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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뒤뚱거리 며 내린다.)
상식: (건물을 올려다보며) 자나? 불 꺼졌네.
상식 처: 너무 늦게 왔어요. (뭔가 잊고 내렸다.) 케이크!
(상식, 다시 차 문을 열고 있는 오빠 아니야. 그럴 처지도 못 돼.
빤히 알면서 뭐하러 쓸데없이 걱정 시켜?
혜경: ...미안해. 나 화 나는 것만 생각하느라 니 기분 따질 여유가 없었어.
수진: ...(눈물을 삭이려 애쓴다)
혜경, 다가와 말없이 수진을 안아주면 그제사 혜경의 품에 안겨 펑펑 울음을 터트
리는 수진.
S#98 진숙 집. 안방
화장대 앞에 앉아 수화기를 든
진숙 글세 말야. 어떡하겠니? 지 발로 나가겠다는데 우리 동우만 불쌍하지, 뭐.
서로 정이 떨어졌으니 이혼한다 그러는 거겠지만 사회적 체면이란게 있잖니. 그래
서 나 너한테 뭐 좀 부탁할려구. 늦어도 모레쯤, 머리도 식힐 겸 동우랑 유럽이나
한바퀴 돌까 싶어. 근데 비행기 표 구하기가 만만찮드라. 그래. 니네 남편 여행사
사장인데 그 정도 안될까 싶어서. 알았어. 이번 동창회 모임은 내가 주선 할 테니
까 내 부탁 꼭 좀 들어줘. 그래 내일 다시 전화할게. 끊어.
흡족한 얼굴로 수화기를 내리는 진숙.
거울 보며 얼굴을 매만지고 일어난다.
침대로 돌아서다가 깜짝 놀라는 진숙!
보면, 언제부턴가 안방 문 입구에 서있는 동우, 진숙의 전화 통화를 다 들은듯 표
정이 뻣뻣이 굳어 있다.
진숙 (당황한 웃음) 놀랐잖니! 왜 그러구 서 있어?
동우 (마치 낯선 사람을 살피듯 묘한 눈길로 진숙을 본다)...
진숙 안 그래도 너한테 갈 참이었어. 여행이라도 좀 다녀 오자 그럴려구. (하는데)
동우 결국 어머니가 원했던게 그거 였어요?
진숙 그거라니 무슨 말이야?
동우 나 이혼 시킬려구 결혼시킨 거냐구요.
순간 짜증스럽단듯 얼굴이 팍! 굳는 진숙, 동우를 차갑게 쏘아보며
진숙 응석 그만 부려. 그만큼 했음 충분해.
동우 (기가 찬다) 응석이요??!
진숙 니가 원했던대로 다 해줬잖니. 결혼도 시켜줬고 걔랑 살게도 해줬어. 해봐서 알겠
지만 너랑 나 사이에 니 결혼이란게 얼마나 안 어울리는 일인지.
동우 (..!!..) 그럼 왜 첨부터 결혼 반대 안 하셨어요?
진숙 (짐짓 기가 찬단듯) 몰라서 그래? 결혼 안 시켜주면 니가 죽는다 그랬잖아!
동우 (황당!) 단지... 단지 그것 때문에 결혼시켰어요? 내가 죽을까봐.
진숙 그래
동우 그럼 수진인 뭐예요?
진숙 무슨 소리야?
동우 수진이 감정은 생각도 안 하셨어요?!
그 말에 표정이 이해할 수 없단듯 일그러지는
진숙 내가 왜 그 기집애 감정까지 생각해? 걔가 나한테 뭐길래!
동우 ...!!!...(표정 싸늘하게 굳는다) 저 집 나가겠어요.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하듯 입이 딱 벌어지는...
진숙 (..???..) 뭐라고...? 너 방금 뭐라 그랬니?
동우 집 나가겠다구요.
진숙 ...!!!...(충격!)
동우 어머니 때문에 제 결혼을 망칠 생각은 없어요. 전 수진이도 절대 포기 못해요.
말하고 차갑게 돌아서는 동우, 방으로 걸어가는데
진숙 거기 서!!
동우 ...!!...(우뚝 서지만 돌아보진 않는다)
진숙 허락 못해. 못 나가!
동우 (돌아선 채) 제 인생은 제가 결정해요.
진숙 너...?? (쥐어짜듯 힘겨운 음성) 그 기집애가 그렇게 꼬드기디? 저랑 살면 잘 살거
라고?
동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무시하고 다시 걷는데)...
진숙 ...!!!... (꽥) 너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난 내 모든 걸 다 바쳤는데 넌 왜
책임을 안 지니?
동우 (돌아본다) 무슨 책임이요?!!
폭발하듯 바락바락 악을 쓰는
진숙 너한테 바친 내 모든 것에 대한 책임!! 내 시간, 내 젊음, 내 돈, 내 행복, 내 모든
걸 다 줬잖아. 근데 넌 왜 못 그래? 왜 내가 한 만큼 하질 않느냔 말야!!
동우 (황당) 그 말은... 나더러 평생 어머니만 바라보고 모든걸 어머닐 위해 살라는 거
예요?
진숙 그래! 난 그렇게 해줬잖아!
동우 ...(냉담하게 본다) 전 못 해요.
진숙 ...!!!...
단호하게 돌아서 가는 동우, 2층 계단을 쿵쿵거리며 올라가는 소리.
새파랗게 질려 온몸을 부들부들 떠는 진숙.
주먹을 꽈악-!! 끌어쥐는 손의 관절이 새하얗게 변해간다.
S#99 2층 침실
벌컥! 옷장 문 열고 자신이 옷가지를 꺼내는 동우, 분노를 참느라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서 침대로 아무렇게나 옷을 던진다.
이 때 방 입구로 나타나 서는
진숙 너 정말 , 정말루 나갈거니?
보면, 어딘가 괴상하고도 당혹한 미소를 짓고 선 진숙
동우 (무시하고) 네.
파랗게 질렸던 진숙의 표정, 갑자기 무서운 속도로 침착해지며 차분한 어조로
진숙 니가 원하는게 이런거야?
하며 등 뒤로 돌리고 있던 손을 앞으로 쓱 빼는 진숙.
손에 식칼이 들려있다.
동우, 이상한 느낌에 돌아보면 진숙, 동우를 빤히 보며 손에 쥔 식칼로 마치 파를
다지듯 다른 쪽 팔뚝을 썰어대기 시작한다.
경악하는 동우, 자신도 모르게 허-억! 숨을 삼키며 팍! 얼어 붙는다!
팔뚝 위로 금새 씨뻘건 핏물이 철철 흘러 내리는데도 전혀 고통스런 표정 하나없이
동우만을 빤히 보는
진숙 이런거 였어? 니가 원하는게?
하며 이번엔 가슴위로 칼을 들이대는 진숙, 칼을 획! 치켜드는 순간 번개처럼 달려
드는
동우 어머니!!
동우, 칼을 든 진숙의 손목을 낚아채고 그대로 방 밖 거실로 함께 나동그라진다.
그제사 미친듯이 울부짖는
진숙 놔! 왜 내 맘을 몰라 주는 거야! 왜?!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온통 빨간 페인트로 칠해지듯 핏물로 흥건해지는 바닥.
칼을 뺏으려고 기를 쓰고 달려드는 동우 역시 진숙 팔의 핏물로 온통 핏칠갑이 된
다.
동우 이리 줘요! 주세요, 어머니!!
피범벅의 팔을 휘두르는 진숙과 뒤얽혀 진숙의 손에서 필사적으로 칼을 낚아채는
동우! 피가 뚝뚝 떨어지는 칼을 공포스럽게 보며 얼른 구석 멀리로 던져 버린다.
발악이라도 하듯 바닥을 데굴데굴 뒹굴며 울부짖는 진숙.
진숙을 급히 꽉 부둥켜 안고 정신없이 일으켜 세우는 동우! 욕실을 향하다가 거실
바닥의 흥건한 핏물에 미끌려 도로 꽈당-!! 나동그라져 버린다.
비명지르며 마치 생지옥에서 허우적이는 사람처럼 혼이 나간 모습으로 다시 발딱
일어나는 동우, 진숙을 잡아 끌어 욕실로 들어가는데 사납게 발버둥치며 악을 쓰는
진숙 내 인생에서 남자라곤 오직 너 뿐이었어! 그런데 어떻게 니가 나한테 이럴 수 있
니? 왜 내 맘을 모르는거야?
S#100 욕실 안
세면대 앞으로 진숙을 잡아 세워 놓는 동우, 얼른 샤워 꼭지를 틀어 진숙의 피 범
벅이 된 팔을 씻기는데 기진맥진해서 동우가 하는데로 몸을 내맡긴 진숙, 어린애처
럼 엉엉 울며 계속 말을 이어간다.
진숙 30년이야! 30년간이나 난 벙어리 냉가슴 앓듯 살았어.
널 낳았단 죄 하나로 좋아한단 말 한번 못했어!!
힘겹게 진숙을 부축한채로 대충 팔을 씻긴 동우, 샤워기를 내던지고 듣는둥 마는둥
급하게 욕실의 선반을 뒤진다.
동우 알아요, 아니까 진정하세요, 어머니.
진숙 안다고? 니가 뭘 알아?
하는 진숙을 얼른 욕조에 앉히고 선반에서 꺼낸 응급약 등으로 신속하게 진숙의 팔
을 소독해 주는 동우
진숙 새파랗게 젊은 년이 들어와 그 더러운 손으로 널 함부로 만지고 부벼댈 때 내가 얼
마나 그 년을 얼마나 저주했는지 알아?
순간 이마의 진땀을 닦던 동우, 흠칫 진숙을 올려다 보며 표정이 약간 이상해진다.
진숙 내 심정을 몰라주는 너도 미웠어! 날 니 엄마로 만든 신도 저주스러워! 왜 내가 니
여자면 안되는거야?! 정말 사랑하는데! 사랑해서 미쳐 버릴 것 같은데...!!!
들으며 경악을 금치 못하는 동우!
진숙, 욕조 바닥으로 철퍼덕! 주저앉으며 가슴이 미어 터지도록 흐으, 흐으으...윽
...! 서럽게 흐느끼기 시작한다.
동우 어머니...!!! (하얗게 질리며 진숙을 공포스럽게 본다)
S#101 혜경의 오피스텔
트렁크를 열고 수진의 짐을 함께 정리해 주는 혜경
혜경: 다른 짐은 어떻할거야?
수진: ...동우씨 전화오면 그때 부쳐 달라지 뭐.
혜경: 전화가 오긴 올거 같니?
수진: ...(표정 어둡다)...
혜경: 이런 말 도움도 안 되겠지만, 니 남편 나올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마. 세상에 그런 남
자 없어.
수진: ...(긍정도 부정도 않고 묵묵히 짐만 밖으로 꺼낸다)...
그러다가 트렁크 속에서 삐죽 튀어 나오는 곰 인형이 달린 진숙 집의 열쇠 고리.
들고 보는 수진, 표정이 어수선해 진다.
혜경: 무슨 열쇠야?
수진: (찝찝) 그 집꺼야.
혜경: (재수 없단듯) 버려.
수진: 왜, 나중에 갖다 줘야지.
하며 갈색 손가방 안으로 열쇠고리를 넣는 수진.
S#102 1층 안방
하얀 붕대로 칭칭 감아 올린 진숙의 왼팔.
화면 빠지면 파리한 얼굴로 침대에 누운 진숙과 그 옆에 서서 빨간 수면제 약병을
여는 동우, 약 한알을 꺼내 물컵과 함께 진숙에게 준다.
받아서 말없이 약을 먹는 진숙을 부축하는 동우.
시종 멍하니 넋이 나간 얼굴로 진숙을 본다. 둘 간의 적막과 고요!
자신이 쏟아낸 말 때문에 스스로 어색해 진듯 동우의 시선을 피하고 있던 진숙, 어
느 순간 동우를 돌아보며 애써 미소 지으며
진숙 그만 올라가. 난 괜찮으니까.
동우 ...(묵묵히 볼뿐)...
진숙 모레 여행 갈 수 있겠니?
동우 뒤로 미뤄요. 어머니 팔 다 나으면요.
진숙 ...그래.(불안하게 본다) 너... 집 안 나갈거지?
동우 네.
진숙 정말이지? 믿어두 되지?
동우 그럼요. 걱정말고 주무세요. (하며 진숙의 손을 살며시 꼬옥 잡아준다)
동우를 애정과 사랑이 넘치는 눈으로 바라보는 진숙.
S#103 혜경: 오피스텔
스탠드 불빛, 침대에 나란히 누워있는 혜경과 수진.
혜경: 잠 안 와?
수진: 자야지.
혜경: 불끌까?
하는데 따르릉! 울리는 전화벨. 화들짝 놀라는 혜경과 수진
울리는 전화벨의 수화기를 드는
혜경: 여보세요?
필터 ...(아무 소리 없다)....
혜경: 여보세요, 전화를 걸었음 말을 해야죠.
(그 뒤에서 혹시나 하는 표정으로 보는 수진)
필터 ...(역시 묵묵 부답)...
혜경: (신경질) 오밤중에 누가 전화루 장난질이야?! 쯧!
끊으려는데
필터 (동우) 저... 수진이 좀 부탁합니다.
혜경: ...!!!... (놀라서 얼른 수진을 돌아보면)
튕겨 오르듯 벌떡! 일어나는 수진
S#104 진숙 집. 2층 침실
화면 가득 수화기를 든 굳은 얼굴의 동우, 착 가라앉은 음성으로
동우 짐은 싸 놨어. 일단 나가서 다시 전화 할게.
필터 (수진)... (믿기지 않는듯)...
동우 듣고 있니
필터 (수진, 떨리는 음성) 진짜... 진짜루 결심한 거예요?
동우 ...음.
S#105 혜경: 오피스텔
놓칠세라 두 손으로 수화기를 꼭 붙들고 선 수진, 흥분과 놀람에 들뜬 표정으로
수진: 언제 나올 건데요?
필터 (동우) 될수록 빨리. 기다릴 수 있지/
수진: (눈물 글썽) 기다릴께요.
필터 (동우) 그래. 그럼 끊는다?
수진: (다급하게) 동우씨!
필터 (동우) 왜?
수진: 고마워요, 또... 정말 미안해요.
필터 (동우, 힘없는 웃음) 짜식이! 그건 내가 할 소리야, 임마. 너 알기나 해?
수진: 뭘요?
필터 (동우)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야.
수진: 네...!
필터 (동우) 좋은 꿈 꾸고 잘 자.
끊기는 전화음.
수화기를 내리는 수진, 감격으로 얼굴이 환해지며 얼른 옆의 혜경을 와락! 안는다.
수진: 됐어, 혜경아. 됐어.
혜경: (짐작하고) 기집애! 1시간 전만 해도 세상 다 산 사람같드니 이제 좀 살만 하니?
하면서도 수진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혜경
S#106 진숙 집. 2층 침실
조심스럽게 수화기 내리는 동우.
천천히 고개 돌려 이젠 떠나는 사람의 심정으로 방 안을 찬찬히 훑어 보는 동우.
껍데기만 남겨져 안은 텅 비었을 가구들.
화장대 거울로 보여지는 자신의 초췌한 모습.
벽면에 패잔병처럼 걸려있는 수진과의 결혼 사진.
그러다가 문득...!!
침대 선반에 놓여진 진숙과 자신의 사진 액자(씬 5에서 보여진)에 우뚝! 시선이 꽂
힌다.
차츰 표정이 고통스럽게 일그러지는 동우, 진숙에 대한 죄책감인듯 갑자기 벌컥!
소리없이 울음을 터트린다.
S#107 1층 안방 (다음날 새벽)
방 안으로 새벽 6시를 말하는 거실의 맑은 뻐꾸기 시계 소리가 들려진다.
침대의 흠칠! 깨는 진숙의 모습
붕대가 감긴 손으로 조심스럽게 이불을 걷어내며 일어나 앉다가 잘못 움직여 팔의
상처 부위를 삐끗한다.
끙! 통증으로 신음을 흘리는 진숙, 인상을 찡그리며 부시시 침대 아래로 내려 선다.
S#108 1층 거실
아침 단장을 마치고 나오는 진숙.
팔의 붕대를 가리듯 긴 팔 블라우스의 소매 단추를 가까스로 꿰 맞추며 부엌으로
걸어 가다가 언뜻 2층을 바라보는 진숙. 생각을 바꿔 2층 계단으로 올라간다.
S#109 2층
계단을 올라오는 진숙.
2층 위로 올라서 무심히 실내를 스쳐보며 침실 앞으로 서서 손을 든다.
노크를 하려는 순간 진숙, 갑자기!!!
두 눈이 커다랗게 벌어지며 뭔가를 본 듯 어딘가를 휙! 돌아본다!!
보면, 거실 허공에 덩그러니 매달려 있는 동우의 축 늘어진 시체!!
천장의 샹들리에에 하얀 침대 시트를 찢어 만든 끈으로 목을 매달아 죽어있는 동우
고 그 아래로 나 뒹굴어 있는 의자등이 거실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강렬한 햇살
에 새하얗게 탈색되어 있다.
두 눈을 부릅뜨며 급속도로 표백되듯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는 진숙, 기절할 듯이
몸이 휘청한다.
진숙 안돼...? 안 돼, 동우야?
한 걸음 내딛는 진숙이지만 자신의 눈으로 보면서도 강하게 부정하는듯 바닥에서
발이 쉽게 떨어지지 않고 어느 순간!!
눈이 확! 뒤집어지며 미친듯이 동우에게로 달려가는
진숙 안돼!!! 동우야, 안돼!!! 안 돼!!!
달려가 허공에 떠 있는 동우의 발을 잡고 처절하게 비명을 내지르는 진숙!
"안돼" 소리만 연발하며 정신없이 의자를 세우고 위로 올라간다.
동우의 목을 조인 천 줄을 잡고 힘껏 잡아 당기는 진숙!
입술을 악 다무는 진숙!
순간 괴력처럼 샹들리에의 쇠고리가 툭! 끊어지며
진숙, 동우와 함께 바닥으로 우당탕! 나가 떨어진다.
동우를 안고 바닥을 뒹구는 진숙
S#110 집 전경
막 동이 터 오는 이른 아침의 햇살속에 우뚝 보여지는 진숙의 저택.
그 위로 아아아악--!!
소름 끼칠만큼 처참하게 터져 나오는 진숙의 울부짖음!
대기 속을 날카롭게 찢어 갈긴다.
S#111 혜경: 오피스텔(그날 아침)
따르르르릉---!!
찢어질 듯 울리는 전화벨 소리!!
카메라, 누군가의 시선이 되어 욕실에서부터 전화통으로 급하게 치달아 간다!!
휙! 수화기를 잡아 채는
수진: 네!!
필터 (혜경) 나야.
수진: (순간! 실망하며) 으음. 왜?
필터 (혜경) 기집애! 너 아침 먹었나 해서 전화했어! 니 남편 전환줄 알았구나?!
수진: (미안한 웃음) 아니야.
필터 (혜경) 아니긴?! 괜히 맘 졸려 있지 말구 아침 점심 꼭꼭 챙겨먹고 기다려. 알았지?
수진: 그래. 끊어.
수화기를 내리는 수진의 모습위로 화면 짧게 F.O 한다
S#112 수진의 몽타쥬
오후의 햇살이 비쳐드는 혜경의 오피스텔.
전화통에 붙어앉아 멍청히 앉아있는 수진의 모습에서 화면 디졸브
저녁 식탁. 밥 먹으러 뭔가 신나게 수다를 떠는 혜경이지만 넋 나간 사람처럼 건성
건성 맞장구쳐 주는 수진, 젓가락으로 끄적거리기만 할 뿐 신경은 온통 전화 통으
로 쏠려 있고 우뚝! 난감한 얼굴로 그런 수진을 보는 혜경.
화면 디졸브
불꺼진 한 밤중, 혜경의 침대에 나란히 잠 든 혜경과 수진의 모습에서 찢어질 듯한
전화벨 수리.
튕겨 오르듯 일어나 받는 수진과 부시시 스탠드 불 켜는 혜경이고 곧 엄청나게 실
망하는 수진이 수화기를 혜경에게로 넘겨주면 수진을 안 된 듯 보며 전화받는 혜경
화면 디졸브
S#113 동네 수퍼 마켓
장바구니를 들고 뭔가에 쫓기듯 정신없이 장을 보는 수진
S#114 혜경: 오피스텔
밖에서 급하게 열쇠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왈칵! 문 열고 뛰어 들어오는 수진.
식표품 봉투를 식탁에 올려 놓고 얼른 전화의 응답기를 확인한다.
삐! 소리 울리며 녹음된 메모가 틀어지는 응답기
소리 (혜경의) 나야.
긴장해 있다가 순간 맥이 탁! 풀리는 수진의 표정
소리 (혜경) 이틀동안 죽어라고 집에만 붙어 있더니, 어딜 간거야?
점심 같이 먹자 그럴라고 전화했는데!
들어오면 회사루 전화 해줘. 아냐, 내가 다시 전화할게.
그리고 있지...
일이 잘 안 되더라도 힘 내. 그깟 남자 뭐 대수니?
끊기는 응답음.
묵묵히 들으며 낙담한 표정으로 돌아서는 수진.
힘없이 식탁으로 걸어가 봉투에서 야채 등을 꺼낸다.
그때 따르르릉-!!
전화벨이 울리고 퍼뜩 보다가 이내 혜경이겠지! 싶은 얼굴로 다시 전화 통으로 걸
어와 수화기를 드는 수진.
수진: 네.
필터 ...(응답없이 낮은 숨소리만)...
수진: (..??..) 혜경이니?
필터 ...(역시 가늘게 내뱉는 숨결 뿐)...
수진: (표정 이상해지며 얼른) 동우씨...?!
필터 (진숙의 목 쉰 음성) 나다.
수진: ...!!!... (놀람과 당황! 얼른 정신을 가다듬으며 차가운 표정)
무슨 일로 전화 하셨어요?
필터 (진숙) 잠깐 좀 만날 수 있겠니?
수진: 왜요? 이젠 서로 볼 일이 없는 걸로 아는데요.
필터 (진숙) 내가 아니라 동우 일 때문이야.
S#115 거리 공원
화면 안으로 쓰윽 프레임 인 되는 시커먼 선그라스의 진숙, 유령처럼 창백한 얼굴
로 천천히 입을 열면 착 가라앉은 음성
진숙 내가 잘못했다. 한번만 더 기회를 줄 순 없겠니?
보면, 약간 떨어진 곳에 서서 경멸과 불신 가득찬 눈으로 진숙을 노려보고 있는
수진: 죄송하지만 동우씨가 어떻게 된건지나 말씀하세요. 그것 때문에 나왔으니까.
진숙 결국 나한텐 기회를 줄 수 없다는 거구나.
수진: (싸늘하게 굳는다) 하실 말씀이 그거였다면 유감이네요. 안녕히 가세요.
(돌아서 가는데)
진숙 동우가 자살을 기도했어.
순간 경악해서 돌아보는
수진: 뭐라구요?
진숙 약을 먹었지만 천만 다행으로 근근히 살려는 놨다./
수진: 왜..? 왜 그랬데요?! (새파랗게 질리면)
진숙, 잠자코 보다가 수진에게 쓱 등을 보이며
진숙 너랑 만나고 들어온 날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모양이야. 계속 너만 찾아.
보고 싶다고.
수진: ...!!!... (일그러진다)
진숙 부탁한다. 다시 돌아올 수 없다면 가서 잠깐 얼굴이라도 보여줘. 동우 소원이야.
수진: ...(심한 혼란과 갈등)...
진숙, 수진에게 계속 등을 보인채 마치 미끼를 던진 낚싯군처럼 조용히 수진의 반
응을 기다린다.
어찌할 바를 몰라 잠시 허둥대던 수진, 이윽고 결심을 굳힌듯 진숙을 본다.
수진: 그럴순 없어요. 어떤 이유로든 다신 그 집에 가고싶지 않아요.
진숙 ...!!!...(표정 꿈틀! 한다)
수진: 하지만 정 동우씨가 원한다면 밖에서 만날 테니까 그렇게 전해 주세요.
하는데 휙! 돌아서는 진숙!
별안간 수진의 앞으로 털퍽! 무릎을 꿇는다.
깜짝 놀라 보는 수진
진숙 이렇게 무릎꿇고 사정할게! 동운 아직 환자야. 걷기도 힘들어 하는 앨 어떻게 밖으
로 데려 나오란 거니? 니가 도와줘. 제발!
절이라도 하듯 두 손을 바닥에 짚고 애처롭게 수진을 올려다 보는 진숙, 선그라스
밑으로 굵은 눈물 방울이 주루룩 흘러 내린다.
수진: ...!!!...(당황과 죄책감)
그러나 도저히 내키지 않는듯 표정 차가워 지는
수진: 죄송해요. 돌아가 주세요. (딱딱하게 돌아서 간다)
S#116 도로. 진숙의 차 안(늦은 오후)
무표정한 얼굴로 운전하고 있는 진숙.
한동안 말없이 운전만 하다가 불쑥!!
진숙 고마워.
하는데서 화면, 재빨리 옆으로 팬하면 놀랍게도 이미 조수석에 타고 있는 수진이다.
수진: 오래 있진 않겠어요. 얼굴만 보고 나올거니까 그렇게 아세요.
진숙 ...그래.
하는 진숙, 수진을 대하는 모습에서 아까완 좀 달라진듯한 열의 없고 무관심한 느
낌이고 운전에만 열중해 있다.
다소 찝찝한 표정으로 묵묵히 앞만 보는 수진.
숨 막힐듯한 침무과 고조된 차의 엔진음.
이때 차의 전방으로 사거리가 나타나고 직진 방향의 푸른등 신호가 막 붉은 불로
바뀌어 진다.
순간 사정없이 콱! 엑셀을 밟는 진숙!
고개가 뒤로 홱! 제껴지며 질겁하는 수진과 총알처럼 튀어나가는 진숙의 차.
수진, 눈 앞이 아찔해지며 질끈 눈 감으면 양쪽에서 스타트하던 차량들, 진숙의 차
를 향해 미친듯이 클랙션을 두드려 댄다!
무시하고 건너편으로 쏜살같이 달려 들어오는 진숙의 차.
수진, 눈 떠서 얼른 뭐라 한마디 하려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그저 운전에만
열중해 있는 진숙을 보며 입을 딱 닫아 버리고 만다.
긴장과 불안으로 뻣뻣하게 굳는 수진.
왠지 기분이 묘해진다.
S#117 진숙 집 앞
집 앞으로 도착하는 진숙의 차.
핸드 브레이크를 확 잡아 당기는 진숙을 보며 전 씬의 느낌 그대로 수진, 뭔가 불
안한 표정을 떨칠 수 없다.
운전석 문을 열고 내리는
진숙 내려야지?
수진: ...(선뜻 움직이지 못하고 머뭇거리면)...
믿는다는 듯 차 문 닫고 앞서서 총총히 집 대문으로 걸어가는 진숙, 핸드백에서 열
쇠를 꺼내 돌린다.
S#118 현관
현관 문 열고 수진을 앞세워 들어오는 진숙.
수진, 안으로 들어서다가 멈칫! 휘둥그렇게 본다.
보면, 동굴처럼 어두컴컴하게 변해버린 집 안.
거실 커튼은 물론이고 온 집안의 햇빛이 들어올 구멍은 다 차단해 버린듯 아직 햇
살이 비쳐들 시간임에도 한밤중 같은 깜깜한 실내이다.
현관 문을 닫고 돌아서던 진숙,
수진이 걸음을 멈추고 들어가지 않자 수진의 뒤로 바싹 붙어 선다.
진숙 안 들어가구 뭐해?
수진: (불길한 표정) 집 안이... 왜 이래요?
진숙 뭐 어떤데?
수진: (돌아보며) 너무 어둡잖아요. 커튼을 왜 저렇게...(하는데)
진숙 (말 자르며) 그냥 햇빛이 싫어졌어. 동우, 2층 지 방에 있으니까 올라 가 봐야지?
목 빠지게 기다렸을거야.
수진: ...(이상 야릇)...
진숙 같이 가줄까? 아니면 혼자 만나 보겠니.
수진: (마지 못해) 혼자 가겠어요.
하며 신발 벗고 거실로 올라서는 수진.
2층 계단으로 올라간다.
가만히 지켜보는 진숙
S#119 2층 방 앞
안을 두르며 올라오는 수진.
2층 거실도 역시 어두컴컴한 밤 중 같고 문득 천정 샹들리에가 있었던 자리에 보
기 흉한 구멍만 뻥 뚫려 있는걸 보는 수진, 갸우뚱 하지만 곧 무시하고 침실 문 앞
으로 걸어가 노크한다.
수진: 동우씨! (하며 문 열면)
갑작스럽게 역한 냄새라도 맡은듯 잔뜩 표정을 찡그리는 수진, 코를 막으며 방 안
을 들여다 본다.
침대 발치로 옮겨저 있는 스탠드 불빛에 침대 위에 두 손을 가지런히 가슴에 모은
채 반듯이 누운 자세의 동우 시체, 깊이 잠든 것처럼 보여지고 얼굴은 문 반대쪽으
로 젖혀져 잘 보여지지 않는다.
코를 싸 쥘머쥐고 뭔지 감도 안 오는 표정으로 침대 가까이 다가가는
수진: 동우씨...???
조금의 미동도 없는 동우.
점점 침대 옆으로 다가가는 수진.
어느 순간 허어억-!!!
얼굴에 핏기가 싹! 가시며 나자빠질 듯이 뒷걸음질 친다.
그 때 뒤에서 퍽! 수진의 뒷통수를 가격하는 정원의 흙삽이고 단번에 푹 앞으로 고
꾸라지는 수진.
진숙, 손에 든 삽을 천천히 내린다.
S#120 진숙 집. 지하실
낮은 촉수의 형광등 불빛.
화면 가득 아래로 떨궈져 감긴 수진의 두 눈.
어느 순간 눈가가 움찔거리더니 뒷통수의 아픔으로 낯을 한껏 찌푸리며 스르륵 눈
을 뜬다.
수진의 시각으로 자신의 발 앞에 마주보며 서 있는 맨발과 그 주변에 뭉텅! 뭉텅!
잘라져 흩어진 머리카락!
맨발을 따라 번쩍 고개 쳐 드는 수진의 얼굴에서 화면 빠지면,
머리칼이 멋대로 잘려져 나가 거의 빡빡 깎여있다시피 하는 수진의 머리고 의장 앉
혀져 팔과 다리가 뒤로 꽁꽁 묶여져 있다.
그 앞에 서서 축 늘어뜨린 두 손에 각각 날카로운 금속의 가위와 머리칼 한 줌을
든 가운 차림의 진숙, 고개를 삐딱하게 하고 살피듯 수진을 내려다 보고 있다.
푹 패여진 진숙의 두 눈, 살아있는 사람의 것 같지 않게 시커먼 암흑처럼 열려져
있을 뿐인 눈동자이다.
수진: ...???...
공포와 경악으로 돌처럼 급격히 얼어 붙는 수진, 혼란한 머릿속으로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위로 나직히 읊조리듯 입을 여는
진숙 나쁜 년! 니가 무슨 짓을 한건지 똑똑히 봤겠지? 너 때문이야! 니가 동울 죽였어!
니가 동울 죽였어!!!
하며 두 손을 꽈악! 끌어쥐는 진숙.
천정의 백열등 불빛에 번쩍! 빛을 반사하는 금속 가위.
수진: ...!!!...(입을 열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진숙 널 어떻게 죽여줄까? 온 몸을 갈기갈기 찢어 줄까? 두 눈을 빼 버릴까, 아님 사지
를 잘라버려?!! 널 통째로 씹어 삼켜?!!
내가 그렇게 말해줬는데도 왜 우릴 가만 내버려 두지 않는거야?!!
왜 자꾸 동울 유혹해?!
날 질투하는 거야? 동우가 나만 사랑하니까?
일순 두 눈의 초점이 풀리며 횡설수설하는 진숙,
가위를 쥔 두 손이 차츰 격하게 떨리기 시작하고 두려움으로 움쭉 달싹도 못하는
수진, 몸을 바싹 오그린 채 터지려는 울음을 참아내며 가위의 시퍼런 날만 바라본
다.
점점 혐오스럽단 듯 표정 찌그러지느 진숙, 커다랗게 열린 눈에 불현듯 눈물이 주
루룩 흐르며 호흡이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진숙 동운 너 때문에 살 수가 없데. 니가 가만 두질 않아서!
넌 꿈 속까지도 나타나 계속 계속 쫓아 다니고...!!
(괴로움으로 헐떡이며) 왜 싫다는 사람을 못 살게 구니?
내 아길 괴롭히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서 그래?
왜 가만 두질 않아, 왜?!!
하며 순간적으로 가위를 휙! 치켜드는 진숙!
그대로 수진의 어깨를 푸욱!! 찔러 버린다.
끔찍하게 터져 나오는 수진의 비명소리!
S#121 혜경의 오피스텔 안
껌껌한 실내.
화면 가득 밤11시를 넘기고 있는 시계 위로 딩동딩동! 벨 소리가 여러 번 울려 들
린다.
카메라, 시계에서 옆으로 팬 하면 식탁 위에 수진이 꺼내다 만 야채와 부식품 등이
든 봉투.
잠시 후 열쇠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문 열리는 소리.
발자국 소리와 켜지는 실내 형광등.
보면 의아한 표정의 혜경이 안을 두리번거리며 걸어 들어온다.
식탁의 파헤치다 만 식료품을 보며 주춤 서는 혜경.
더욱 갸우뚱하는 얼굴로 전화 응답기로 걸어가 응답 메시지를 틀지만 아무런 녹음
도 없다.
S#122 진숙의 집. 지하실
피가 샘물처럼 솟구쳐 나오는 수진의 어깨.
고개를 떨구고 벌써 까마득히 기절해 버린 수진이고 표정없는 얼굴로 피가 뚝뚝 흐
르는 가위를 들고 선 진숙, 마지막이란 듯
진숙 너한테 감정은 없어. 진심이야.
하며, 가위를 두 손으로 끌어잡고 천천히 허공으로 치켜든다.
피 범벅된 채로 가위를 힘껏 끌어쥐는 진숙의 두 손.
흉측하게 일렁이는 얼굴.
진숙, 수진의 정수리를 향해 아래로 확! 내려 찍으려는 찰나!
어디선가 갑자기 에코처럼 들려지는 동우의 음성
소리 어머니!
순간! 동작이 일시에 냉동되며 표정이 비현실감으로 멍하게 탈색되는 진숙, 얼른
지하실 위쪽을 올려다 본다.
다시 들려오는 동우의 환청.
소리 어머니...???!!
소리를 확인하자 집어던지듯 가위를 내팽개치고 다급하게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진숙 그래, 기다려! 엄마 지금 간다, 동우야!!
계단을 미친듯이 쿵쾅거리며 달려 올라가는 진숙,
아니 이미 동우의 죽음이 가져다 준 충격으로 정신이 참혹하게 분열되어 버린 그녀
다
S#123 2층 침실 앞
문을 벌컥! 열고 정신없이 안으로 뛰쳐 들어가는 진숙, 쾅! 문이 닫히면
바깥으로 들려지는 기괴한 소리들.
소리 (동우의 에코음) 어디갔다 이제 와요, 어머니.
소리 (진숙) 그래, 그래. 미안해. 왜애? 우리 아기 잠이 안 와?
소리 (동우) 네. 아무데도 가지말고 옆에 같이 있어줘요.
소리 (진숙) 알았어. 엄마 아무데도 가지 않을게.
소리 (동우) 약속?
소리 (진숙, 웃음) 약속! 자, 엄마가 자장가 불러 줄 테니까 우리 아긴 눈 감아야지?
잠시 후 나직나직 들려지는 진숙의 자장가 노래에 섞여 간간히 동우의 맑은 웃음소
리가 문 밖으로 들려져 나온다.
S#124 혜경의 오피스텔(이른 아침)
아침의 푸르스름한 기운이 밀려드는 창가.
화면 옆으로 이동하면
수진을 기다리다 잠든듯 이불도 덮지 않고 잠들어 있는 혜경의 모습 위로 어느 순
간 요란하게 터져 나오는 시계의 타임벨 소리!
그 소리에 언뜻 눈 뜨는 혜경, 벌떡 일어나 얼른 침대의 옆 자리부터 살펴본다.
당연 수진은 없고!
황당한 얼굴로 시계를 보고는 침대 아래로 내려서는 혜경, 걱정과 불안 가득한 얼
굴로 실내를 서성이다가 문득 어떤 생각이 미친듯 황급히 수진의 트렁크로 달려가
트렁크를 연다.
안에서 수진의 갈색 손가방을 꺼내드는 혜경, 전화통으로 걸어가며 가방속에서 조
그만 수첩을 꺼내든다.
S#1