(경복중)감독 아들로 야구인 2세. 그는 경북고 진학한 지난해 5경기(9이닝)을 1실점 1자책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했다.
현재 183cm 87 최고구속은 147. 평균구속도 140대 초반이다. 스스로 올해 페이스가 더 좋다고 밝히고 있고 박상길(경북고)감독은 마무리로 활용할 계획이다.
오상민도 주목할 유망주다. 183cm 82kg의 좌완으로 제주원터리그에서 140km/h를 찍었다. 주무기는 체인지업. 지난해엔 부상으로 재활 훈련을 해 대회성적은 없다.
지난해까지 경북고 타선을 대표하는 선수가 곽경문(삼성입단)이었다면 올해는 배지환(3학년.유격수)이다.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뛰며 타율 3할대를 넘겼고 작년에도 전경기(16경기)출장 타율 0.391 11타점10도루 장타율0.500을 기록하며 최고의 톱타자로 손꼽혔다.
그러나 올해는 타순이 3번으로 조정됐다. 공격의 막중한 책임감에 좀 더 집중해 타격에 임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각오. 제주리그에서도 좋은 타격감으로 우수선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올해 삼성의 1차 지명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또 한 명의 배씨 성의 선수가 있다. 주장 배현호(3학년.포수)다. 그는 다부진 체격의 투수리드가 뛰어나다. 선구안이 좋아 타격 대비 볼넷 비율이 높았다.
이외 2번 타자로 낙점 받은 최현준(3학년.2루수) 구미중 출신으로 유급 경력이 있는 손민규(3학년.중견수)등이 있다.
타선은 붙박이 4번 타자 곽경문(삼성입단)이 빠진 상태라 다소 불안하다. 하지만 기동력을 가미한 스몰야구를 지향할 계획이다.
그 어떤 팀에게도 뒤지지 않는 견실한 마운드를 갖추고 있어 지역내에서는 최강으로 손꼽히고 있는 경북고다.
* 최강의 클린업 트리오 구축, 경남고 ‘자신 있다’
2016년 경남고는 우승 후보였다. 이승호-손주영 두 명의 특급좌완에 컨트롤 좋은 최민준까지 완벽했다. 그러나 번번이 전국대회에서 쓰라린 아픔을 겪었다. 타선이 침묵했고 결정적인 순간 자잘한 실책이 승패를 갈랐다.
주말리그에서는 대적할 상대가 없을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그러나 전국대회에서는 대진운도 따르지 않았고 성적에 대한 부담감도 컸다.
전광열(경남고)감독이 팀을 맡은 지 올해로 4년차. 지난해 봉황대기 4강이 부임 이후 최고 성적이었다. 이제는 슬슬 성적을 내야 할 시점이다.
올해 경남고 마운드는 최민준에게 달렸다. 강한 어깨와 안정된 컨트롤, 구속도 140대 중반인지라 롯데 1차 지명 후보. 그의 뒤를 받쳐 줄 선수로는 김윤현(3학년.좌완)이 있다.
지난해엔 한 경기 등판이 전부였으나 원터리그 기간 꾸준히 선발로 던지고 있다.
그 이외 부상과 재활 등으로 전력에서 제외되어 있던 하민우(3학년.좌완), 김영묵(3학년.우완),롯데기 대회에서 140km/h을 찍은 남상현(3학년.우완)도 있다.
마운드는 다소 약해진 듯 하지만 타선은 단단해졌다.
예진원(3학년.중견수)-한동희(3학년.3루수)-노시환(2학년.1루수)은 나란히 3,4,5번 타순에 배치되며 빠른 발의 좌투좌타 권영호(3학년.우익수)가 톱타자로 나선다.
올해 안방마님은 정보근(3학년.포수)이 맡는다.
한동희는 거포 3루수로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시즌성적은 지난해 25경기 출전 타율은 0.294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2홈런 23타점으로 찬스때 강한 면모를 보였다. 시즌 뒤 롯데기 대회에서도 홈런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재차 보여주기도 했다.
예진원은 체구는 아담하지만 어깨가 강하고 발도 빠르다. 지난해 26경기 출전 타율 0.370 1홈런 17타점 14도루를 기록했다. 최근엔 파워가 붙으면서 장거리 타자의 면모를 발산하고 있다. 13일 유신고와의 경기에서 우익수 키를 넘기는 비거리 100m의 홈런을 쏘아올리기도 했다.
노시환은 1학년이었던 지난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 25경기 출전 타율 0.354 21타점 6도루. 다부진 체격(183cm 87kg)과 기량을 합치면 내년 시즌 롯데의 유력한 1차 지명후보군이 확실시 되고 있다.
2학년 중에서는 김현민(유격수), 김민수(좌익수)이 꾸준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경남고는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팀이다. 수비와 타격으로 마운드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 특급 에이스 김민, 유신의 히어로가 될 수 있을까?
kt는 김민(유신고3.우완)을 1차 지명 선수로 콕 짚었다. 이미 작년부터였다. 그와 대적할 후보군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놓치면 안 될 만큼 가능성 높기 때문이다.
혹여 해외진출을 생각하는 건 아닐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에선 그의 몸값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지난해 김민은 20게임 등판 85⅓이닝을 던져 8승 3패 평균자책점 2.12를 기록했다. 선발로 나와 100개 이상의 볼을 던져도 평균구속이 140대를 유지한다. 최고구속 147km/h
탈삼진(85개)비율이 볼넷(34개)의 2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청소년대표에도 발탁되어 당당히 맡은 바 임무를 다했다.
186cm 86kg 외모와 달리 다부진 하체를 지니고 있다. 1년 전에 비해 체중을 10kg 찌웠다.
지난해 유신고는 전후반 주말리그 1위, 대통령배 4강의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 이 성적을 뛰어 넘을 수 있을까?
김민 혼자서는 어림없다. 김진욱(3학년.우완), 김도윤(3학년. 언더핸드스로)가 힘을 보태야 한다. 김진욱은 176cm 75kg로 마른편이지만 몸을 잘 활용하는 기교파투수. 김도윤은 지난해 사이드암에서 아예 팔을 더 내려 던지기로 했다. 구속은 120대 초반이지만 조금씩 스피드가 증가되고 있다.
2학년 투수로는 좌완 남호, 사이드암 이웅진. 우완 고경민이 있다. 모두 130대 초반 스피드대의 선수들이다.
3학년 타자 중에서는 조대현(3학년.포수)를 주목할 만 하다. 182cm 82kg으로 지난해부터 쭉 마스크를 썼는데 수비 뿐 만 아니라 방망이도 매섭다. 작년 타율 0.347 공격형 포수지만 수비 도 뒤처지지 않는다.
주장 장준환(3학년.좌익수)는 톱타자와 중심타선을 오가며 공격을 이끈다.
남계원(3학년.1루수)는 올해 4번 타자로 중용될 예정이다. 지난해에도 0.323을 기록했다. 이 밖에 3학년 송인환, 곽도현은 외야를 맡는다.
2학년 중에서는 채영준(외야수), 송승호(내야수) 전병권(내야수) 이대한(유격수)등이 선발 오더 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강원도에서 체력훈련을 마친 뒤 윈터리그에 참가한 유신고는 대회 첫 날 경남고에게 10-4로 대패했다. 그러나 이성열 감독은 투수들에게 변화구 사용을 금지시키는 등 승패는 전혀 개의치 않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에 목적을 뒀다.
투수력은 평균 이상이다. 결국 타자들이 매 경기 몇 점을 뽑아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김민이라는 확실한 승리 카드가 있다하더라도 타선이 터져줘야 한다.
- 충청권 윈터리그 <3>편에서 계속
기사제공 홍희정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